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바이 랜덤워크
'이론적으로(Total Bulls**t!)' 어떤 증권의 가격은 랜덤워크를 따르기에 어떤 계량적 방법을 사용해 체계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시카고 학파가 주장하는 것처럼 실제로 시장은 랜덤워크를 따를까? 사실 랜덤워크냐 아니냐를 증명하는 방법은 통계적으로 매우 간단하다. 가격 데이터를 주욱 긁어와서 소위 분산 스프레드라고 하는 것을 계산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분산 스프레드(Variance Spread)란 쉽게 말해 처음 데이터와 마지막 데이터 이 두 데이터만의 차이로 계산하는 분산값과 두 데이터 중간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들을 고려했을 때의 분산값의 차이를 의미한다. 한 번 아래의 두 그래프를 살펴보자. 왼쪽 그래프는 한쪽 방향으로 추세가 존재하는 데이터를 나타내고 있으며, 오른쪽 그래프는 반대로 추세 없이 위아래로 횡보하는 데이터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랜덤워크를 검증하는 방법은 매우 쉽다. 만약 가격이 랜덤워크를 따른다면 일간 분산(Daily Variance)과 카지노 게임 분산(Intraday Variance)의 값에는 차이가 없어야 한다. 만약 이 두 값 간에 차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우리는 가격이 랜덤워크를 따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고 이와 더불어 가격이 추세적인 성질을 보이는지 아니면 평균회귀적인 성질을 보이는지 또한 알 수 있다. 위의 계산상 명확하게 알 수 있듯이 만약 일간 분산이 카지노 게임 분산보다 크다면 우리는 가격이 추세적인 성질을 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반대로 카지노 게임 분산이 크다면 가격은 횡보하는 성질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까? 우리가 흔히 보는 나스닥 지수는 랜덤워크를 따르고 있을까? 아니면 추세 혹은 횡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을까? 나스닥 지수 선물 데이터를 통해 2000년부터 지금까지의 일간 분산 및 카지노 게임 분산 값을 계산해 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카지노 게임 분산을 계산하기 위해 사용한 카지노 게임 데이터 빈도는 한 시간이다.
결과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나스닥 지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장중에 추세적인 성질을 보인다. 우리가 계산한 분산 스프레드가 대부분 양수 값을 가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러한 분산 스프레드 값은 닷컴 버블,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 사태, 러우 전쟁 및 금리 인상기 등 시장에 크고 작은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 더욱 폭발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인간은 탐욕보다는 공포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시장에 위기가 닥치게 되면 시장참여자들은 '일단 살고 보자'는 식으로 시장에 주식을 대량 투매한다.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에는 주가지수가 한 방향으로 주욱 흘러내리는 이유다. 이런 경우 변동성은 폭발하는 동시에 주가의 자기상관성은 계속해서 강화되는 상황이 펼쳐지며, 이런 날이 바로 장중 모멘텀 전략을 펼치기에 딱 좋은 날이다.
# 분산 스프레드를 복제하는 카지노 게임 모멘텀 전략
결국 장중에 추세를 보고 그 추세의 방향대로 베팅하는 장중 모멘텀 전략의 페이오프는 분산 스프레드 값에 비례할 것이라고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이 분산 스프레드라는 값을 장중 모멘텀 전략으로 치환할 수 있을까? 사실 장중 모멘텀 전략을 구현하는 방법은 분산 스프레드를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다. 장중 모멘텀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특정 시점에 얼마만큼의 포지션, 즉 얼마만큼의 델타를 가져갈 것이냐만 정하면 되는데, 여기서 분산 스프레드를 복제하는 페이오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델타값은 바로 전일 장 마감 때부터 현재까지의 수익률이다.
만약 델타를 이렇게 정의한 후 이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매매를 지속하게 되면 수학적으로 장중 모멘텀 전략의 페이오프는 아래와 같이 분산 스프레드 값의 절반으로 정확하게 복제가 된다.
결론적으로 장중 모멘텀 전략의 페이오프는 앞서 추론한 바와 같이 특정 기간 동안의 일간 분산과 장중 분산의 차이에 비례하며, 또한 이 전략을 금융공학적으로 분해해 보자면 1) 일간으로 실현 변동성을 픽싱하는 일간 분산 스왑을 매수하는 동시에 2) 장중에 주기적으로 변동성을 픽싱하는(즉, 델타 헤지를 하는) 장중 분산 스왑을 매도하는 포지션이 된다. (분산 스왑(Variance Swap)이라는 장외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이후 새로운 포스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결국 서로 다른 델타 헤징 주기를 가지고 있는 분산 스왑을 롱숏하는 것이 바로 이 장중 모멘텀 전략의 본질이다. 매도 방향에서 보다 자주 델타를 틀어막게 되면 전체 포지션 상으로는 추세의 방향대로 델타를 태우는 효과가 발생하고 이는숏 감마 포지션의 델타 헤징 스킴과 동일해진다.
