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조선인 위안부가 카지노 가입 쿠폰
항일전쟁 서부전선 텅충과 버마로드
어린 시절 나의 놀이터는 묘지였다. 그냥 무덤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규모의 외국인 묘역이다.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11개국 2,297기의 유엔군 유해가 안장되어 있는 곳, 당시는 유엔묘지로 불렀고 지금은 유엔기념공원이라 불리는 곳이다. 6.25 피난 수도 부산에 남아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이곳에서 겨우 400미터 거리에 카지노 가입 쿠폰. 봄이면 어김없이 전 학년이 유엔묘지로 소풍을 가 도시락을 먹었다. 방과 후에도 수시로 들러 친구들과 뛰어놀았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이해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 당시 우리는 이 공간이 너무 익숙해서 모든 동네에 그런 묘역이 하나쯤은 다 있는 줄 알았다. 윈난 일주 중 별다른 거부감 없이 남의 나라 국립묘지에 가보게 된 것도 이런 어릴 적 기억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윈난성 바오산(保山)시 텅충(腾冲)에 있는 국상묘원(国殇墓园)은 중일전쟁 순국열사 3,346명의 유골이 모셔져 있는 카지노 가입 쿠폰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국립묘지다. 윈난 서부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항일전쟁 시기 최전방 연안지역 못지않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생명선과 같았던 최후의 보급로 ‘버마로드(Burma Road, 滇缅公路)’가 지나는 지역이다.
중일전쟁 최후의 보급로, 버마로드
1931년 일본은 민주사변을 일으켜 카지노 가입 쿠폰 동북지방을 점령했다. ‘만주국’을 세우며 대륙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더니, 1937년 7월 베이징 루거차오 사건을 빌미로 중일전쟁을 일으켰다. 일본군이 동부지방을 점령해나가는 가운데, 국민당 정부 중화민국 총통 장제스(蒋介石, 장개석)는 난징에서 국방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윈난성 주석 룽윈(龙云, 용윈)은 윈난 서부와 버마 북부를 거쳐 인도양까지 이어지는 도로와 철로 건설을 제안했다. 일본이 카지노 가입 쿠폰의 대외 통로를 끊고 홍콩과 베트남을 통한 물자 수송도 차단할 것을 예상하며 후방 보급로 확보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도로는 지방정부가 비용을 부담하고 중앙이 보조하며, 철로는 중앙이 비용을 부담하고 지방정부가 협력해 건설한다는 구상이었다. 경비와 기자재 문제로 철로 건설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윈난성의 역량만으로 도로 건설을 추진하게 되었다.
윈난 지역 구간은 959.4킬로미터. 쿤밍에서 다리 남쪽 시아관(下关)까지는 이미 길이 있었다. 시아관부터 바오산(保山), 룽링(龙陵), 망시(芒市)를 거쳐 국경 도시 완딩(畹町)까지 547.8킬로미터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건설을 맡았다. 완딩에서 라시오(Lashio) 구간 186.7킬로미터는 버마가 책임지기로 했다. 라시오에서부터는 버마 중앙철도와 연결돼 양곤까지 직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전서 항전 기념관에 전시된 버마로드 건설 당시 재현 모형공사는 1년 안에 완료하기로 했다. 무리한 일정이었다. 그 시절에 높은 산과 깊은 협곡을 가로지르는 대형 토목공사를 감당할 기술력이 있을 리 없다. 육군 공병대가 투입되긴 했지만, 위험천만한 대공사 현장을 지킨 것은 윈난성의 갑남을녀, 초동급부 20만 명이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을 보태 곡괭이질을 하고 돌을 날랐다. 그들은 9개월 만에 공정을 완료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6개의 산, 8곳의 절벽, 5개의 강을 건너는 험난한 공정 중에 3천 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와 땀으로 놓은 길이었다. 1938년 8월 개통된 버마로드를 통해 카지노 가입 쿠폰 농산물과 광물 자원이 수출됐고, 무기와 휘발유, 의약품 같은 군수물자가 카지노 가입 쿠폰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일본의 봉쇄전략을 무력화시킨 버마로드 건설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한국 배우 추자현과 카지노 가입 쿠폰 배우 우효광이 주인공을 맡은 43부작 카지노 가입 쿠폰 드라마 ‘영웅시대’다. 두 사람은 이 드라마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추며 결혼에까지 이르게 되어서, ‘추우 커플’을 탄생시킨 드라마로 불리고 있다.
