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태어났을 때 당신은 울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웃을 수 있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화이트 엘크
버킷리스트 작성해 보신 적 있나요? 당신이 세상을 떠날 때 웃을 수 있을 만큼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대낮이지만 불을 켜야 했던 흐린 어느 추석 날이었다. 정식 입주를 앞두고 명절을 지내려 잠시 와 있던 때 누군가 벨을 눌렀다. 새 집에 온 첫 손님이 누구인지 확인하신 엄마는 나와 동생에게 나오지 말라고 당부하시며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하셨다. 웅성거리는 소리, 대여섯은 되는 장정들이 몰려온 듯했고언뜻 들리는 말소리에 카지노 가입 쿠폰 집을 지은 목수와 그 외 업자들 같았다. 몇 마디 말이 오가더니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져 갔다. 가만히 있어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이거 놔! 놓으라고! 왜 카지노 가입 쿠폰 남편 멱살을 잡고 난린데!"
밖에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에 귀가 커지고 눈이 커졌다.
"당신들 카지노 가입 쿠폰 집에서 돈이 얼마가 나가기까지 뭐 하느라 저 사람한테 돈 한 푼도 못 받고 지금 여기 와서 행패를 부려요?"
"돈을 줬다고요?"
"안 그러면 저 사람이 집을 지었겠어요? 우리 애 아빠가바빠서 잘 알아보지도 못하고 문중 사람 지인이라고 해서 믿고 맡겼는데 일을 이렇게 해요? 하도 속을 썩여서 좀 알아봤더니 순 이런 식으로돈 빼돌리며 집 카지노 가입 쿠폰 사람이라고말이 많던데 당신들도 당했네요"
방바닥이 엉덩이를 걷어 찬 듯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아저씨들, 지금 이 아저씨한테 속고 계시는 거예요. 우리 옆집은 견본으로 저렴하게 지어주고 우리 뒷 집은 본인 지인이라 싸게 지어주고, 그 지인 소개받은 우리 집에서돈 빼먹으려고 처음에 계약했던 대로 안 하고자기 멋대로 지어놓고 돈은 돈대로 받았는데, 우리 집에서 돈 안 줘서 아저씨들한테 돈 못 준다고 하던가요? 그래서 이렇게 명절 아침부터 남의 집에 쳐들어 오고요? 한쪽 말만 듣고 이러시는 거 아니죠. 지금 우리 엄마 아빠가 순하셔서 그렇지 저 같으면 계약 위반이니 고소를 해서라도 집 다시 지으라고 해요. 우리 아빠가 지정한 철근이 아닌 더 약한 철근을 썼다면서요. 우리 엄마가 모를 줄 알고 그러셨어요? 증거 다 있어요. 시정하라고 했다는데 그대로 진행했고, 거실 천장 디자인도 다른 건축 자재들도 저 아저씨가 계약과 다르게 했고, 하다 못해 외부 벽돌도 처음에는 저희 엄마가 고른 벽돌 사용하겠다고 해놓고 막상 벽돌 쓸 때 되니 공장에 없다고 다른 벽돌 쓴다고 해서 엄마가 직접 공장까지 가서 공장장한테 확인받고 약속받고 오셨다는데, 그런 사실 하나도 모르시나 보네요. 저희 아빠가 타지에 계셔서 자주 못 오셨고 엄마도 사는 곳에서 멀어 가끔 오셔서 확인하셨다는데, 제가 대충 스쳐 들은 게 이만큼인데더 얼마나 속였는지 또 모르지요. 어느 쪽에 항의를 해야 할지 잘 생각해 보세요!"
목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시간이 멈춘 듯 미동도 없이 놀란 얼굴로 얼어있다가 동시에 녹아 주문이라도 걸린 듯 스스륵 현관 밖으로 줄줄이 나갔다. 아무도 어떤 말도 없이 조용히. 당황했을 테다. 이제 스물한 살짜리가 붉으락푸르락하는 얼굴로 발음 한 번 꼬이지 않고 쏘아댔으니.
"딸자식 한 번 자알 키워놨네. 싸가지 없이 어른 앞에서 따박따박"
"그래요. 저 싸가지 없어요. 그러는 아저씨는 양심이 없네요? 어디서 사기를 쳐요! 당장 고소할까요? 저는 우리 엄마 아빠랑 다르거든요!"
얼른 방에 다시 들어가라며 잡아끄는 엄마 손을뿌리치고 왜 우리 아빠 멱살을 잡았냐고 폭행죄로 신고한다며 방방 뛰는딸을 더는막지 못하고 가만히 서 계시는 엄마와 아빠. 그맞은편에 서 있던 목수도 더는 잔금 몇 푼을 받아내겠다고 버틸 힘이없는지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하고 싶은 많은 것 중 꼭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했다. 떠오르는 것들을 나열해 보는데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한 가지를 무시할 수가 없다. 부모님 댁 자리에 카지노 가입 쿠폰을 다시 올려드리는 것. 바란 적도 말한 적도 없지만 장녀로서 해야 할 숙제 같다는 생각이 뇌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지 20년이 넘었다. 사시는 내내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들이 있는 집, 그 자리에 엄마가 원하시는 대로 아빠가 원하시는 대로 다시 멋지게 올라간다면 보고 있는 매일이 설렐 것 같다. 그렇게 보니 숙제보다는완료한다면 스스로도 뿌듯하겠다 싶은 순수한 바람인 것 같기도 하다.
숙제든 바람이든 밤이면 잠자리에 누워 잠들기 전까지 설계를 한다. 층층이 입주한 가게들 간판까지 걸었다가도 어느 날은 토목공사부터 다시 하기도 한다. 대지 면적 대비 주차장 면적을 뺀 건평을 계산해 보고 1층은 통으로 임대를 내줄 건지 분리를 할 것인지, 가게 입구는 어느 방향으로 낼 것인지, 어떤 날은 화장실과 카지노 가입 쿠폰 입구의 방향은 물론 카지노 가입 쿠폰 외부의 디자인이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그렇게 매일 밤 머릿속에서 지어지는 그 카지노 가입 쿠폰이 눈앞에 세워지는 날이 너무 멀지 않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