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는 카디건이었다. 마르고 얇은 팔이 잘 드러나는 민소매 니트에 거기에 어울리는 고운 색감의 카디건은 그녀의 어깨를 항상 살포시 감싸고 있었다. 특별히 멋을 부리지 않아도 단조로운 코디들만으로도 고급짐이 묻어 나왔고 사람도 맑고 해맑았다. 반모임에서 만난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처음 봤을 때부터 주인공 같았다. 약간의 튜닝이 느껴지는 얼굴은 잘 다듬어진 도자기 같았고 내뱉는 말에서 느껴지는 하얗디 하얀 백치미도 그녀와 잘 어울렸다. 그녀의 첫마디는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놀이학교 보내는 정도면 우리 이 동네에서 잘 사는 거 맞죠? 호호호호호”
그녀의 맑디 맑은 첫마디는 나의 얼굴을 붉게 물들었지만 그녀는 저런 말들을 스스럼없이 해도 밉게 느껴지지 않는 매력이 있었다.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상을 사는 사람 같았다. 반모임에서 만난 후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는데 어느 날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카톡! 포비포비야! 포뇽이랑 우리 금덩이랑 요즘 친하게 잘 지낸다고 하던데! 우리 한번 같이 만나서 밥이라도 먹는 게 어때!”
금덩이는 남자아이였는데 아이가 워낙 곱게 커서 그런지 성격이 차분했고 얼굴도 잘생겨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포뇽이도 보는 눈은 있는지 금덩이의 잘생긴 외모를 자랑할 때가 많았어서 같이 만나면 아이도 좋아할 것 같았다. 우리는 얼마 뒤 곧 만남을 갖기로 했고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바로 며칠 후 연락을 해왔다.
“카톡! 포비포비야! 내가 커피 맛있는데 알고 있는데 우리 거기서 만나는 거 어때? 내가 주소 보내줄게!”
“네네 온라인 카지노 게임! 포뇽이랑 잽싸게 달려갈께용!”
그녀에게선 바로 주소가 날아왔는데 그건 주소가 아닌 칠라호텔 홈페이지였다.
으응? 여긴 칠라호텔? 이 근처에 맛집이 있나? 우선 여기로 가보면 되나? 주차는 어디다 하지? 투숙객 아니어도 주차할 수 있나? 갑자기 날아온 호텔유알엘에 당황스러웠지만 우선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말하는 칠라호텔로 향했고 나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어색하게 주차를 한 후 그녀에게 연락을 했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 저 칠라호텔에 주차했는데 혹시 어디세용?”
“어디긴~! 1층 레스토랑에 와있지! 언능언능 들어왕!”
갸우뚱하며 들어간 곳에는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밝게 손을 흔들고 있었고 나와 포뇽이는 어정쩡하게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 호텔엔 무슨..?”
“아! 내가 말을 안 했구나! 여기 커피도 맛있고 애들 좋아하는 빙수도 엄~청 맛있잖아! 망고망고 빙수는 최고 꿀맛! 우리 금덩이가 제일 좋아하는 빙수야. 포뇽이도 좋아해?”
몰라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우리 포뇽이는 설빙에서 인절미 빙수만 먹어봤는데 어찌 칠라호텔 망고빙수를 좋아하는지 알겠어유. 라고 입밖에는 절대 내뱉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나는 여기 빙수는 아직 먹어본 적이 없다며 멋쩍게 미소를 지었다.
“포비포비야! 우리 앞으로 여기저기 같이 많이 다니자! 우리 포비는 너무 집에만 있는 것 같아! 어서어서 한입 먹어봐. 입에서 사르르사르르 녹아서 사라져 버릴 것이야 으호홍홍홍”
정말 망고빙수는 내 평생 처음 먹어보는 개꿀맛이었다. 망고에 설탕을 뿌린 건지 꿀을 쳐발쳐발한건지 어찌나 달고 시원하고 맛있던지. 빙수와 같이 나온 디저트도 그 맛이 끝내줬고 포뇽이는 무슨 망고빙수를 그릇째 들고 마셔댔다.
