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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동휘 May 12. 2025

우리는 카지노 게임입니다.

나는 많은 것이 느리고 늦었다. 대학은 재수를 했고, 졸업도 간신히 했다. 알약을 제대로 삼킨 건 또래보다 늦었다. 그럴 때 나는 종종 생각한다. ‘내가 뭐 그렇지 뭐, 나는 패배자야. 나는 쓰레기야’ 등 나를 억압하는 말들을 내 안에 내뱉기도 한다.


그러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퀸의 노래들이 유행할 때 알게 된 곡이 있다. ‘We Are the Champions’란 곡이다. 희한할 정도로, We Are the Champions이란 가사가 많이 나온다. 어찌 보면, 이 단순함이 이 노래가 말하는 진리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나는 2가지를 배웠다.

먼저, ‘We’라는 주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나는 카지노 게임이다. 가 아니다. 우리는 카지노 게임이다. 나도 카지노 게임이고, 너도 카지노 게임이다. 우리라는 단어를 통해, 하나가 된 승리를 말한다. 물론 나만의 승리도, 가치 없진 않다. 하지만 ‘우리’라는 이름으로 승리할 때,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많은 스포츠가 팀전인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물론 꼭 팀으로 서 있어야만 운행이 가능한 스포츠도 있다. 하지만 팀의 승리가 값지려면, 개개인의 커리어 승리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패자도 승자도 없다는 논리다.

‘We Are the Champions’는 단순한 승리의 노래가 아니다. 이 곡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가사에서 프레디 머큐리는 “나는 내 몫을 치렀다. 시간마다. 나는 형을 살았다. 그러나 죄를 짓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실패와 고통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노래는 나에게 말한다. 너도 카지노 게임이야. 너의 실패와 늦음, 그 모든 것이 너를 더 강하게 만들었어. 너는 패배자가 아니야. 너는 쓰레기가 아니야. 너는 카지노 게임이야.


이제 나는 안다. 나의 늦음과 느림이 나를 더 깊게 만들었다는 것을. 나의 실패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함께 카지노 게임이다.

이제 나는 말할 수 있다. We Are the Champ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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