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시골의 봄은 눈도 코도 바쁘다. 긴 연휴가 끝나고 다들 일자리로 돌아갔지만 우리는 퇴직자들이라 상관없다.
오전 밭일을 끝낸 동생이 나들이를 가자고 했다. 마침 홍천 장날, 갓 튀겨낸 길거리표 도넛을 사 먹어야겠다고 벼르던 참이다. 하지만 행선지의 결정은 온전히 운전사의 맘이었으니. 동생은 홍천반대쪽으로 핸들을 꺾는다. 장 날 도넛은 물 건너갔다. 잠시 후 동생의 머릿속 지도에서 나들이 코스가 줄줄 따라 나온다.
첫 번째로 갈 곳은 장남리 삼층 석탑이라 했다. 홀로 여행을 하다 우연히 만난 석탑은 아담하니 참 귀엽다나. 내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44번 국도에서 인제 못 미쳐 왼쪽 동네 길로 들어섰다. 굽이굽이 좁은 산길에 들어서자 집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이곳은 이제야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동요 속 마을이 이랬을까. 하모니카로 쿵짝쿵짝 추임새를 넣으며 동요를 연주한 어머니가 생각났다. 조용히 흥얼거리자 올케도 따라 부른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인 게 틀림없다.
저 멀리 짙은 초록 소나무들 사이로 여린 연둣빛 활엽수들도 반짝인다. 털털거리는 시골길을 따라 얼마나 갔을까. 작은 개울 위에 놓인 다리를 지나자 아담한 석탑이 보였다. 탑지기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집 한 채가 있다. 입구에 있던 개가 어찌나 짖어대던지 슬쩍 민망해졌다. 얼떨결에 마당에 나와 있던 마을 주민께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석탑 보러 왔습니다" 민망한 건 주인도 마찬가지인듯했다.
부서져 내린 돌 탑을 주워 다시 쌓은 것이라 하는데 어째 참 엉성하게 보였다. 고려 후기의 탑이라 추정되며 높이는 1.3미터로 정말 아담하니 보기 좋았다.되돌아 나오는 길도 처음 보는 길처럼 새롭게 다가왔다.
신남을 지나가다 프랭크 카지노 게임 사이트집을 발견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도 침이 나왔다.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모두들 시골에 프랭크 카지노 게임 사이트집이 있다며 신기해했다.
그시점부터였을까! 머릿속에 들어가 버린 햄카지노 게임 사이트 맛은 그 가게로 되돌아 나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우리들은 아주 많은 햄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연두가 가득한 봄 산 곳곳에 뿌리고 다녔다. 어론 습지 생태공원을 돌아 나오면서, 동아실계곡의 턱걸이 폭포 앞에서 조차도 햄카지노 게임 사이트이야기는 약방의 감초처럼 튀어나왔다. 결국 내린천을 따라 현리읍내를 지나면서 지나쳐 왔던 신남 프랭크 카지노 게임 사이트집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꼬불거리는 산길로 9인승 카니발이 달린다. 멀미가 난다. 가는 방향 도로에 초보운전표시를 한 차가 앞에서 얼쩡거린다. 다음엔 포클레인까지 나타났다. 직진코스에서 보기 좋게 두 대를 추월했다. 여전히 달리는 속도가 줄지 않는 것을 보면, 동생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프랭크 버거가 들어있는 것이 틀림없다. 사진 스폿인 비밀의 정원 쪽으로 되돌아 나오며 두 마리의 고라니를 만났다. 다행히도 녀석들 덕분에 속도는 자연스럽게 줄었다. 다 함께 프랭크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꽂혀 있건만 해는 점점 기울고 있다. 골짜기마다 어스름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동생은 급기야 버거집 마감시간을 물어왔다. 친절한 남편은 처남을 위해 마감시간을 알아봐 주었다. 저녁 아홉 시까지라는 소리를 들은 동생은 안도하듯 엑셀레이터 밟는 횟수를 줄였다. 우리들은 껄껄 거리며 웃었다.
아홉 시가 되려면 아직 두 시간이나 남았다. 신남 버거집간판이 저만큼 붉을 밝히고 있다. 우리들은 느긋한 척 천천히 걸음을 옮겨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주 여유로운 자태로 키오스크에 주문을 넣었다. " 아, 아까 마감시간 여쭤본 사람들이에요" 말 시키지 않았는데도 주인과 눈 마주치며 인사를 했다. 아! 이 평화로움을 어쩔까! 프랭크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도대체 뭐라고... 게눈 감추듯 햄카지노 게임 사이트 네개가 사라졌다. 그 외의 단품들도 말할 것 없다. 봄나들이의 화룡점정, 프랭크 버거. 내년 이맘때쯤 또 찾아갈 것이라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