“포..포뇽아, 국밥도 아닌데 들고 마시진 말고 우리 천천히 먹으자.”
“엄마! 여기 빙수 최고야! 나 다음에 또 사줘!”
포뇽이는 온 얼굴이 망고빙수가 되어갔고 그걸 지켜보던 금덩이는 우아하게 한술한술 뜨면서 포뇽이의 걸신들린 망고먹방을 미소 지으며 지켜봤다.
“포비포비야! 우리 볼한번 치러 가지 않을래 응응?”
“볼? 뭔볼? 볼때기? 볼기짝?”
“아잉~ 기지배 농담도! 우리 주말에 애들 맡겨놓고 골프장이나 한번 갖다오 자고~ 요즘 운동을 너무 안 했더니 몸도 찌뿌둥하고 바람도 쐬고싶엉~ 그러자 응응?”
“아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골프 말씀하시는 거구나! 전 아직 골프를 안 해봐서 하나도 몰라용!”
“아직 시작 안 했구나! 그럼 나랑 다니면서 한번 해보자~ 내가 머리 올려줄게!!”
머리? 내 머리를 올려? 어디다 올려? 왜 올려? 난 여러 궁금증이 생겼지만 더 물어보기도 민망하기도 해서 하하하 웃으면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말에 맞장구를 쳤다.
칠라호텔 빙수는 비싸다고만 들었지 얼마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곧 계산할 타임이 됐고 난 당연히 더치페이를 하자고 했다. 그러나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그 해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가 먹자고 불러냈으니 자기가 사는 게 맞다며 밝게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할 때 금액을 잠시 본 나는 화들짝 놀랠 수뿐이 없었다. 우리가 마신 음료와 빙수까지 2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이었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전혀 개의치도 놀래지도 않고 몸에 밴 듯 그곳이 익숙했고 그녀가 사주는 빙수는 그녀처럼 맑고 깨끗한 호의였다. 쿨하게 계산을 하고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여유가 넘쳤고 멋져 보였다.
나는 이날 이후로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점점 가까워져 갔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걱정도 고민도 없었고 매일매일을 즐겁게 살았다. 아이가 등교한 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운동을 한 후 피부과를 가거나 쇼핑을 하면서 지냈고 아이 하원시간에도 개의치 않았다. 아이를 돌봐주는 이모님을 부르고 있었기에 그녀는 언제나 시간이 자유로웠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인별그램도 무척 화려했다. 대부분 여행사진이거나 맛집 멋집을 다니며 찍은 셀카들이 많았다. 나는 그녀와 인친이 된 이후로 습관처럼 그녀의 삶을 열어보곤 했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친해질수록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한 사람이었다.
난 그녀의 스타일도, 말투도, 그녀의 취향과 취미까지도 모두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녀의 부름에 점차 자주 만남을 갖게 되면서 쇼핑도 함께 다니며 조금씩 그녀의 삶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그녀와 쇼핑을 할 때면 물개박수를 치며 잘 어울린다는 그녀의 칭찬에 나도 모르게 내 소비량을 넘는 금액의 옷을 사기도 했지만 죄책감 같은 건 들지 않았고 마냥 뿌듯했다. 그녀와 함께 다닐 때면 왠지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내가 마치 그녀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낯설었던 호텔 레스토랑도 어느새 그녀와 몇 차례 가게 되면서 익숙해져 갔고 호텔 프런트 종업원이 건네주는 나를 알아봐 주는 듯한 미소에도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
나는 점차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데칼코마니가 되어갔다. 아니, 되고 싶었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가끔 집으로 친한 사람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초대명단 속에 나는 항상 맨 윗자리를 차지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집에 와보지 못한 사람들은 은근히 나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사람들이나 금덩이 친구들을 초대할 때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셰프가 요리했다는 출장 케이터링 음식들로 멋지게 차려놓기도 했고 난 결혼식에서나 볼만한 음식들이 집안에 쫘악 놓여있는 모습에 언제나 속으로 감탄이 절로 나오곤 했다. 꿈과 환상의 집이 있다면 이런 곳일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투자도 많이 했다. 주식도 꾸준히 하고 있었고 동네 상가매입에도 관심이 많았다. 같이 볼곳이 있다고 불러서 나가면 새로 짓는 아파트나 상가들을 훑어볼 때였고 선글라스를 머리에 올린 채 부동산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모습은 진정한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스러웠고 너무나 멋스러웠다.
