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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운 Jan 03. 2022

카지노 가입 쿠폰 봉지에 담은 남자

두 장의 사진 2021년을 보내고 2022년을 맞으며

낮과 밤은 다른 성질을 지녔지만 ‘하루’라고 부른다. 그러나 질감이 같은 밤 사이를 두고는 찰나의 어느 순간은 ‘어제’가 되고 어느 순간부터 ‘오늘’이 된다. 어제의 카지노 가입 쿠폰에 더 큰 차이를 두면 작년이 되고 오늘의 의미를 새롭게 보면 올해가 된다. 시린 눈을 몇 번 껌뻑이고 제법 큰 호흡을 내쉬며 숨을 참는 몇 초 사이에 2022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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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2021 오후 11시 59분 59초 공기’라고 쓴 비닐봉지를 묶으며 제야의 종소리를 듣겠다고 거실로 나왔다. 조금 전까지 내 주위에 있었고 내 피부와 맞닿아 있던 공기가 어제의, 작년의 공기라니... 찰나의 카지노 가입 쿠폰이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제야의 종소리보다 더 큰 울림이 쿠우웅~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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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냉동실에서 내린 곰국에 양지살을 잘게 찢은 고명을 얹어 새해 첫날, 떡만둣국을 먹었다. 나이 한 살도 같이 먹는다는 새해 떡국에 이리 정성을 쏟을 일이 무어람?그렇지만 가족들은 동그랗게 손을 이어 잡고 새해 기도를 드렸다. 지금까지 잘했고, 잘해 왔고 앞으로 더 잘해 나갈 것을 다짐했고 응원했다.


새해 첫날이라고 하루 종일, 새해 인사를 나눈다고 바빴다. 집 베란다에서 찍은 해돋이 사진부터, 새해 첫날부터 액땜했다며 발목 깁스 사진을 올리는 친구까지 새해를 맞는 다른 모습이 올라왔다. ‘아자아자 힘내자!’는 구호성 응원의 메시지부터 ‘에고에고 한 살 더 먹었다!’는 푸념 섞인 탄식까지 표현도 다양하였지만 한 해를 맞는 희망은 같았다.


“에고, 나이만 또 한 살 더 먹었네!”

나이를 잊으며 산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상을 치우며 무심코 뱉어진 말이었다.

“어무니, 이거 마시면 한 살 더 젊어질 수 있는데요. 싸게 드릴게요.”

눈앞에서 아들이 비닐봉지를 살랑살랑 흔들어댔다. 2021년 11시 59분 59초의 그 비닐봉지다.

어제의 공기를 담은 비닐봉지를 봤을 때, 나는 잠시 <Time in a bottle* 노래 같은 낭만적이고도 감성적인 뭔가를 생각하며 마음이 촉촉했었는데 ‘젊어지는 샘물’도 아니고 봉이 김선달 찜쪄먹는 장삿속이 숨어있을 줄이야... 순식간에 마음이 축축해졌다.

“난 나이 드는 건 싫은데, 어제를 또다시 살고 싶지는 않네요. 나는 미래지향적인 사람이라네. 그래서 오늘을 살뿐이지. 그 공기는 그대나 많이 마시게나. 공부 안 하고 놀던 옛날이 무지하게 그리워질 테니까 말이야.”

‘봉지 속 카지노 가입 쿠폰을 파는 남자’에게 속시원히 한 방을 날리며 한 해를 시작했다. 왠지 올 해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들을 놀리며 한 해를 시작한 건 아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개념에 뭔가 의미를 부여하는 모양새가 기특해서 용돈도 쥐어주며 한 해 동안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겠다는 다짐을 격려해 주었다.


그런데, 이 봉지 말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지나면 지날수록 카지노 가입 쿠폰을 간직한 봉지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며 비장함마저 어리는 것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봉지 속에 담은 이유가 병 속에 카지노 가입 쿠폰을 담겠다는 노래 가사처럼 들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파는 남자가 아니라 ‘카지노 가입 쿠폰을 담은 남자’ 말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봉지 속에 넣어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중3까지 16살 인생을 봉지 속에 담아 놓겠어요.

하루하루 보물과 같았던 소중한 카지노 가입 쿠폰들을 영원히 간직하겠어요. 함께 해주어 고마웠어요.

나는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려 합니다. 앞으로의 카지노 가입 쿠폰들도 고이 모아가겠습니다.

먼 미래에 카지노 가입 쿠폰을 펼쳐 보았을 때, 나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나를 응원해주세요.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은 새해가 밝았기 때문일 것이다. 2021년의 공기와 카지노 가입 쿠폰이 담긴 봉지를 보며 내 마음 속 깊이 묻어두었던 카지노 가입 쿠폰 속 병뚜껑을 살짝 열어보았다. 금세 비어버린 병 속에 다시금 카지노 가입 쿠폰을 채워놓을 일이 남았다. 이 카지노 가입 쿠폰들과 순간들은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위해 다시 열리게 되는 날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 순간들은 소중한 그 무엇이다.





*) 73년 루이지애나 주립 대학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텍사스로 향하던 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아까운 일생을 마친 포크 싱어송라이터 짐 크로스(Jim Croce)의 히트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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