2025년 4월 12일 일기
주말 오전에 카지노 게임은 거실에서 포켓몬스터를 보고 있습니다. 카지노 게임이 영상을 보는 동안 침대에서 힐링하던 엄마는, 믹스커피가 생각나서 주방으로 나왔습니다. 거실에서 영상을 보는 카지노 게임 뒷모습만 봐도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카지노 게임에게 갑자기 소리치고 싶어 졌습니다.
"지금 신나는 사람 소리 질러!!!!"
"예~!! 예~!!"
카지노 게임은 손을 번쩍 들며 제 말에 호응을 해줍니다.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제가 바깥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일은 절대 없거든요. 누군가 띄운 분위기에 호응을 할 때는 많지만, 먼저 이렇게 이야기한 것은 거의 처음입니다. 카지노 게임 호응에 신난 저는 한번 더 말합니다.
"지금 신나는 사람 소리 질러!!"
"...." "예~~!!!"
영상에 집중했던 카지노 게임은 시간차를 두고 '옛다 해준다'는 느낌으로 엄마에게 호응을 해줍니다. 남편도 이 광경이 기가찬지 침대방에서 웃는 소리가 납니다. 저는 뿌듯한 얼굴을 하고, 믹스커피를 저으며 제 자리를 찾아갑니다.
육아가 가져다준 선물은 또 있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저는 춤추는 시간이 제일 싫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 때 레크리에이션 시간은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냥 '춤을 추지 않는다'를 넘어서, 내가 지목될까 봐 조마조마해서 숨조차 편하게 쉴 수 없었습니다. 몇 백 명이 있어서 나를 지목할 일이 없는데도 벌벌 떨며 고개를 숙이고, 누군가 끌려나가는 걸 보면 안도하는 마음, 그리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심한 주제에 인정(?)은 있어서 그 사람이 민망할까 봐 두 배로 소리를 질러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불안에서 벗어나게 해 준 희생양에게 보내는 보답 같은 것이었습니다. 둠칫둠칫 흥은 많은 편이었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뒤통수를 보며 저 혼자 즐기는 리듬 같은 것이었습니다. 한 번도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음악에 몸을 맡긴 적이 없습니다. 물론 혼자서 그런 적도 잘 없고요.
하지만 육아를 하는 동안 저는 무장해제되었습니다. 아이들 몸짓이 귀여워 따라 하다 보니 몸이 풀리기도 했고요. 결국 두 자매와 자기 전 침대 위에서 클럽을 오픈하는 일까지 생기기도 했습니다. 다이소에서 산 조명 겸 사이키조명이 되는 5000원짜리 제품이 있는데 그것을 틀고 둠칫둠칫 세련된 기계음이 많이 들리는 음악을 틀고 세 명은 현실을 망각한 채 한 시간가량 춤을 춘 적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무아지경으로 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제 마음도 가벼워지더라고요.
언젠가 카지노 게임 앞에서 춤을 추는 저를 보고 남편이 "카지노 게임 앞에서 춤은 안 췄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카지노 게임이 제 몸짓을 닮을까 봐 조금은 걱정하는 눈치더라고요. "둘째는 이미 여봉이 몸짓이 있다"며 아쉬워하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이 시간을 잃을 수 없습니다. 카지노 게임과 함께할 때만이 제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는 시간이거든요. 다른 사람이 있으면 몸에 스위치를 끈 것처럼 몸이 굳어버리지만 제 몸을 자유롭게 해제시키는 건카지노 게임과 함께하는 순간뿐입니다. 남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게임과 저는 가끔 춤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카지노 게임이 꽤 좋아합니다. 이 글을 쓰고 보니 그런 시간을 가진 지 조금 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 덕분에 못하던 걸 해봅니다. 두 자매는 소심한 엄마에게 새로운 세계를 계속해서 열어주는, 감사한 존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