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영혼의 치사량
아얏!
책상 위에서 사소한 짓을 벌이다 뾰족한 송곳에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쿡 찔렀다. 사소한 일이지만 꼭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다. 금세 송곳에 찔린 검지 손가락이 붉은 피로 물들었다. 붉은 피를 보니 다행이다.
붉은 피가 나오지 않았으면 응급실을 가야 할지도 모르니까. 나의 왼손이 오른손을 카지노 게임했다. 내가 나를 카지노 게임했다. 하긴 내가 겪는 물리적 고통의 대부분은 내 몸이 내 몸을 카지노 게임하는 거니까.
가장 안 좋은 상황은 불안하고 상처받은 영혼이 건강한 내 몸을 공격할 때다. 몇 번 그런 적이 있었다. 한번은 꽤 위험했었다. 불안한 영혼이 감당할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내 몸을 가격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내 몸에서 그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몇달 전에도 가방속에서 물건을 꺼내다 카지노 게임이 따끔했다. 마치 날카로운 칼날에 살이 베이는 기분이었는데 역시나 가방 안에 작은 칼날이 들어 있었다. 병원을 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베인 카지노 게임이 아무는데 일주일 이상 걸렸다.
이번에도 내 몸이 나를 카지노 게임했다. 그런데 우습게도 나는 몇 초 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그럼에도 나는 사소한 짓을 멈추지 않았다. 그럴 때가 있다. 안 좋은 일이 벌어질걸 예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