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요, 혼자 있고 싶어요.(이글을에리카의남편이 싫어합니다.)
겨울방학이 아직도 한 달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는 엄마 에리카입니다. (동의하는 엄마들, 소리 질러~~~~~)
그나마 저는 딸 둘이라 같이 잘 놀기 때문에 '엄마, 놀아주세요~'는 없지만 일단 삼시세끼를 챙겨야 한다는 것이 꽤 힘든 일입니다. 일하는 시간이 불규칙한 프리랜서 워킹맘이라 늘 계획적으로 식재료를 구입하고 미리 준비해두어야 하는 것이 벅차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작년은 남편이 육아휴직을 했기에 방학이 아니어도 늘 삼시세끼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고민했다고 했지 매번 9첩 반상을 차렸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ㅎㅎ)기본적으로 사 먹는 음식보다는 집밥을 좋아하는 저와 식구들이기에 최대한 집밥을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요.
저는 기본적으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남편과 한참 뜨거웠던 연애시절 저희는 집이 가까워서 하루에 2,3번도 만났었는데요, 그때도 남편에게 "카지노 쿠폰 있고 싶지 않아? 모든 여유시간을 나랑 꼭 보내야 하는 거 아니야. 혹시 카지노 쿠폰 있고 싶으면 얼마든지 얘기해. 데이트 시간을 줄이자."라고 말한 사람이 저이지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누구나 저처럼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예민한 남편을 위해서 말을 조심하려고신경 쓴다고 썼지만 최근에 또 남편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매해 "생일 선물로 뭐 받고 싶어?" 물어보면 저는 항상 "나 혼자 있고 싶어. 2박 3일만 오로지 혼자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대답을 종종 해왔는데 얼마 전 남편과 대화를 하다가 이 말에도 상처를 받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혼자 있고 싶다고 하면 '애들도 나도 필요 없다는 건가?!'라고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의 말에 놀라고 상처받았다가 얼마나 오늘 하루가 힘들었으면 에리카가 저런 말을 할까 이렇게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톤으로)
저는 육아나 가사가 힘들어서 혼자 있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그냥 저는 혼자 있는 것이 필요한 사람입니다.처음 제가 독립을 한 건 독일로 유학을 갔을 때인데요,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한 번도 외로워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혼자 있는 게 정말 정말 정말 좋았거든요. 저는 엄마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고 대학가서도 아빠랑 팔짱 끼고 다녀서 전철에서 불륜연인으로 오해받은 적도 있는 부모님의 사랑 듬뿍 받고 자란 딸입니다. 부모님과 관계가 좋지 않아서 또는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서 독립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제 성격이 '독립적'이기 때문에 독립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제가 아내이자 엄마가 되어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남편과 해가 갈수록 사랑이 더 깊어지고 아이들도 내가 전생에 무슨 일을 했기에 이런 보석 같은 아이들이 내 딸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아이들이지요. 그런데도 저는 혼자 있고 싶습니다!원래 남편이 회사에 가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오후에 일을 시작하기 전, 오전 반나절은 오로지 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었는데요, 작년 1년은 육아휴직으로 남편이 집에 있었고 이제는 아이들이 방학으로 집에 있으니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요..... 저는 오로지 3월만 기다립니다. 개학을요.
카지노 쿠폰 있어도 어차피 오전엔 청소하고 빨래하고 집안일하는 시간 아닌가 하실 분들 계신가요? 그래도 카지노 쿠폰 하는 집안일이 좋다면 제가 이상한 걸까요?!! 이렇게 카지노 쿠폰 있고 싶다고 거의 소리 지르는 글을 쓰다가 문득 그래프가 하나 떠오릅니다.
흠... 이렇게 길게 썰을 풀지 않아도 어차피 혼자 있는 시간은 길어지기 마련이군요. 남편아, 아이들아, 정말 미안해. 앞으로 카지노 쿠폰 있고 싶다고 안 할게...... (한편으로 궁금해집니다. 제가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할까요?)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중 12번 '고독' F.Schubert 'Winterreise' D.911,12. Einsamkeit
https://youtu.be/ffnLS4RFowA?si=oaf3f7-r8ZSrzKwX
Einsamkeit 고독
Wie eine trübe Wolke 어두운 구름하나가
Durch heitre Lüfte geht, 맑은 하늘을 지나가듯
Wenn in der Tanne Wipfel 전나무 꼭대기로
Ein mattes Lüftchen weht: 한 지친 바람이 불어올 때
So zieh ich meine Straße 그렇게 난 내 길을 간다
Dahin mit trägem Fuß, 무거운 발걸음으로
Durch helles, frohes Leben, 밝고 즐거운 인생들 사이로
Einsam und ohne Gruß. 외로이 인사도 없이
Ach! dass die Luft so ruhig, 아! 바람은 그토록 잔잔하고
Ach! dass die Welt so licht! 아! 세상은 그토록 환하다니
Als noch die Stürme tobten, 폭풍우가 몰아칠 때에도
War ich so elend nicht. 그토록 비참하진 않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