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치료약
2025년 4월 28 잡생각일기
나에게만 최고일지도 모르는 '치료약'때문에 고민하는 잡생각일기
최근에 가장 많이 치료받은 말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말입니다. '나도 그랬어'라는 공감의 말은 참 따뜻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나도 그랬어'라는 말은 '그래도 괜찮아'라는 말로 번역해서 들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상대가 내 생각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해서 섭섭하거나 노여워하지는 않지만, 공감을 해주면 마음이 녹는 느낌이 듭니다. 갑자기 상대에 대한 호감도도 올라갑니다.
저는 공감의 범위가 아주 넓은 편입니다. 누군가가 보면 공감이 해퍼보인 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진심으로 공감이 되는 사람들이나 상황들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절대 공감을 하지 않습니다. 무료 카지노 게임서 친구들은 유독 제 공감에 민감한 편이었습니다. 아닌 것에는 아예 공감하지 않아서 "왜 지금은 공감하지 않냐"라고 추궁을 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추궁에도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공감이 헤프지만 거짓공감을 할 수 없다는 쓸데없는 제 신념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반박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매사에 들키냐고 물어봤더니, 리액션의 부재가 크게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공감의 호들갑도 조금만 떨어야 '공감되지 않음'을 들키지 않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결국 공감되는 모먼트에 호들갑을 떨고 맙니다. 이쯤 되면 저 또한 나란 사람의 공감 호들갑을 인정해 주고야 맙니다. 무료 카지노 게임도 아이를 낳고 어른의 모습을 해야 해서 의식적으로 자제하는 편입니다.
아무튼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로 돌아와 본다면, 누군가의 실수에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배려의 깊이가 달라 보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비슷한 실수를 하며 삽니다. 어떤 사람의 작은 실수에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성찰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그 사람은 자신도 그렇게 실수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말속에서 '배려'와 '성찰'과 '너그러움'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작은 실수에 자신은 절대 그런 적 없다는 듯이 비난하는 사람을 보면 가끔 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소심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보면 물고 싶어 집니다.
사실 저 또한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말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힘든 사람 앞에서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말을 할 수 없을 때 오히려 마음이 힘듭니다.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만병통치약으로 그 사람을 치료해주고 싶은데,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말을 통해 자신의 힘듦을 합리화할 것 같은, 저의 오만한 경계심이 앞설 때가 있습니다. 힘듦은 합리화가 아니라 인정하는 용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대화를 하고 나면 마음이 조금 무겁습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치료약을 쓸 수 있는데 쓰지 않은 것 같아서요. 그 사람들에게 배려를 못한 것 같아서 아쉽지만, 공감되지 않는 마음에 치료약을 쓸 수 없어 하염없이 듣다가 돌아왔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우리의 대화 속에서 '그래도 괜찮아'가 아닌, '내가 좀 그랬나?'라는 의문을 품고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의 성격상 그럴걸 알면서도 치료약을 쓰지 않은 제 자신이 조금은 매몰차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면 저 또한 그날 저녁은 치료약을 '써야 했나' , '말아야 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제 자신을 물 수는 없어서, 웬만하면 그냥 위로해 주지 그랬냐고 스스로에게 되물어보지만, 다시 돌아가도 그 말은 도저히 못 하겠다고 말하는 고집스러운 제 자신을 만납니다.
제가 조금 더 넓은 사람이 된다면, 그때는 모두에게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그 말에 위로받았던 것처럼 모두에게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그 사람 모습 속에서도 나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러면 그때는 '저도 무료 카지노 게임' , '저도 그랬어요'라고 말해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은 이 치료약이 필요한지, 안 한지도 모르면서 가끔은 혼자 이렇게 또 심각해져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