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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랜덤초이 Apr 18. 2025

환영의 거래 (Hallucinations) EP22

Ⅵ.Due Diligence②

본사 20층CEO 집무실


CEO 집무실은 비서의 자리 옆으로 난입구로 들어가 대기공간을 지나야 입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무실에서 나올 때는홀(hall)로 연결된 문으로 바로 나올 수 있는 구조였다.


들어가는 입구와 나오는 출구의 동선을 따로 둔 점이 생소한 방식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출입(出入) 동선(動線)을 분리해 놓으면 서로 다른일정 참여자들 간에

비서의 안내에 따라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드나들게통제할 수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아마도 대기업 CEO라면 중요하고 때론 비밀스러운 회의도 필요하기에 이런 구조로 집무실을 만든 거라고 생각했다.


팀장에서 리더로 승진한 후,

처음 CEO 집무실에 호출되었을 때는 이런 독특한 동선 통제가 낯설게 느껴졌지만 어차피 아무도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니 기현 스스로그렇게 해야 할 그럴듯한 이유를 상상하게 되었다.


집무실 옆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던 카지노 가입 쿠폰은 비서의 안내로 집무실에 들어갔다.


집무실 안에서 CEO는 누군가와 아직 대화가 끝나지 않은 듯 함께 있었고,

카지노 가입 쿠폰은 CEO에게 뭔가 이유가 있었기에 손님과 있는 자리에자신을 부른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카지노 가입 쿠폰은 집무실 내의 손님에개의치 않고 CEO에게고개 숙여 인사했다.


"권기현입니다. 찾으셨습니까?"


"어 그래 권대리 어서 와"카지노 가입 쿠폰은 CEO가리더로 진급한 자신을 대리하고 부르자잠시 어리둥절했다.


'어 뭐지 동명이인(同名異人)을 비서가 잘못 부른 건가? 내가 대리였던 건 벌써 한참 더 전인데...'


"여어 권대리 오랜만이야"

CEO와 담소를 나누던 사람이 고개를 돌려 카지노 가입 쿠폰을 확인하고는 웃는 얼굴로 그를 권대리라 불렀다.


"앗 안녕하십니까"

집무실에서 CEO와 대화 중이던 사람은과거 카지노 가입 쿠폰이 상사로 모셨던 조규혁이었다.

조규혁은 과거 JM텔레콤 CSO를 역임 후 퇴사하였고,

이후케이블 TV 사업을 하는 QN방송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분이었다.


"여기 조규혁 대표가 나랑 아주 잘 아는 사이인데, 내가 뭘 좀 부탁하려고 만났더니 우리 권기현 리더를 잘 알고 있더라고. 대리 때 같이 일했다고?"


CEO는 카지노 가입 쿠폰과 조규혁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조 대표를 초빙한이유를 말해주었다.

회사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케이블 TV산업군 내의회사를 인수하려 검토하면서

아무래도 해당 산업의 사업운영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게서 도움을 얻고 싶었던 것이었다.


마침 평소 알고 지내던 조규혁 대표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것을 알게 되자

CEO는 적극적인 영입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여러 얘기를 나누던 중조대표가 카지노 가입 쿠폰을 알고 있다고 말하자,

CEO는기현을 불러서 조규혁 대표의 마음을 사려했던 것이었다.


이미 카지노 가입 쿠폰이 오기 전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얘기가 있었던 듯,

조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보름 후 다시 뵙겠다고 얘기했고,

CEO는 기현에게 그 사이 조대표가 출근하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으라고 지시했다.


조 대표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직장생활 경험 중참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던 존경할 만한 보스였다.

어려운 일을 갑자기 맡아꼬여있는 상황을 직면한 카지노 가입 쿠폰의 입장에선

자신이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그것도 CEO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레벨의 상사가 함께 일하게 되자확실한우군(友軍)을 맞이한 것 같은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카지노 가입 쿠폰은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CEO의 집무실을 나올 수 있었다.




CEO가 M&A지원을 위해'조규혁 대표'라는 사람을 자문역으로 영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M&A TF를 맡고 있던 민상무는 다시금 카지노 가입 쿠폰을 그의 집무실로 불렀다.


"권기현, 그 조규혁 대표라는 사람을 잘 안다며? 어떤 사람이야?"


