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는 참 어리석었다
최근 어느 학부모와 언쟁이 있었다. 작년 요맘때 내가 당신 자제분께 했던 훈육이 아이에게 너무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1년 동안 꾹꾹 참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임계점에 도달해결국 나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사정없이 튀기는 불똥을 온몸으로 맞고 있자니 특수학교에서 처음 담임을 맡았던 때가 문득 떠올랐다.
지난 학기에 얼굴 붉히지 않고 잘 근무해서일까, 당시 부장님께서 나에게 전화를 걸어 올해도 기간제 교사로 근무할 마음이 있는지를 확인하셨다. 집과 거리가 꽤 되어 출퇴근길은 참 고됐지만 그것을 다 버텨낼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학교였다. 그곳에서 1년 더 근무하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90일 정도의 짧은 담임생활은 해봤지만 1년을 온전히 맡게 된 경험은 처음이라 출근길이 너무나 설레었다. 내가 맡게 된 아이들은 6학년이었다. 학생 중 사람을 물어뜯는다는 친구가 있긴 했지만 그 친구를 제외하면 고학년이라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다들 기본생활습관이 잘 형성이 되어 있었다. 본인 이름도 다 쓸 줄 알고 급식시간에 나온 음식도 편식 없이 싹싹 비워 먹을 줄 알았던 친구들. 지금 생각하니 이런 유니콘들이 없다.
그 학생 중에서는 5학년 때까지 특수학급에서 공부를 했던 친구가 있었다. 카지노 쿠폰 상담을 하며 왜 특수학교로 전학을 왔는지 여쭈니 활짝 웃던 얼굴이 순간 굳어지셨다. 특수학급 내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보니 여러 가지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특수학교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셨다.
그 학생은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특히 수영을 잘했고 인라인을 잘 탔다. 그래서 학기 초에 다니던 수영학원에서 대회를 나가 큰 상을 타오곤 했다. 난 이것이 딱히 문제 될 부분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학교의 생각은 달랐다. 이런 대회가 있으면 학교에서 안내를 해서 학교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이 맞으니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은 지양시킬 것, 이런 안내가 왔고 나 역시 학부모님께 그렇게 하시길 당부드렸다.
그러던 와중, 시에서 인라인 스케이트 대회가 열렸다. 학부모님은 매우 큰 관심을 보이시며 대회 참가 신청서를 냈고 그것을 받은 나는 담당자에게 제출했다. 그리고 담당자가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그날은 일토였던 관계로(당시만 해도 2,4주 토요일만 휴업일이었고 그 외 토요일은 4교시까지 수업했다) 학교 수업이 이제 막 마무리가 되어 퇴근을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해당 카지노 쿠폰님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인가 하고 받아봤더니 카지노 쿠폰님의 목소리가 굉장히 격앙되어 있다.
아니 선생님, 오늘 인라인 스케이트 대회라고 해서 애랑 같이 도구 챙겨서 대회장에 왔는데요. 우리 애가 참가자 명단에 없네요? 이게 무슨 일이죠?
난 분명히 신청서를 냈는데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긴가, 일단 담당자와 통화해 본 후 연락드린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 이어진 담당자와의 통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부장님, 저희 반 아무개 카지노 쿠폰이 인라인 스케이트 대회에 신청서를 냈는데요. 대회장에 오니 참가자 명단에 없다고 연락이 오셨어요. 확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 걔가 인라인을 잘 타는지 못 타는지 내가 판단할 수가 없어서 일단 우리 학교 내에서 검증된 카지노 쿠폰들만 대회에 참가시켰어. 내가 그 부분을 선생님한테 이야기를 못했네?"
... 이런, 이 뒷수습을 어찌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열심히 궁리를 해보니 지난 교육실습 시절 그리고 90일간의 특수학급 기간제 교사 시절 배웠던 선배들의 가르침이 문득 생각났다.
첫째, 학부모 및 학생에게 미안하다는 소리를 하지 말 것. 교사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고 뜻이 있음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는 순간 교사의 권위는 흔들린다. 둘째, 학부모와 동료교사가 언쟁이 있는 경우 학부모 편을 들기보단 일단 동료교사 편을 들어줄 것. 학부모가 아무리 교사에게 화가 났어도 그들의 말을 전적으로 듣기보단 그래도 동료교사의 편을 드는 것이 교사 간의 인지상정이다.
