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 오리 Apr 16. 2025

평범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카렐 차페크/열린 책들

-외로울 땐 독서




어떤 사람이,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면을 가지고 있을 때, 그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을까.

그러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인생이란 뻔한 인생이라는 뜻일까?

제목에 대해 호기심 아닌 호기심이 일었다. 작품으로 다룰 정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라면 조금은 특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펠 씨는 퇴직한 철도 공무원인 지인을 찾아왔다가 이웃집에 사는 의사에게서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사는 죽은 이가 남긴 자서전이 있다고 했다. 포펠 씨는 딱히 그 자서전을 읽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그 책을 읽는 것이 죽은 사람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하고 그 책을 받았다.



포펠 씨의 지인이었던 퇴직 철도 공무원은 일흔도 되지 않은 나이에 죽었다. 그는 동맥경화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자서전을 쓰기로 했다. 그는 자신이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기 같은 사람이 자서전을 쓰도 괜찮을까, 하고 망설였다.



그 생각은 처음에는 거의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리고 그걸 가지고 뭘 하려는 건가? 누굴 위해 그걸 쓰려는 건가? 이런 평범한 삶에 대해 쓸거리가 있을까? 그러나 나는 내가 그걸 쓰리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쑥스러움 때문에 망설일 뿐이었다.(16쪽)


그는 ‘아주 평범한 삶에 대한 전기를 쓰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며 자서전을 쓰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이렇게 평가했다.


나의 삶에서는 비일상적이고 극적인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게 기억나는 것이라곤 조용하고 당연해 보이는, 거의 기계적인 세월의 흐름이며, 내게 다가올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른 시간들과 마찬가지로 별로 극적이지 못할 것이다. 돌이켜 볼 때, 내 뒤에 놓인 직선적이고 분명한 길을 걸어온 것이 기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길은 잘 닦인 대로처럼 아름다웠고, 그 길 위에서는 방황할 일이 없었다. 그 길이 올바르고 편안했다는 것에 거의 자랑스러운 생각까지 든다.(19쪽)


본인은 평범하게 살았다고 하지만, 자신의 삶이 자랑스러웠다고 생각하니 자서전을 써보기로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슬며시 들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의 평범한 삶을 찬미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란 별난 모험이 아닌 일상적 법칙의 흐름이다. 삶에 나타나는 특이하고 비일상적인 것은 단지 삶의 바퀴가 덜컥거리는 소리일 뿐이다. 오히려 정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찬미해야 옳지 않을까? 덜컥거림이나 비통함이 없고 산산이 부서지지 않았다고 해서 부족한 삶일까? 그 대신 우리는 많은 일을 해냈고,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책임을 완수했다. 나의 삶은 전체적으로 보아 행복했고, 소심하지만 목가적인 삶에서 발견한 조그맣고 규칙적인 행복은 부끄러울 게 없다.(20쪽)



자서전은 총 34개의 단락으로 되어 있다. 7 단락까지는 어린 시절, 8 단락은 청소년기, 9 단락은 대학생 시기, 19 단락은 직장과 결혼생활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20 단락부터는 자신의 내부에 있던 여러 자아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갈등한다. 33~34 단락에서는 여러 자아들이 화합하고 결국 이 모든 자아들이 모여서 자기가 된 것을 인정한다.


소목장이 아들이었던 퇴직한 철도 공무원은 삶에서 작고 큰 사건을 겪으며 살았고, 그런 자신의 삶을 평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범하다는 것은 단순하다는 의미로 여겨지는데, 그도 자신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삶을 회상하고 정리하는 동안, 그 자신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그렇게 단순하고 획일적인 것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여러 상이하고 가능한 삶들의 집합이며, 그중에서 단지 하나 또는 몇 개만이 실현되는 반면, 다른 삶들은 단편으로서나 가끔 발현되든지, 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213쪽)


그에게는 여러 개의 자아가 있었다. 평범하고 행복한 사람, 출세를 위해 몸부림치는 억척이, 우울증 환자, 시인, 낭만주의자, 거지, 영웅 등의 다양한 자아들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다양한 자아에 대해 이렇게 재미있게 묘사했다.