항일전쟁 순국열사 국립묘지, 국상묘원
카지노 가입 쿠폰 동부 해안과 프랑스령 인도차이나까지 수중에 넣은 일본은 영국령 버마를 노렸다. 마지막 남은 원조 통로인 버마로드를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시기, 1941년 말 카지노 가입 쿠폰은 서부전선 수호를 위해 버마로 파병을 결정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근대사 최초의 해외 파병이었다. 이들이 바로 ‘카지노 가입 쿠폰 원정군’이다. 그러나 연합군은 전과를 올리지 못하고 1942년 8월 버마를 일본에 넘겨주고 말았다. 파병된 카지노 가입 쿠폰 원정군 10만 명 중 겨우 4만 명이 살아남았고, 탱크와 대포, 자동차 등은 모두 파괴되었다. 버마가 무너지며 접경 지역 텅충에도 일본군이 들이닥쳤다. 버마로드를 맨손으로 건설했던 윈난 서부 민초들이 이번에는 무기를 들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군과 지역민은 2년 4개월 간 항전하며 일본군의 윈난성 함락을 막아냈다. 1945년 6월에 문을 연 국상묘원은 서부 항전 당시 이렇게 희생된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묘원 입구에는 개방 시간인 9시가 되기 전부터 많은 카지노 가입 쿠폰인이 길게 줄을 서 참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외국인은 출입절차가 달라, 뜻하지 않게 신속 입장하는 행운을 얻었다. 살아있는 사람들 발소리가 아직 망자들을 깨우지 않은 고요한 아침, 카지노 가입 쿠폰 원정군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빼곡하게 새겨진 추모의 벽을 따라 나는 서남쪽 묘역으로 올라갔다. 텅충 수복 전투 중 희생된 미군 장병 등 19명의 연합군 전몰장병 무덤과 추모비 앞에서 헌화를 하는 사람이 보였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허리가 굽은 노인은 비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었다. 뒤편 언덕에는 세월만큼 높이 자란 나무들 사이로 이낀 낀 비석들이 낮게 줄지어 있었다. 방금 누가 놓고 간 것인지 흰 국화 한 송이는 나무그늘 아래서도 싱싱하게 반짝였다. 나는 잠든 용사들을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스레 발걸음은 딛으면서 언덕 위 위령탑을 향해 뻗은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국상묘원을 걸으면서 진정한 추모란 어떠해야 할까 생각했다. 역설적으로 우리 국립묘지와 효창공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독립운동가와 친일파가 함께 묻혀 있는 치욕적인 묘역, 국권을 회복한지 70년이 지나도록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안중근 의사의 가묘를 말이다.
조선인 위안부가 여기 카지노 가입 쿠폰
국상묘원 초입에는 ‘전서 항일 기념관(滇西抗日纪念馆)’이 있다. 일본의 군국주의 침략에 맞서 카지노 가입 쿠폰 서부전선에서 펼쳐졌던 항전 기록이 생생하게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보여주는 기록과 유물, 현장을 재현한 실물 모형 가운데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조선인 카지노 가입 쿠폰 사진이었다.
당시 윈난성 서부 일대에는 일본군 위안소가 여러 곳 있었다. 일본군이 카지노 가입 쿠폰 서부를 침략하기 위해 해발 2,200미터 송산에 기지를 건설하면서 위안소도 함께 만들었다. 식민지 조선에서 끌려온 카지노 가입 쿠폰도 이곳에 있었다. 1944년 9월 연합군이 촬영한 흑백 사진 속에는 송산 위안소에서 살아남은 카지노 가입 쿠폰가 있다. 사진 속 임신한 여성은 22살 조선인 박영심이다. 쿤밍 포로수용소에 수감될 당시 만삭이던 그녀는 이곳에서 아이를 사산했다. 쿤밍 포로수용소에는 조선인 여성이 23명이나 있었는데, 모두 버마와 인접한 윈난성 서부 바오산 지역 송산과 텅충에서 체포된 사람들이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고국은커녕 포로수용소에도 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군이 텅충을 수복하기 직전, 일본군이 텅충의 카지노 가입 쿠폰 30명을 총살하는 만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확인된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얼마나 많은 조선인 여성이 이역만리에서 소리 없이 스러졌을지, 윈난 서부 이 땅은 진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유엔기념공원 남쪽에 있는 나의 모교 동편에는 2015년 국립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들어섰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주된 출발지가 부산항이었기에, 부산항 제7부두와 제8부두에서 멀지 않은 이곳에 역사관이 건립된 것이다. 군함도로 끌려간 2천 명의 조선인도 부산항을 출발해 시모노세키를 향했고, 조선인 여성들도 이곳에서 배를 타고 버마와 싱가포르로 떠났다. 그래서 국립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전시에는 일본군 카지노 가입 쿠폰 관련 기록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 번 고향에 갈 때는 모교에 들러 유엔기념공원과 국립 일제강제동원역사관까지 가볼 참이다. 10살 천진난만한 눈으로 보았던 ‘자연’과는 또 다른 ‘역사’가 이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