"아 컨설팅 회사에 근무하시다 JM텔레콤 CSO를 하신 분인데,케이블 TV QN방송의대표직을 수행하셨어서CEO께서 일부러 조인(join) 요청하신 것 같습니다" 기현은 최대한 간단하게 그의 이력을 설명했다.


"어 그래? 그 양반더러 너무 오버하지 말라고 해. Deal 다 끝났는데 와서 이상한 소리 하면 일만 복잡해져"

민상무는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말했던 것처럼 조대표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


"아 조대표께는 아마 따로 CFO나 CEO께서 커뮤니케이션하실것 같은데요

제가 뭐 그분께 Deal에 대해알려드릴 내용은 없고
그분이회사 운영 시너지를검토하실 때 내부 소통만 도와드리는 정도 하게 될것 같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조대표가 민상무의 상사인 CFO나 그보다도 위인 CEO와 직접 소통한다는 점을 일부러 강조했다.

그건 민상무가조대표를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못했으면하는 이유에서였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한 말의 뉘앙스가 전달되었는지 민상무는 더욱 짜증스러운 말투로 카지노 가입 쿠폰을 다그쳤다.

"아 몰라 아무튼 당신은 조대표가 쓸데없는 얘기하지 않도록 잘 말해두라고..."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런 말을전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지만 그럴 위치라 하더라도 굳이 전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다.




조대표가 회사의M&A 프로젝트에 자문역으로 투입되자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천지방송의 경영현황에 대한 공시자료들이었다.


하루정도 준비된 자료들을 살펴보고 나자다음날은 바로 M&A TF의윤 팀장으로부터기업가치평가 근거에 대한 설명을 듣기로 했고 기현은 둘 사이의 미팅을 어레인지 해주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자신이 맡은 고유업무 수행을 위해 CSO 조직 산하리더 미팅에 참석하고 있을 때

조규혁 대표에게 밸류에이션 보고를 하던 윤 팀장으로부터 급한 연락이 왔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CEO가 지시한 프로젝트에 관계된 일이었기에 CSO의 양해를 구하고 회의실 밖에서 전화를 받았다.


"권 리더님 큰일 났는데요"


"네 왜요?"

갑작스레 전화를 건 윤 팀장의 호들갑스러운 반응에 기현은 이유를 물었다.


"새로 오신 자문님이 저희가 valuation 한 기업가치 평가가 틀렸다고 많이 뭐라 하시는데요 ㅠㅜ

모델에 적용된 가정들을 바꿔서 다시 해서 가져오라고 하세요

민상무님이 IB(투자은행)에 시켜서 조정하라고 했던 가중치나 가정사항들을 바로 지적하시더라고요"


역시 조대표의 실력은 확실했다.

하루 정도 데이터를 살펴본 것 만으로 TF의 복잡한 가치평가 모델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이었다.


"CEO께서 직접 인볼브(involve) 시킨 분인데, 그러면 요청대로 수정해서 보여드리면 되지 않나요?"

기현 역시 내심 수정된 자료가 필요했기에 조대표의 요청에 힘을 싣고 싶었다.


"근데 민상무님께 얘기하니 절대로 모델의 가정을바꿔서 보고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가정을 바꾸면 이전에 보고했던 수치랑 너무 크게결과가 바뀌어서...이를 어쩌죠?"


기현으로서도 참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조대표와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는 실무적 지원을 받을 인적자원이나 네트워크가 없었고,

M&A TF는 완강하게 자신들의 정보와 자료를 통제하고 있으니 잘못하면 죽도 밥도 안될 상황이었다.


"휴우... 일단은 제가 조규혁 대표님께 한 번 여쭤볼게요어떻게 하실지..."

당황한 윤 팀장을 진정시키고 전화를 끊자 때마침 조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권기현, 잠깐 볼 수 있을까?" 조대표의 목소리도 왠지 심상치 않았다.


"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내려가겠습니다"

4층에 위치한 자문실에서 조대표를 만나자 그는 기현에게 CFO에 대해 먼저 물었다.


"김희주 부사장이지? 당신네 CFO.

얼마 전에 CEO 소개로 셋이서 같이 식사를 했었는데...

그 사람은 이번 M&A에 얼마나 관여하고 있어?"