사람은 사람들의 집합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집합 속에 평범한 인간, 우울증 환자. 영웅, 억척이 같은 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사람은 그처럼 뒤섞인 무리로 이루어진 존재이지만, 이 무리는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늘 그중 누군가가 앞장서서 한동안 길을 인도한다. 그가 지도자라는 걸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왕의 깃발을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 깃발에는 <내가 자아라고 쓰여 있다. 그러니까 지금은 그가 나의 자아이다. 이건 단어에 불과하지만 강력하고 거창한 단어이다. 그가 자아인 동안 그는 집합의 지배자이다. 그 후 또다시 누군가 무리 중의 다른 인물이 앞으로 헤쳐 나오고, 이제는 그가 왕기(王旗)를 들고 인도하는 자아가 된다. (215쪽)


인간의 정체성이 단 하나의 자아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다양한 모습을 한 여러 자아들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이, 퇴직 공무원인 그도 마찬가지다. 다만 살아가면서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지 않고 막연하게 자신이 이런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삶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런 마음이 들 때 흔적을 남기고 싶은 것이 본능이 아닐까. 그는 결혼했지만, 아내가 먼저 죽었고 자식도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일생을 정리하고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에서 자서전을 쓰지 않았을까.

그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했다. 그는 내면의 여러 개의 자아들과 갈등했지만 결국 화해하고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그 자아들이 모여서 결국 자기라는 한 인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기의 부모, 조부모, 그 윗대 조상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다양한 자아들이 자기에게 내재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혼자 존재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그들인, ‘우리’와 함께 존재했다는 것을 가슴속에서 느꼈다. 나는 너였고, 너는 나였다는 것을. 그의 독백에서 인류애적인 사랑을 느꼈다.

그는 그의 마지막을 이렇게 따듯한 마음으로 마무리했다.


그들은 교회 축일에 모인 사람들과 같다. 그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집합이다. 네가 누구든 나는 너를 알아본다. 우리 각자가 어떤 다른 가능성을 살기 때문에 우리는 똑같은 사람들이다. 네가 누구든 너는 나의 무수히 많은 자아이다. 네가 악인이든 선인이든, 그건 내 속에도 있는 거야. 내가 너를 미워하더라도 난 네가 나의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는다. 나는 내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리라. 그의 멍에를 느끼고, 그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그에게 닥친 부당함에 대해 함께 괴로워하리라. 내가 그와 가까워지면 질수록 나는 더 많은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이기주의자들을 배척할 것인데 내가 이기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아픈 사람을 돌볼 것인데, 내가 병자이기 때문이다. 성당 문가에 서 있는 거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인데, 내가 그와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의 나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수록 나 자신의 삶은 더욱 완성되리라. 나는 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되며, 가능성이기만 했던 것은 현실이 된다. 나를 제한하는 이 자아가 내가 아니면 아닐수록 나는 더 많은 존재가 된다.(239~240쪽)



이 작품은 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거의 정신분석적인 작품 같다. 누구나 내면에는 다양한 모습을 한 자아들이 있다. 사회적인 관계에서 각각 맞는 심리적 의상을 걸치고 행동하는 것이 인간이다. 동물과 다른 점이 그런 데 있지 않을까.

퇴직 공무원의 삶은 평범했지만, 그의 삶은 그 누구와도 똑같지는 않은, 유일무이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의 삶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것이다.

어떤 삶도 우열 없이 평등하다. 어떤 삶에도 비교 대상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퇴직 공무원의 자서전을 통해, 작가는 독자들이 평범하지만 고유한 자신의 삶을 사랑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책을 읽으며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았다.

나는 누구인가?

지금은 내 안에서는 어떤 자아가 왕의 깃발을 들고 지도자 행세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있을까?



*이 작품의 작가는카렐 차페크다.

그는 카프카, 쿤데라와 함께 체코 문학의 길을 낸 국민 작가로 불린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