자, 이제 전략의 모델링을 끝냈으니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구현을 해보도록 하자. 이론적인 내용은 쉬워 보여도 모델을 실제 구현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특히나 오버나잇 포지션을 가져가지 않는 장중 트레이딩 전략의 경우에는 너무나도 쉽게 모델과 실제 성과 간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실제 매매 환경과 최대한의 싱크로율을 가질 수 있게끔 백테스팅 엔진을 제작하는 데 있어 굉장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이슈는 포지션이 꽤나 헤비한 기관투자자에게 있어 정말로 중요한 사항이다.
위에서 한 시간 단위의 카지노 게임 분산 값을 계산했기 때문에 여기서도 오전 9시 반에 뉴욕 장이 개시하고 나서 매시간마다 전일 종가 대비 수익률을 계산한 뒤 그만큼을 포지션으로 가져간다. 또한 델타를 계산한 후에는 해당 포지션만큼의 주문을 그다음 한 시간 동안 시장가 주문 TWAP(Time Weighted Average Price)으로 체결시킨다. 또한 오버나잇 포지션을 가져가지 않으므로 15시에는 들고 있는 잔여 포지션에 대해 전량 언와인딩 주문을 실행한다.
더불어 추세의 방향이 급격하게 반전되거나 가격이 별다른 추세를 보이지 못하고 장중에 계속해서 횡보하는 경우에는 장중 모멘텀 전략이 수익 없이 거래비용만 지불하고 계속해서 손절을 하다가 끝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잡음 영역에서 횡보하다가 장이 끝나는 경우에는 오히려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거래비용 및 손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는 0.5% 단위로 잡음 영역을 정의하기 위한 역치를 설정해 가격이 해당 구간 밖으로 튀어나오는 경우에만 추세가 있다 판단해 포지션을 잡을 수 있도록 각 역치에 따른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러한 스킴에 따라 장중 모멘텀 전략을 구현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각각은 S&P 500 지수 선물과 나스닥 100 지수 선물에 대한 백테스팅 결과, 그리고 이 둘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운용했을 때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S&P 500 지수 선물에서는 역치를 설정하는 것에 대한 효과가 미미해 보이지만, 나스닥 100 지수 선물에서는 그 효과가 확연히 드러난다. 결국 장중 모멘텀 전략은 옵션 스트래들을 매수하는 변동성 매수 포지션이기 때문에 장중에 가격이 횡보하는 경우에는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추세를 식별하도록 도와주는 이러한 필터는 거짓 신호를 배제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 포트폴리오 성과 또한 2% 필터를 적용한 결과다.
또한 이렇게 구현한 장중 모멘텀 전략의 페이오프는 우리가 예상한 그대로 분산 스프레드 값에 비례하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수식에 나와있는 그대로 전략을 구현했으니 거래비용 및 체결시간으로 인한 괴리를 제외한다면 분산 스프레드와 장중 모멘텀 손익이 1:1의 관계를 가지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결과다. 추가적으로 아래 두 번째 그래프는 장중 모멘텀 전략의 성과와 기초자산 성과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해당 전략은 옵션 스트래들을 복제하는 포지션이므로 옵션 스트래들을 매수했을 때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카지노 게임 모멘텀 전략 = 저비용 테일 리스크 헤지 전략
"선승이후구전(先勝而後求戰)" 먼저 이겨놓고 그 후에 전쟁을 치른다. 손자병법 『형편』에 나오는 말이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겨놓은 다음에 싸우려 하며,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달려든 다음에 승리를 구하려 한다는 뜻이다. 병법의 기본은 모름지기 승리할 수 있는 판을 미리 깔아놓는 것, 다시 말해 대비를 해놓는 것이다. 매일이 전쟁이며 전투인 트레이딩 또한 마찬가지다. 게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게임오버를 면해야 한다.
장중 모멘텀 전략 같은 테일 리스크 헤지 전략은 바로 이런 게임오버를 방지하기 위한 제갈량의 비단주머니와도 같다. 심지어 계속해서 세타 손실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옵션 매수 전략과 다르게 해당 전략의 구현 비용은 매우 저렴하다. 평소에는 거의 플랫한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봐도 무방하다. 만약 이 또한 아깝다 생각한다면마켓 감마를 추정해 시장이 숏 감마에 걸려 있는 상황이나 변동성이 커진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만 전술적으로 전략을 운용하는 것 또한 방법이다. 물론 이러한 추정은 또 다른 모델의 도입을 야기하지만 말이다.
금융시장에서의 플레이는 언제나 찰나의 일격에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항상 나의 허점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위험 자산에 대한 베타 포지션 혹은 변동성 캐리 전략을 운용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그것이 쉽게 오지 않는다 생각해서는 안되며 항상 블랙 스완을 경계하고 또 블랙 스완에 대한 방어책 혹은 오히려 블랙 스완을 역이용할 수 있는 안티프래질한 전략들을 구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장중 모멘텀 전략은 이러한 안티프래질한 전략 군의 후보가 될 수 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의 거시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장중 영역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보다 더 조밀한 시선과 디테일한 사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