"글쎄요 제가 직접 확인하진 못했는데 윤 팀장 말로는 민상무라고 이번 거래를 담당하는 임원을 통해서 보고를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직접 인볼브 해서 일을 하고 있지는 않고?


"네 실무적인 부분은 다 민상무 소관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기현은 아는 대로만 얘기했다.


"그 민상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M&A에 대해전문성이 있는사람은 아닌가 보지?"


조대표의 질문에 뭔가 이미 짐작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카지노 가입 쿠폰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기로 했다.


"네 그런 걸로 아는데요. 근데대표님은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조 대표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질문에 윤 팀장의 보고를 받으며 있었던 얘기를 전했다.


그의 얘기인즉슨

기업의 가치 평가를 위한 DCF 모델 로직이 처음 보는 방식이란 것이었다.


"원래 기업을 매수하는 측에선 당연히 인수 대상 기업이 가진독립적 기업가치를 먼저 평가하고

그렇게 평가된 기업가치에다가인수 후 기대되는 M&A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그 두 가지 가치평가 결과 사이에서 거래가격을 결정하지

근데 이 친구들은 자기들이 그냥희망 회로를 돌려서 만든 모든 시너지를 거래 가격에반영한 것 같아"


이어지는 조대표의 얘기도 뼈아픈 지적이었다.


"기업을 매각하는 매도인 측이 그렇게 모델링을 해서 제시해도

매수인 측에선 가정된 조건이 맞는지를 챙겨봐야 할 텐데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나 보지?"


기현은 조대표의 지적을 듣자 어쩔 수 없이 그가 발견한 사실들을 좀 순화하여 조대표에게도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제가 생각해도 지금 추진되는 M&A에는 의심스러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CEO께선 대표님이나 저에게 제대로 검토하고 의견을 달라고 하셨잖아요?

확실히 검토하려 해도 현재 관련 정보를 TF가 틀어쥐고 있는 상태에서 싸우자는 듯 달려들기도 어렵기는 합니다.

제 생각엔 곧 천지방송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될 테니 거기서 확인되는 정보를 빌미로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현의 의견을 듣자 조대표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듯했다.


"CEO나 CFO가 이 거래를 반드시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나...? 아니면..."




자문역으로 영입되어 비밀리에 추진 중인 M&A를 다루게 된 이상,

조대표도 성급하게 판단하고 액션에 옮길 입장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일단 기현의 말대로 1분기 실적 발표 때까지를 타깃으로 삼고 CEO와 커뮤니케이션할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마음을 굳히고 나서 조규혁은 카지노 가입 쿠폰과반주를 곁들인식사를하며 안타까운 듯얘기했다.


"CFO 쪽 사람들이 이거 Due Diligence가 뭔지도모르는 거 아니야?"


"네 지금 민상무가 얘기하는 걸로 보면 천지 측에서는 계약부터 먼저 체결해야

제대로 된 실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인 듯한데...

그러면 뭐 물건도 보지 못하고 도장부터 찍으라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네요"

카지노 가입 쿠폰은 조대표의 걱정에 호응하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래Due Diligence는 M&A에서의 '기업 실사'를 얘기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선관주의 의무(善管注意義務, duty of due diligence)를 얘기할 때도

Due diligence라고 하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라고 하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게 정직(正直) 해야 하는 건데...

이 사람들은 분명히 뭘 감추고 있는 것 같거든

나야 뭐 자문역이니 지나가는 사람이지만 당신은 이 회사에서 직장생활 대부분을 하고 있는데

어떡하지 이러다 큰일 날 수도 있겠어..."


조규혁 대표의 취중 우려를 듣고 기현 역시 무거운 감정이 생기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사업부서에서 저런 거래를 하겠다고 달려들어도 그런 리스크를 찾아 뜯어말려야 하는 게 CFO 조직이야

그런데어떻게 이렇게까지 사실과 괴리가 큰자료로 CEO의 눈을 가리고 있는 거지?

CEO는 정말 저들이 이러고 있는 걸 모르시나?"


기현은 마땅히 조대표의 얘기에 답할 정보가 없었고 그저 묵묵히 그의 말을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자 아무튼나는 나대로이쪽에 내가 아는 네트워크를 동원해서 분위기 좀 볼 테니까

당신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해야겠어"


"네 명심하겠습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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