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찬성한다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아니다
익힘책 EP03
“아무 마찰도 없이 동의를 얻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이미 사회나 조직에서 합의가 끝난 뻔한 미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208p 컨셉수업
우리는 메뉴 하나를 고를 때조차 합의를 보려 합니다. 요즘은 덜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중국집에서는 짜장면으로 의견을 통일하곤 했죠. 다름을 용인하기보다는 눈치를 보는 사회였기에, 우리는 상대의 동의를 구하려 애쓰거나 암묵적인 정치 활동을 하며 타협점을 찾으려 합니다. 때로는 내키지 않아도 상대의 의견을 따르고, 중간 지점을 선택하는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만들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이러한 방식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애플 같은 회사에서는 최종 의사결정권자(DRI)라는 개념을 두고 있으며, 토스 같은 기업도 비슷한 구조를 따릅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에서도 결국 한 사람이 결정을 책임집니다. 물론,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와 의견을 나눈 후 결정하죠. 중요한 것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되며, 단순한 타협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는 점입니다. 결정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수록 타인의 의견을 지나치게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결국 온전한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추상적인 이야기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갈수록 더욱 선명해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같은 영화를 좋아할 수는 있습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묻는다면, 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장르마저 같다면, 좋아하는 특정 영화가 다를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또 다를 수 있습니다.
방송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는 ‘문학은 우리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다르다는 것을 알기 위해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상처받지 마세요. 나와 같은 MBTI를 가진 사람을 찾기도 어려운데, 깊은 고민 끝에 나온 나만의 비장의 무기가 바로 공감을 얻는 것은 어쩌면 기적 같은 일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타협으로 인해 무뎌진 아이디어는 대부분 실패합니다. 뾰족하지 않은 이야기는 공감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죠. 차라리 뾰족한 나의 아이디어가 정말 뾰족한게 맞는지 자주 검증해보는 것이 낫습니다. 결국, 대중들은 그 정확도가 높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니까요.
이럴 때 유명감독이 말씀하시고 유명감독이 귀감을 얻은 명언이 떠오릅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두려워 마세요. 주변 사람들은 다 보지 않더라도 세상은 생각보다 크니까요. 그리고 이 과정은 결국 영점을 조정해가는 여정입니다. 대중적이라고 확신했던 아이디어가 차가운 반응을 받을 수도 있고, 매니악하다고 여겼던 아이디어가 뜻밖에 천만 관객을 모으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확신 없는 평화적인 결정은 하지 마세요. 그것은 조직에게도, 그리고 본인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사실, 이 모든 말은 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