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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su Mar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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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나고 할머니가 왔다.

아이고, 빌어 쳐 먹을 년.

내 이럴 줄 알았다. 궁합이 안 맞다고 내가 진즉에 안 된 다했는데,아이고. 쳐 죽일 년, 망할 년.


내내 기다리던 아빠는 오지 않고 할머니가 왔다.

엄마가 언제 나갔냐고, 누구랑 나갔냐고 할머니는 나에게 캐물었지만 나는 입이 붙어버렸다.


엄마가 나가는 걸 보고도 잡지 않았다고 혼날 것 같아서엄마가 나가는 걸 봤다는 소린 할 수 없었다.


아이고, 망할 년, 쪼사죽일 년. 할머니는 욕 아닌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처럼 끊임없이 욕을 하셨고,

엉망인 집을 정리하셨다. 그리고 뜨거운 물을끓여 우리 삼 남매를 목욕시켰다.


머리숱이 많다고 화를 내셨고, 때가 많이 나온다며 등을 때렸지만 울면 더 혼날 것 같아서

피부가 벌게지고 아파도 꾹 참았다. 다음 날 할머니는 집안에 이불을 죄다 빨아 햇볕에 널었고,

정오 무렵우리 남매들을 팬티만 입혀 동네 어귀에 앉혔다.

몸에 김장비닐을 두르고 큰 은색 쟁반을 받치라 하셨다.

참빗으로 머릴 싹싹 빗어 머릿니를 골라내고 은색 쟁반 위에서 이를 톡톡 터뜨려 죽였다.


누가 내 몸을 볼까 봐 창피해서 몸을 웅크리면 할머니는 머리를 빗기 힘들다며 때렸다.


벌거벗은 우리 삼 남매를 우리 동네에서 나를 좋아한다고 소문났던 친구 준호도 낯선 듯 바라보고,

내가 좋아하던 준호네 형은그런 준호 손을 잡아당기며 걸음을 재촉했다.


동네 아줌마들은 지나가며맨날 싸우는 소리가 나더니 결국은 집을 나갔나 보다 했다.

그 소릴 들은 할머니는 여편네들이 게을러터져서 일은 안 하고 주둥이만 나불댄다며 욕을 했다.


어떤 독한 년이 애를 셋이나 쳐내버려 놓고 가냐고, 집안은 거지꼴로 만들어놓고.

맨날 천날 모여서 집구석에 앉아서 고스톱이나 쳐대고,

외간 남자랑 시시덕대는 그런 년을 누가 데리고 사냐고

온 동네 사람 다 들으라는 뜻 쩌렁쩌렁 큰 소리를 지르셨다.


아닌데, 아빠가 엄마를 때렸는데.

아빠가 서랍장도 넘어뜨리고, 옷도 던졌는데.

옷걸이도 부러뜨렸는데.

아닌데. 고스톱 안쳤는데..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할머니가 너무 온라인 카지노 게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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