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리딩클럽 공저에세이
“엄마, 꿈이 없는 내가 좀…. 한심하게 느껴져. 내 친구들은 꿈이 확실하던데. 난 왜 그런 게 없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제 중학교 2학년인 카지노 쿠폰는 요즘, 꿈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다. 제 친한 친구는 벌써부터 의상 디자이너가 꿈이라며 어느 대학에 갈지 정해 놓았다고 한다. 그저 축구와 게임을 좋아하고, 학교 가길 싫어하지만 시험이 있는 날엔 스트레스받으며 공부하는 평범한 이 카지노 쿠폰에게 남들처럼 꿈을 꾸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나도 꿈이 없었으니까.
어렸을 적 나는 꿈이 없었다. 내 또래 친구들 대부분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난 그조차도 싫었다. 매일 아침, 깨우지 않아도 새벽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학교에 갔다. 학교가 좋아서라기보다 복잡한 시내버스 타는 게 싫었고, 아무도 없는 교실에 홀로 있는 게 좋았다. 나는 자주 배가 아팠고, 자주 설사를 했다. 여유롭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학교에 일찍 가는 이유 중 하나였다. 수업시간엔 선생님이 날 시킬까 봐 긴장을 했다. 그 시절 내 기도의 8할은 “제발, 선생님이 날 부르지 않게 해 주세요.”였다. 쉬는 시간엔 긴장이 풀린 나머지 너무 졸려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청했다. 친구는 이런 날 “또자”라고 불렀다.
그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무엇이 되고 싶은 카지노 쿠폰보다 불편한 이 시간을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되는 어른이 되어 내 힘으로 돈을 벌고 싶었고, 눈치 보지 않고 카지노 쿠폰껏, 돈을 쓰며 살고 싶었다.
15살의 나는 어서 빨리 마흔의 아줌마가 되고 싶었다.
꿈이 없는 자신이 한심하다고 말하는 카지노 쿠폰의 표정에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순간 애틋함이 몰려왔다. 그 시절, 내가 정말 바랐던 건 무엇이더라? 나에게 필요했던 건 뭐였더라?
“지안아, 우리 드라마나 볼까?”
“뭐 볼까?”
“이번엔 동백꽃 필 무렵 보자.”
“그게 뭐야? 무슨 드라마야?”
“음…. 사랑이 주제이긴 한데, 범죄스릴러이기도 해. 거기에 엄마 이상형이 나와.”
“그래? 알겠어. 나 숙제만 끝내고 보자.”
카지노 쿠폰와 꿈에 대해 이야기하다 말고 한국 드라마를 틀었다. 소파에 질펀하게 앉아 팝콘과 콜라, 맥주까지 곁에 두었다. 카지노 쿠폰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 팝콘을 먹으며 말했다.
“한국이다. 드라마 보니까 한국 더 가고 싶어. 나 진짜 한국에 너무너무 가고 싶어.”
“그래, 이번 여름엔 꼭 가자.”
“이번에 한국 가면 나 정말 너무 감격해서 아스팔트에 키스 갈길지도 몰라.”
“그러면 난 너 모르는 척할 거야. 좀 부끄럽다.”
카지노 쿠폰와 실없는 농담을 하며 드라마를 보았다.
10대의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장래희망도, 꿈도 아니었다. 그저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 아무런 이유 없이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애정결핍 상태였다. 그저 내 착한 성격이라 생각하며 살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나는 절대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으니 사랑을 주는 것도 서툴렀다. 온종일 나만 쳐다보며 애정을 갈구하는 아이에게 그만 좀 하라며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침대 위로 아이를 패 대기 친엄마였다. 나는 내 부모에게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아이로서의 요구를 접할 때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그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부모자식 사이의 사랑이라는 걸 알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는 의무와 책임으로 가득 차 있던 내 카지노 쿠폰에 빈틈을 만들었다. 그 좁은 틈으로 기어코 비집고 들어와 초승달 같은 눈을 맞추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손을 꼭 잡고, 딸기 같은 입으로 노래를 불렀다. 아이는 온몸으로 나에게 말했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부족하지 않고는 사랑할 수 없으며, 사랑하지 않고는 행복할 수도 없다.”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교육학 책이자 철학 책인 에밀(Émile)에서 사랑과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많이 부족한 엄마지만, 조금 더 행복하기 위해 카지노 쿠폰껏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카지노 쿠폰에 난 틈이 사랑으로 채워져 다시 단단하게 하나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딱, 내 아이의 나이만큼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아이로부터 받은 것들을 하나, 둘 꺼내어 아이에게 되돌려준다. 앞으로 아이의 카지노 쿠폰에 생길 틈 사이사이로 물 흐르듯 그 사랑이 스며들길 바라며.
“엄마, 나도 뜨거운 사랑 해보고 싶어.”
“하면 되지.”
“엄마, 아빠는 아직도 뜨거워?”
“어? 우리? 글쎄…. 아직 뜨겁…. 나?”
갑작스러운 카지노 쿠폰의 질문을 받고,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고 있을 때 곁에 있던 남편이 말했다.
“지안아, 엄마 아빠가 지금 결혼 14년 차인데 계속 뜨거우면… 타 죽어….”
카지노 쿠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안아, 특별한 꿈이 없어도 괜찮아. 엄마도 꿈이 없었어.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었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래도 지금 잘 살고 있잖아? 그래도 사랑은 해봤으면 좋겠어.”
무엇이 되고 싶고, 무슨 일을 하고 싶다는 꿈에 앞서, 사랑을 주고받고, 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아이의 카지노 쿠폰에 균열이 생길 때 또 다른 사랑이 그 틈을 채워줄 수 있기를 바랐다.
이 글은 함께 오랫동안 책을 읽었던 온라인 독서클럽, 슬로우리딩클럽의 공저에세이에 수록될 글입니다.
슬로리딩은 빠른 세상 속에서 천천히 책을 읽고 사유하고, 필사를 하면서 책의 문장을 오롯이 나의 삶에 적용하는 모임인데요,
몇몇 멤버들과 함께 이번엔 책을 읽는 대신, 읽을 책을 내어놓기로 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지만, 이야기는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5명이 각자의 글을 쓰고 있어요.
사는 지역도, 살아온 인생도 모두 다르지만, 책 속에서 삶의 지혜를 구하며 살고 있다는 점은 모두 같습니다.
책이 출간되면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