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블릭센 <일곱 개의 고딕이야기
책을 읽을 때 주의하는 것은 내가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경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축소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아이와도 비슷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영역을 아이가 언급할 때 독창적이고 신비한 아이의 이야기를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할 가능성. 닥쳐오는 불운에 허우적대며 신에 대해 알지 못하며 신을 재단하듯이 이야기의 위대함을 내 속에 가두는 행위
카렌 블릭센이 살았던 케냐 나이로비 근교의 커피농장을 상상해 본다. 가뭄으로 속수무책일 때, 메뚜기떼의 공격에 그녀는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지었을까. 시간을 견뎌내기 위한 방법으로. 연인 데니스를 위해서도 카렌은 이야기를 지어냈다. 데니스가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서. 데니스 핀치 해턴은 농장에 찾아와 이야기가 있느냐고 묻는다.
“그녀는 핀치-해턴이 외출해 있는 동안 세헤라자데처럼 다리를 꼰 채 마루에 앉아 많은 이야기들을 지어내려고 했다.” 한나 아렌트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p200
열 살이었을 때 카지노 게임의 아버지는 자살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나 결혼은 그 사람의 쌍둥이 형제와 한다. 두 사람은 아프리카로 떠났으나 카지노 게임의 남편은 결혼생활에 불성실하다(카지노 게임에게 매독을 옮기기도 한다.) 이혼 후(카지노 게임은 이혼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남편은 다른 여자와 재혼한다. 아이를 원했으나 연인 데니스와의 사이에서 잉태된 아이는 유산된다. 자금 부족으로 경영해 오던 커피농장은 은행에 넘어가고 경비행기 사고로 데니스는 사망한다. 이 모든 불운에도 카지노 게임 블릭센은 아프리카 땅을 떠나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땅이 자기를 밀어낼 때까지
최악의 상황에서도 카지노 게임은 자신의 커피농장에서 일하던 아프리카인들의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주기 위해 분주하다. 아프리카인들에게 카지노 게임은 치료자요 판관이요, 돌봄을 제공하는 일종의 신처럼 존재했다.
고국 덴마크로 돌아간 후 출간한 <일곱 개의고딕 이야기 속 인물들의 의도는 번번이 좌절된다. 이 세계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돌며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헛된 의도로 허망하게 죽어간다. 그리고 남는 것은 이야기다. <노르데르나이의 홍수는 휴양지에서 폭풍으로 죽음의 문턱에 닿아 있는 이들의 이야기 향연이다. 죽음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도 이야기의 힘은 강력하다.
이제, 살 만큼 살아서, 악마가 나에게 미소 지으면, 나도 같이 미소 짓는 법을 알거든요. 만일 이것이, 그러니까 악마에게 미소로 답하는 것이, 사실상 이 세상 최고의, 단 하나뿐인, 진정한 즐거움이라 하면요?<노르데르나이의 홍수 p370
아프리카 땅에서 카지노 게임 블릭센의 커피농장은 실패였을까, 과정이었을까. 이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자기가 뭘 원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도통 모르던 그 개를 난 결국 쏘아 죽였어요.”<꿈꾸는 사람들 p507
커피 농장이든 이야기를 짓는 작가로든 카렌 블릭센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그 본질을 구체화한다면 다른 이에게 빛을 전하는 마음이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살펴보면 카렌은 농장경영보다도 다른 이에게 도움 되는 사람으로 존재한다. 요리하여 지인들과 나누고 아픈 이들을 치료하고 아프리카인들 간의 갈등을 중재하며 아이들을 위하여 학교를 세우고 이야기 좋아하는 연인에게 이야기를 지어 들려준다. 기진한 사람들을 보며 예수가 기적을 일으키듯이 모든 것을 잃은 카렌은 인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구불구불 미로를 만들어 놓은 카렌 블릭센의 <일곱 개의고딕 이야기 미로 곳곳에 숨겨 놓은인간의 슬픔, 고통, 상실, 실패, 좌절, 굳건함. 세헤라자데는 악마를 끌어안고 이야기한다. 살기 위한 이야기를, 살리기 위한 이야기를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헌신적인 행위를 기리기 위하여 카지노 게임 블릭센이 살았던 아프리카 집은 카지노 게임 블릭센 뮤지엄으로 개방하고 있다.
카지노 게임이 다리를 고쳐주며 죽음에서 삶으로 옮겨온 요리사 카만테는(천재적인 요리사였다, 카지노 게임은 회상한다.) 카지노 게임 블릭센이 죽은 후 한 권의 책을 들고 카지노 게임의 고국 집(덴마크 룽스테드, 태어나고 죽는 순간까지 살았던 집 역시 카지노 게임 블릭센 뮤지엄이 됐다)을 찾는다.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던 카만테는 가족에게 자신의 인생을 구술하여 책을 만든다.
50세가 다 되어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카지노 게임 블릭센은 1954년, 1957년 노벨상 후보에 오른다.
카지노 게임 블릭센 <아웃 오브 아프리카<일곱 개의고딕 이야기
김해선 <후회없이 사랑했던, 카지노 게임 블릭센을 만나다
한나 아렌트 <어두운시대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