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아, <술과 카지노 쿠폰
안녕하세요.
상록의 서가입니다.
6월 달력을 기다리는 요즘 왠지 이른 느낌도 듭니다. 무언가 두고 와서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찝찝함도 있고요. 이렇게 허전할 때면 일기를 봅니다. 빼곡히 채운 검은 글씨를 보며 유려한 잉크처럼 시간을 부드럽게 지나왔다는 생각에 잠깁니다.
지난 5월에는 가족행사가 많았지요. 그런 날에는 더욱 떠오르는 이웃이 있어요. 각자의 사정으로 ‘가족’의 의미가 차가워지고, 종국에는 얼음이 된 사람들. 그들에겐 가족의 달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요. 오해와 상처로 복잡하게 얽힌 관계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저의 궁금증과 연관이 있는 책입니다. 결혼과 비혼을 넘어 돌봄, 부양, 독거 노인으로 이어지는 사회 문제를 핍진성 있게 그려낸 소설 <술과 카지노 쿠폰는 가족이라는 체제 안팎에서 개인의 행복을 향해 가는 여정을 밀도 있게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 난해한 갈등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7편의 단편으로 묶었습니다. 그 중 <술과 카지노 쿠폰 편과 <바다와 캥거루와 낙원의 밤을 추천 드려요.
<술과 카지노 쿠폰의 주인공 ‘나’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아이를 돌봐줄 이모님을 고용합니다. 보모 역할과 더불어 친정엄마 못지 않게 자신을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을 하게 됩니다.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보살펴 주는 이모님에게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님 집을 방문하게 되는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이모님에 대한 고마움이 부담으로 바뀌게 됩니다.
<바다와 캥거루와 낙원의 밤은 해피하우스를 관리하는 ‘나’는 건물주인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세입자를 매몰차게 대하며 월세를 독촉카지노 쿠폰. 특히 303호 세입자인 노파가 시한부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고독사로 인해 건물의 가치가 떨어질 것을 염려하여 ‘나’는 노인에게 퇴거하길 요구카지노 쿠폰. 하지만 노인은 몇 달이면 된다고, 여기서 죽지 않겠다고 호소카지노 쿠폰. 그러던 중 303호 노파가 응급실에 실려가고, 303호에 숨어 있던 존재가 드러나게 됩니다. 그 정체를 안 순간, 제가 부끄러워진 건 왜 일까요. 냉소적인 마음으로 가난한 이웃을 등한시 했던 제가 떠올라셔 였을까요. 다 읽은 후에는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책임이라는 여운도 남았습니다.
정한아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인 이 책의 각 단편을 읽고 다른 두 권의 책도 여지없이 재미있을 거란 믿음이 생길만큼 그녀의 통찰은 대단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비혼, 육아, 부양, 외로움이란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깊이 있게 관찰한 이 책은 한가지 주제로 귀결되는 듯 카지노 쿠폰. 어떤 선택을 하건 우리에게 빛나고 있을 연하고 순한 노오란색의 희망에 대해서요. 소설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지만, 우리 삶의 면면을 닮은 주인공과 인물들이 행복을 찾아가길 바라는 낙관적인 마음이 드네요.
이 책을 보며 누군가의 삶만을 돌보다 카지노 쿠폰의 세상을 잃어 버린 사람들은 동반 의존, 돌봄 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저도 저희 외할머니를 병간호 할 때, 제가 돌보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저도 이제는 스스로를 책망하는 시간에서 벗어나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다고 카지노 쿠폰에게 말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지칠 때가지요. 이 책을 통해 자기 카지노 쿠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여행은 어떤 평안을 가져다 줄지 기대가 됩니다.
이 책을 통해 독한 술 냄새를 감추기 위한 카지노 쿠폰 향이 아닌, 자연스러운 자신만의 향을 찾는 시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다음 달에 또 뵐게요.
상록의 서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