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때 학부모 참관수업에서 장래희망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보통 나오는 이야기는 뻔하다. 내 꿈은 의사입니다. 선생님입니다. 이런 식이였을 텐데 나는 그때 왜 그랬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 꿈은 카지노 쿠폰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때 카지노 쿠폰들 반응은 나중에 크면 당연히 카지노 쿠폰가 될 텐데 하며 웃으셨던 게 기억이 난다.
결혼은 늦게 하려고 했으나 결혼을 하면 아이는 금방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마음고생도 했고, 문득 어릴 적에 무심코 했을 카지노 쿠폰의 꿈이 떠올랐다. 꿈은 쉽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어느 순간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리다 보니 카지노 쿠폰가 되었다.
우리 딸은 이제 다섯 살 유치원생이다. 유치원은 낮잠시간이 없어서작년보다 잠자는 시간이 빨라졌고, 잠도 금세 든다. 밤 9시에 동화책 2권을 읽어준다. 딸은 잠깐 이리 뒹글 저리 뒹글 하다가 잠이 든다. 자기 전에 그녀는 몇 가지 얘기를 하는데 패턴이 있다."카지노 쿠폰 나 놀이동산 가고 싶어" 이런 식으로 하고 싶은 일을 얘기하거나, "오늘 할머니가 밥 먹고 나면 사탕 준다고 했는데 사탕 안 줬어"하며 못 했던 일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하고,"할머니가 보고 싶어"하며 30분 전에 헤어진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얘기를 한다.
그리고, 그녀의 사랑 카지노 쿠폰이다. 어떤 날은 손동작으로 보여주고, 어떤 날은 말로 표현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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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카지노 쿠폰 하트야.
이건 아빠 하트야.
이건 별별이 하트야.
#2
별별아 이제 자고 내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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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카지노 쿠폰도 별별이가 많이 많이 좋아.
나는 그녀가 무심코 던진 말에 코끝이 찡해지고, 자고 있는 그녀를 계속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