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로운 사람이 되어라.
우리는 어려서부터 여러가지 교육을 받고 자란다. 의무교육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 형제관계, 교우관계로부터 배우는 것도 있다. 그런식의 인풋이 쌓이다가 사춘기를 거쳐 정체성으로 확립되고 나면 평생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 된다. 죽었다가 살아난 다던가, 종교에 귀의해 깨달음을 얻는 등의 희귀한 경우가 아닌 이상 바뀌지 않는다. 남을 속이지 말라던가, 법을 잘 지키라던가, 이런 당연한 것들을 인풋으로 받지 못한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기꾼이 된다. 이는 정체성이기 때문에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나를 한번이라도 속인 사람과 관계를 계속 한다던가, 사기 전과가 있는 사람을 정치인으로 뽑는 일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내게 박혀있는 수많은 개념 중에는 불필요한 것도 있다. 성장과정에서 공부를 통해 내가 굳이 지켜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개념들이 생긴다. 하느님을 믿어야 하고 매주 성당에 나가야 한다는 개념은 어렸을때부터 내 몸에 박혀 있는데 사춘기 시절 철학 공부를 통해 종교와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정체성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나는 관광을 하다가 성당에 가게 될 때면 마음의 편안함을 느낀다.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고, 종교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며, 카톨릭은 태양신 종교에서 파생된 유일신 신앙이라 유대교, 이슬람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공부를 통해 알고 있음에도, 성경은 모순덩어리 그 자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성당은 나에게 편안함을 준다. 한번 확립된 정체성이 이 정도로 무섭다.
니체를 통해, 쇼펜하우어를 통해, 비트겐슈타인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수많은 개념들 중 내가 여전히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것이 바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이로운 사람이 되라는 개념이다. 아버지로부터 세뇌받은 이 개념은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도움이 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 광고대행사에서 짜디짠 연봉을 받으며 퇴근 없는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업무 강도나, 사생활이 없어진 것이나, 연애를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해로운 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대기업 인하우스였던 대행사였기 때문에, 모기업 총수 일가 관련 비리 기사가 터지거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같은 이슈가 터지면 나는 괴로워했다. 시장경제를 흔드는 악랄한 대기업과 재벌일가의 성실한 일꾼으로 일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영화를 보러 갔다가 시작 전 10분간의 광고타임이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사람들이 광고를 욕하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광고가 빨리 끝나길 바랬고, 터무니없는 광고내용에 조소와 비하를 드러냈다. 그 중에는 내가 한달 동안 집에 며칠 못가고 회사에서 자면서 만들었던 광고도 있었다.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만든 광고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해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개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스로 옭아매는 족쇄일 수 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형성된 이것을 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예술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이롭게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예술을 하고 살아가는 것에 만족하고,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에 만족했지만 이젠 다른 일을 해야 할 때다. 다른 일을 찾아보지만 이제 나를 찾는 곳이 없다. 드라마 업계도 힘들고, 광고 프로덕션들도 반응이 시원치 않고, 대학 강단에 서기에도 애매한 경력이다. 불과 2년 전에는 드라마, 광고, 대학의 연락을 받았는데 2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가 개봉한지 2년이 시난 시점과, 4년이 지난 시점이 이렇게도 차이가 큰가. 아니면 그 2년 동안 대내외적 상황이 이토록 악화된 것인가. 그래도 연출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 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느끼기 힘든 요즘이다. 나를 원하는 곳이 없다. 내 능력이 필요한 곳이 없다. 영상 쪽 일을 할게 아니라면 더이상 서울에 남아있을 이유도 없는 것 같다. 대형면허, 에어컨 설치기사 자격증,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격증 등 내가 가진 자격증들이 무엇인지 뒤적여본다. 이 중에서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가장 이로운게 무엇일지 고민하려는 나를 꾸짖는다. 내 존재가 더이상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이롭지 않다. 그러니 도움이 되려는 생각을 버려라. 그저 남은 인생을 버텨낼 방법만 고민해라. 서서히 없어지는 것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도움이 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