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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Mar 05.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日曆), 써보신 적 있나요?

달력 말고 일력

혹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日曆)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일력은, 쉽게 말해 달력의 데일리 버전이에요.달력장에30일 남짓날짜가몽땅표시되어있다면,카지노 게임 사이트에는하루만표기되어있죠.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그날의날짜,요일,일진(日辰)따위를각각한장에적어매일한장씩떼거나젖혀보도록만든것'이라고 나오네요. 아마 저처럼 40대 이상이신 분들은, 어렸을 때 집에서 흔히 보셨을거예요. 누런 벽지에 걸린, 얇디얇은 종이 위 쓰인큼직한 일력을 말이에요. 요일이나 절기는 꼭 한자로 표기되어 읽기 힘들고, 날짜를 알리는 숫자는 시력 0.01도 볼 수 있을 만큼 대문짝만 하죠. 당시 시골 가게들의 홍보채널 1위가 일력이나 달력일 정도로, 맨 아래에는 '00종묘사' 같은 협찬사 정보가 표기되어 있는 게 특징이에요. 하루가 끝나거나 다음날이 시작될 때 일력을 뜯는 묘미가 있었어요.


저 멀리 기억 속으로 사라졌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23년일본 여행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무인양품을 구경하다가 문구 한 구석에 놓여 있는 일력을 보고, 깜짝 놀랐지 뭐예요. 옛 레트로 감성 그대로 깜장 빨강 숫자가 크게쓰여있고, 대신 손바닥만 한 앙증맞은 크기로 변신했더라고요. 일력에 대한 반가운 마음이 지름신과 만나니, 어느새 내 손에 들어와 있더라고요.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일본 공휴일이 한국과 다른데 왜 사냐며 또 잔소리를 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그의 말은 들리지 않았어요. 내돈내산인데 상관없잖아요, 그렇죠? 회사 안 나가는 공휴일은, 일력이 알려주지 않아도 귀신같이 알 수 있으니, 걱정은 하지도 않았어요..

24년 새해가 밝자마자, 출근과 동시에 책상 위에 깜찍하고 레트로한 일력을 올려놓았죠. 그날이 마침 1월 2일이라, 1일 자 일력을 찢고 새로운 날을 시작해야 했어요. 그런데 그 한 장을 찢는 순간, 뭔가 짜릿한 기분이 샘솟는 거예요. 얇은 종이를 찢는 느낌에서 오는 쾌감이 있더라고요. 게다가날짜가 큼지막하게 쓰여있는 걸 보니, 오늘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의 첫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작년 내내사무실 책상 위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었어요.

우선, 정신적인 깨달음을 주었죠. 이렇게 얘기하면 되게 거창해 보이지만, 별 거 아니에요. 일력은 저에게,'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라. 카르페 디엠!' 마치 이렇게 얘기해 주는 것 같았어요. 달력을 보면서 다음 주 그리고 한 달을 계획하느냐 바빴는데, 일력은 조금 달랐달까요. 출근해서 전날 하루치 일력을 뜯고, 새로운 장을 넘기면 다시 하루가 시작돼요. 오늘은 어떻게 살까 생각하면서, 저도 모르게 '오늘 하루, 지금 눈앞'에 집중하는 삶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파워 J라 계획 세우는 게 습관인데, 일력은 이런 제 관습에 잠시나마 제동을 걸어주었어요. 계획을 잘한다고 했지, 실천을 잘하지는 못하거든요. 하루의 숫자를 쳐다보며, '그래, 오늘 하루도 그냥 해보자' 이런 주문을 스스로 걸곤 했어요. 망칠까 봐 두려워 못하는 것들을, '하루의 힘'으로 조금씩 할 용기가 생겼어요. 한 달 동안 해야 할 것들은 커 보이지만, 그걸 하루로 쪼개면 다시 작아지더라고요.


일력의 두 번째 효과는 '흘러가는 시간을 느끼기'였어요. 달력을 넘길 때보다, 일력을 한 장씩 찢으면 그 느낌이 더 크더라고요. 작년 12월에는, 빵빵했던 일력이 이렇게 줄어들 수 있구나 싶어, 세월이 막 실감 나던걸요. 휴일이나 연휴를 지나고 오면, 일력을 4-5장 넘게 뜯기도 하는데, 이 때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죠. 물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하루하루의 날짜를, 일력을 보며 잠시나마 인식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철학적인 이유 말고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매일 찢는 행위 자체가 주는 즐거움도 있어요. 종이가 쫙쫙 찢길 때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라니까요. 그야말로손에촥촥붙는, 손맛이랄까요. 오늘상사한테 깨졌다 싶을 때, 엄한 보고서 대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한 장 찢으면 돼요. 그래도 분이 안 풀리면, 속으로 상사 욕을 하면서 그 한 장을 잘게 잘게 부수면 되고요.


올해부터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귀여운 일러스트가 추가된, 조금은 다른 버전이에요.

갑자기 일러스트 작가님 성함이 생각나지 않아, 소개를 못 시켜드려 아쉽네요. (직장인 기억력의 한계....) 아마도 25년에 일력을 사려고 고민하셨던 분들은, 많이 보셨을 것 같아요. 튼튼한 받침대와 내구성 있는 종이가 무인양품 보다는 안정적이더라고요. 하루에 한 줄씩 문구도 쓰여있어요. 3월 5일 오늘의 문구는 경칩답게 '이제는 일으키고 싶은 마음 하나 떠올리는 날'이라고 되어 있네요. 개구리도 깨어난다는 봄날인데, 이 글을 읽으며 절로 일으키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일력 중 가장 오래되고, 일력에 진심인 브랜드는 '민음사' 제품인 것 같아요. 날짜 밑에 하루를 메모할 수 있는 칸이 있고, 생각해 볼 만한 문구들도 적혀 있죠. 음지에서 활동하시는 찐팬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저는 친한 사람들에게 일력을 선물하면서 올해를 시작했는데, 민음사도 사보고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일력도 사보면서 이것저것 알아가고 있답니다. 아직 선물 받으신 분들의 후기는 못 들어봤지만, 직장인 분들에게도 저와 같이 하루를 일깨우는 용도로 쓰이지 않을까 싶네요.


레트로 감성 가득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요즘 다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아요. (오피셜 아니고, 내피셜입니다 ㅎㅎ) 아직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경험해보지 못하셨다면, 한 번쯤은 써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어요. 분명 제가 체험한 장점 외에도,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왠지 체험단 후기 같은 마무리인데, 얼른 끝내고 이만 일하러 가볼게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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