“포비포비야! 포비도 여기 상가 매장하나 잡아놓는 게 어때? 은행대출받아서 사면 금액도 부담스럽지 않고 나중에 월세 받아서 돌리다가 웃돈 얹혀서 다시 팔면 그게 남는 거라니까~!”
“포비포비야! 여기 곧 분양할 거라는데 집하나 작은 거 사놓는 게 어때? 여기 자리가 좋아서 분양만 다되면 분양가에서 몇 배는 불려서 받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돈 벌면 그게 바로 부동산부자가 되는 길이라니까~!”
“포비포비야! 여기 주식 곧 있으면 몇 배는 뛸 거야! 천만 원 정도만 사놨다가 조금 묵혀두면 몇천이 돼서 돌아올지 몰라! 이런 게 바로 앉아서 돈 버는 거라니까~!”
눈이 빙글빙글 돌아갔다. 사고 싶다는 욕망도 컸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이 더 커졌다. 그렇게 살고 싶었다. 머리에 선글라스를 올리고 부동산을 돌아보며 골프를 치고 저녁엔 남편과 우아하게 와인 한잔하는 삶.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매번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돌아보았던 상가나 집, 주식에 대해 얘기를 했다. 남편은 처음에는 긍정적이었는데 점차 표정이 안 좋아졌다. 난 좀 답답했다. 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지? 우리도 리치부부가 될 수 있는데 남편은 뭐 이리 굼뜨고 답답하게 구는 거지?
“포비야.. 난 좀 걱정이 돼..”
“뭐가? 뭐가 걱정되는진 몰라도 어서 이 주식부터 사놓자니까”
“주식이나 집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 요즘 포비 모습이 포비같지가 않아..”
“내 모습이 왜? 투자하고 돈 벌겠다는데 뭐가 나 같지가 않다는 거야?”
“포비는 이런 큰일 마구 결정하고 그런 사람 아니잖아.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말만 듣고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럼 나는 평생 월급에만 기대서 소심하게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거야? 나도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투자도 하고 그럴 수 있다고! 우리도 여유 있게 살아보자는데 뭐가 불만이야?”
“포비야, 저번달에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랑 다니면서 쓴 쇼핑비만 해도 우리 월급을 넘어섰어. 계획한 일도 아닌데 갑자기 상가나 주식을 매입하는 건 지금 우리한테 맞지 않아”
“쇼핑을 할만하니까 한 거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랑 다니는 데가 다 있어 보이는 사람들만 가득한데 나만 추레하게 다닐 순 없잖아! 그리고 매번 어떻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내게 해! 나도 얻어먹었으면 사주고 그러다 보니까 쓴 거지 오빤 그런 것도 이해 못 해줘?”
우린 미세하게 변하고 있었다. 나는 끊임없이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삶을 동경했고 점점 더 그럴수록 내 진짜 삶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었다. 어쩌면 난 내 진짜 삶을 돌아보고 싶어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멋지게 살고 싶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우아하고 있어 보이고 싶었다. 내 삶의 빈 곳만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것도 부족했고 저것도 못마땅하게 느껴지자 난 점차 신경질적으로 변해갔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있을 때만 즐거웠고 현실을 망각하고 싶었다.
“포비포비야! 우리 심심한데 우리끼리만 호캉스 한번 다녀오는 게 어때?”
“호캉스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어.. 어디로요?”
