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건강검진을 할 때마다 콜레스트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 딱히 심혈관 쪽으로 문제가 없었기에 걱정하지는 않았다. 콜레스트롤 수치 개선을 위해 술담배커피를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탄단지 비율을 맞춰서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라고 했다. 베이핑을 제외하고는 다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라서 콜레스트롤을 줄일 방법이 딱히 없었다. 그래서 계속 오르더니, 결국 오늘 스타틴을 처방받았다.
운동 중독이라고 불릴 만큼 운동을 많이 한다. 배달음식은 마지막으로 시켜먹은 지가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고, 애초에 약한 위라서 튀긴 음식을 안 먹은지도 몇 년 됐다. 느끼한 것도 못 먹고 외식 자체를 즐기질 않는다. 애초에 처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높게 나왔을때 나의 몸무게는 뼈밖에 없던 시절이다. 그래서 의사가 살을 빼라는 말도 못했다. 유전이라던가, 노화라던가, 스트레스라던가 애초에 원인이 불분명할 때 의사들이 대는 이유만 들었을 뿐이다. 내 생활엔 딱히 변화가 없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 수치는 계속 높아져서 이제 약을 먹어야 하는 지경에 이렀다. 약간 억울한 심정이다.
고지혈증 약을 먹기엔 젊은 나이다. 물론 동료 동년배 감독들 중에 먹는 이가 있긴 하지만 그는 비만 체형에 운동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살을 빼니 수치가 개선 되었다고 한다. 나처럼 마른 사람이 오히려 골치아프다. 비만이 원인이라면 살을 빼면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뭘 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저 내 신체가 고장나기 시작한 거고, 그만큼 나이를 들었다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 의학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절엔 40이면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었으니까. 회갑에 온 동네가 잔치를 열었던 이유는 60까지 사는게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었으니.
이럴 때마다 삶의 유한성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난 죽어가고 있다. 아무리 실존주의를 문신으로 새기고 죽음을 직시하려고 해봤자 진짜 죽는다는 증거를 보는 것보다 못하다. 약을 먹지 않으면 불시에 심근경색으로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어떤 책을 읽는 것보다 실존주의에 가까워지게 만든다. 내가 당장 내일 죽으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죽을까 하면 덜 걱정하면서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걸 후회할 것이고, 동시에 내가 만족할만한 영화를 찍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할 것이다. 영화를 찍겠다는 생각으로 걱정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현재를 희생하고 있는 것이니 아이러니하다. 그 두가지는 동시에 후회할게 못 되지 않나. 공존할 수 없는 후회다. 할 거면 하나만 해야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취직을 하려고 해도 뽑는 데도 없고, 뭘 해야 덜 후회가 남는 삶일지도 모르겠다. 인생 중반에 들어서도 여전히 난 사춘기를 겪는 기분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약을 먹는 사춘기 중년. 갱년기가 더 어울리겠는걸? 이룬 것도 없는데 죽어가고 있네. 근데 꼭 뭔가를 이루려는 생각은 언제 버릴래. 그것때문에 죽는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