지금 이 문장을 보고 있자니 현재 교육시국에서 이렇게 했다간 바로 골로 갈만한 충고만 잔뜩 배워놨었구나.하지만 배운 대로 해야 뒤탈이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오판을 한 나는 카지노 쿠폰께 아래와 같은 소리를 지껄이게 되었다.
"카지노 쿠폰, 학교 내에서 실력이 검증된 학생을 위주로 선발하다 보니 아무개는 이번 대회 참가에서 빠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네? 그럼 배제되었다고 이야기라고 해주셨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특수학급에서도 이런 식으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아서 특수학교로 전학 온 건데 이렇게 하시면 안 되죠!"
"카지노 쿠폰, 담당자 선생님께서 대회 준비 때문에 바쁘셔서 미처 연락을 못 드리셨나 봅니다."
"선생님, 그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요?"
"... 바쁘시다는데 그럼 제가 어떡해야 하나요?"
당시 나의 말을 복기하고 있자니 이 어린 교사의 아둔함에 한숨만 나온다. 어떻게 말을 해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전화를 끊고 학부모는 속에서 얼마나 천불이 났을까. 아마 지금 시대에 내가 이런 대응을 했다면 바로 백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시대는 교사의 이런 언행이 교무실로 전화가 갈 정도의 문제가 되던 시절은 아니었고 덕분에 그날의 사건은 그냥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별일이 없었다고 해서 내가 잘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일단 담임된 도리로서, 격분해 있는 학부모님께 저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는 부분이었다. 지금의 내가 저 때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어머니, 지금 너무 당혹스러우시죠. 저도 이 상황을 설명을 드려야 하는데 제가 생각해도 이 일의 흐름이 참 당혹스러워서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담당자가 설명하신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담당자가 아무개의 대회 참가신청서를 확인하긴 했으나, 참가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학교 내에서 실력이 검증된 학생을 위주로 대회에 출전시키기로 결정하셨나 봐요. 그 과정에서 아무개는 학교 내에서 실력이 검증이 되지 않은, 전학생이기 때문에 이번에 애석하게도 대회참여를 못하게 된 모양이에요. 근데 이 부분을 담당자가 저에게라도 이야기를 해서 미리 학부모님께 안내를 드렸어야 했는데, 담당자가 그 부분을 실수했네요. 제가 생각해도 너무 큰 잘못입니다. 제가 대신해서 카지노 쿠폰드리겠습니다. 이 부분은 담당자에게 제가 다시 학부모의 서운한 마음 등을잘 설명을 드리겠고요. 추후에 따로 카지노 쿠폰의 전화드리라고 당부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면, 그 카지노 쿠폰와 나와의 사이는 그렇게 선득해지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내가 참 바보 같았다. 미성숙한 성인이 교사가 되니 벌어졌던 일종의 부작용이 아니었나 싶다.
그날의 카지노 쿠폰님이 이 글을 읽으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용서를 빕니다. 그때의 제가 인격적으로 덜 성숙되어서 그런 부족한 언행을 했던 것 같네요. 제가 생각해도 참 부끄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최근 나에게 분노의 불똥을 튀기던 학부모님과 통화를 하며 과거의 흑역사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분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화가 나 있는 만큼 대화의 수위는 상당히 날 서 있었다. 하지만 거기다 대고 왜 말을 그렇게 하냐고 했다간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나 역시 억울한 부분은 있었지만 일단 이 분의 감정을 진정시켜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억울함은 꾹 누르고 최대한 나의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려 노력했다.
아무개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었군요. 그렇게 마음이 여린 친구인지 제가 미처 몰랐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훈육했는데 어머니 말씀을 들어보니 제가 과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개와 학부모님께 카지노 쿠폰드립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고 마음이 풀리실지는 모르겠지만, 학부모님과 학생의 마음이 어떤지 알겠으니 제가 많이 반성하겠습니다. 서운한 마음 푸시고 부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교육청에 민원을 넣을 거라고 이야기하셨었는데 아직 교육청에선 연락이 없다. 민원을 철회한 것일까, 이러고 내일 교육청에서 전화 오면...?
어쨌든,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란 말이 있듯 교사의 권위 이런 것과 관계없이 카지노 쿠폰할 일이 있으면 진심을 다해 사죄드리는 것이 인간 된 도리인 것 같다.생물학적 나이는 꽉 찼지만 정신적 나이는 좀 더 성장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