“에이 그야 갈만한 데가 빠라다이스뿐이 없지~ 거기가 스위트룸이 꽤 놀기 좋게 나왔잖아. 우리 거기 가서 좀 놀다 오자 한 3-4일 어때?”
“아하하하..하하..(머리속엔 빠라다이스 스위트룸의 가격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남편이랑 얘기 좀 해보고 날짜 잡아볼게요!”
“그래 필요하면 포뇽이는 우리 이모님한테 맡기면 되니까 우리 어서 갔다 오자! 나 너무 스파가 하고 싶어~”
빠라다이스 스위트룸은 1박에 거의 100만 원 돈이었다. 거기 3박에다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말한 스파까지 하면 3-4일에 5 백이상은 쓰고 와야 할 곳이었다. 머릿속에선 절대 가면 안 된다는 이성이 아우성치고 있었지만 내 끓어오르는 감성은 당장 빠라다이스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미친 듯이 용솟음쳤다. 가고 싶다.. 가고 싶다.. 나도 럭셔리여행을 마음껏 즐겨보고 싶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가는데 나는 왜 못 가는 것인가.. 나도 부티 나게 놀고싶다아아아아!!!
난 남편에게 통보식으로 얘기를 했다. 당장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빠라다이스로 향할 것이라고 오빠는 포뇽이 보면서 있으라고. 나도 휴식이란 걸 즐겨야겠다고.
남편은 놀래며 반대했다. 빠라다이스면 가족여행으로 일 년에 단 한번 정도 돈을 모아서 가곤 했던 곳인데 그런 곳을 아무 날도 아닌 날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단둘이 3-4일이나 스위트룸에서 놀고 온다는 내 얘기에 그는 많이 당황해했다. 그것도 포뇽이까지 놔두고 간다는 말에 남편은 갑자기 왜 그러는 거냐고 포뇽이까지 혼자 두고 가는 게 말이 되냐며 나를 말렸다. 난 들리지 않았다. 그의 반대는 마치 그런 곳에 아무 때나 갈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을 얘기하는 것 같았고 난 내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남편의 반대와 나의 고집으로 우리의 대화는 큰 싸움으로 번졌고 나는 욕구불만을 품은 사람처럼 모든 게 화가 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기로라도 떠나고 싶었다. 남편에게는 무조건 다녀올 것이라고 날짜를 통보했고 난 끝까지 반대하는 남편과 포뇽이를 두고 훌쩍 집을 나서버렸다.
개운했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 같았고 나를 반겨주고 굽신거려주는 빠라다이스의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들었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나는 선글라스를 머리에 올린 채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고급차를 타고 빠라다이스로 향했고 스위트룸을 각자 잡은 채 직원의 안내를 받아 객실로 들어갔다. 으리으리한 객실에 들어와 푹신한 호텔 침대에 몸을 던졌다. 사각거리는 침대의 느낌과 향긋한 호텔의 향기가 어찌나 좋던지. 마약에 취한 듯 나는 호텔에 취했다. 우아하고 럭셔리한 리치녀가 된 것 같았다. 우리는 바로 스파를 시작했고 호텔 스파 서비스는 나를 왕처럼 떠받들여줬다. 환상적이고 꿈만 같았다.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한껏 와인을 마시고 술과 호텔에 취한 채 객실로 들어와 시원하게 뚫린 객실창문 앞에 서서 야경을 바라보았다.
술에 취한 나는 예뻐 보였다. 모든 걸 가진 기분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서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혼자 있을 포뇽이가 순간 떠올랐고 속상해할 남편의 모습도 함께 떠올랐다. 포뇽이와 남편이 생각나자 넓고 넓은 객실이 외롭고 쓸쓸하게 느껴졌다.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나는 사랑스러운 포뇽이와 착한 남편을 둔 포비온라인 카지노 게임인데 내가 지금 누구를 흉내 내고 있는 거야. 내가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거야. 난 포비지 리치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아니었다. 당장 전화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