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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인드박 Nov 11. 2019

우리 모두는 카지노 게임자다

수영장에 매일 간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레인은 언제나 붐볐다.

가운데 그렇게 서있지 말라고!

아저씨가 쏘아붙이며 내게 말했다.동문화센터의 수영장,카지노 게임레인의 첫날. 반가운 환영인사를 받았다.

아-네네 ㅠㅠ

나는 대답하고 레인옆으로 몸을 옮겼다. 하지만, 아주머니들 틈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중앙을 제외하면 좌우로 2-3명이 몰려있었다.

동문화센터의 수영장,카지노 게임레인은 붐볐다.

카지노 게임수영장 (출처-픽사베이)

동문화센터는 4개의 레인이 있었다. 카지노 게임, 중급, 고급, 최고급이었다.

코스요리처럼 나눠져있었다. 등급의 기준은 없었다. 그저 그렇게 구분이 되었던 것 뿐이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일단 등록한지 얼마안된 사람으로써, 겸손의 마음으로 카지노 게임부터 차근차근 올라가야지 했던 나의 첫주, 동문화센터는 나의 기대를 깨버렸다.


카지노 게임레인은 늘 붐볐다. 수영도 수영이지만, 카지노 게임레인에는 독특한 분들이 내 시선을 끌었다. 레인 옆주변에서 강습을 하는 남자가 있었다. 자유수영시간이었지만, 그는 아주머니들과 아저씨들을 코치했다.

자유형에서 팔을 좀더 펴시고요.아이 무릎을 피셔야죠

나이드신 아주머니들이 그에게 귀를 기울렸다.

카지노 게임레인에서 그의 말을 따라 다들 비슷하게 수영을 하고 있었다. 물을 거스르며, 물을 튀기며 앞으로 힘겹게 나아갔다. 자칭 강사인 그의 수영도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분노의 스위머 할머니도 계셨다.

아푸-아푸-아푸

할머니는 자신의 앞에 거슬리는 물살에 강한 싸대기를 날리듯, 연속스윙을 하며 앞으로 나가려 하셨다. 스윙한만큼 물도 저항했고, 할머니는 더디게 나아가셨다. 홀로수영장 물과 사투를 벌이는 듯했다. 물이 사방에 튀겼다. 할머니가 나아가면, 뒤에 교통체증이 생겼다.


카지노 게임레인 반장아저씨, 레인의 리더, 통솔자역할을 자처하시는 분.

내게 가운데 서있지 말라고 했던 그 아저씨였다. 사람들이 카지노 게임레인에 몰려있으면, 빨리가라고 지시했다. 자유수영이 끝나면, 레인을 돌려빼어 그 다음 수영댄스수업을 도왔다. 반대면 사람들에게 레인 정리를 시키기도 했다. 매일 빠지지 않고 나오시는, 수영강사분과 친한 듯, 동네 수영장 유지와 같은 분이었다. 하지만, 수영실력은 뜻밖이었다.강아지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수영으로 한번, 수달처럼 뒤로 누워서 다시 한번, 두번의 드릴을 반복했다.


사실 카지노 게임레인에서 나는 겸손히 수영을 시작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고 배울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은 늘 만많았고 붐볐다. 아동부까지 같이 하는 토요일이면, 카지노 게임레인은 아수라장이었다. 제대로된 수영한번 하지 못하고, 늘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어느날, 집에서 더디게 출발해서 10분 늦게 수영장에 도착했다. 남자 탈의실까지 걸어가는 길, 1층에서 지하1층 수영장을 바라보았다. 위에서 바라보니, 수영장 레인별로 밀집도가 확연했다. 밀집도가 제일 높은 카지노 게임, 그 다음이 중급, 고급, 최고급순이었다. 내 눈길을 끈 것은 최고급 레인이었다. 그 곳은 2-3명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내가 원하는 수영이었다.그리 힘을 많이 쓰지 않으며, 물살을 가지고 노는 듯 하는 수영.


반면, 카지노 게임레인을 바라보았다. 양옆에 3-4명씩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분노의 수영으로 여전히 물과 사투를 벌이시는할머니, 옆에서는 사설강습을 하는 카지노 게임인, 수달처럼 뒤로 수영을 하는 레인의리더 아저씨, 다양한 사람들이 오밀조밀 다닥다닥 모여있었다. 마치 정체된 도로의 차들처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것처럼 오늘도 카지노 게임레인의 수영인들은 자신만의 수영을 하고 있었다.


저리로 가면 안되겠다. 나는 결심했다.

나는 저렇게 수영을 하고 싶지 않았다. 물을 거스르며 힘들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한번 끝으로 가면, 숨이 차올라 한동안 숨을 골라야 하는 수영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물의 흐름을 느끼며, 그 흐름을 타는 수영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 나아가는 수영을, 끝까지가도 숨이 차지 않은 힘들이지 않는 수영을 하고 싶었다.


그 날부터 나는 카지노 게임레인을 나왔다. 아무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내가 카지노 게임인지, 중급인지, 고급인지, 최고급인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였다. 나는 중급레인에서 고급레인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 레인에는 내가 닮고 싶은,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의 수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수경을 통해 그들을 따라가며, 그들의 영법을 관찰하며 따라하려고 했다. 하루 이틀 그들을 따라하며, 나는 내가 물을 거슬르지 않고, 물의 흐름을 조금씩 익히는 것을 체득했다.


그리고, 어느날, 나는 최고급레인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물살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자유롭게 턴을 하며, 계속 쉬지않고 물살을 가르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을 따라갔고, 수경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수영을 하는지를 보았다. 그들을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물을 내것으로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는데 쓰고 있었다. 나는 수경을 통해 그들을 보고 따라했다. 그들은 멈춰 있을때 이야기하지 않았다. 단지 숨을 고르고내 수영에만 신경을 썼을 뿐이었다.


카지노 게임수영장 (출처-픽사베이)

지금도 나는 수영장에 간다. 동문화센터수영장.

하지만, 나는 최고급 레인으로 가서 수영을 하고 온다.

나는, 우리는 최고급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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