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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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유 Nov 26. 2024

내가 나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잡은 순간



핏기 없던 얼굴에 파우더, 립글로스, 아이브로우를 입히고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쓱쓱 빗었다. 옷매무새를 다듬고 나니 조금은 괜찮아진 모습에 씩 하고 웃어보았다. 순간 커다란 사각형의 거울 속에 덩그러니 서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스레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 우리 아직도 친해지지 않은 거니.





어디선가 거울 앞에서 손을 마주대어 보라는 글을 읽었었다. 확연히 다르게 와닿을 거라고.

오른손을 들어 거울에 가만히 손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내가 나에게 손을 맞댄 순간, 따스함이,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분명 차가운 거울의 표면에 손을 올렸는데 왜, 그런 거지. 마치, 내 안의 나와 손을 잡은 듯한 기분마저 드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대로 둔 채 나에게 시선을 옮겼다. 겨울의 건조함을 그대로 받아낸 메마른 피부, 이제는 색을 입히지 않으면 못 봐줄 만한 입술, 빼죽 존재감을 드러내는 짧은 흰 머리카락들. 하.. 참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나와 내가 함께 한 지..


그렇게 한동안 거울 속 나를 바라보다 한 곳에 시선이 머물렀다. 안경 너머 보이는 짙은 갈색의 눈동자. 셀 수 없이 많은 색과 빛, 형태와 상황들을 봐 온 그 눈동자가 지금은 반들한 빛을 내며 나를 또렷이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오래, 자세히 나만 바라보았던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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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지쳐 보이는 나에게, 하지만 눈빛만은 또렷한 나에게 나도 모르게 말을 건네었다.


'오늘도 잘하고 있어. 대단해. 여기까지 이렇게 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야. 정말 멋져.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펼쳐지겠지, 좋은 일도, 그렇지 않은 일들도 함께 말이야. 너랑 나, 지금처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렇게 함께 잘 나아가보자. 조금 더 서로를 자주 바라보면서, 돌보면서, 알아채면서.'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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