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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Jan 19. 2025

카지노 게임

철부지 vs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철부지 vs 카지노 게임]

동지(冬至)를 지낸 지 한 달 가까이 되었지만, 아직 아침이 어둡다. 봄이 오려면 좀 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주말 아침 거실에 앉아 나쓰메 소세키의 '카지노 게임'을 읽었다.

이 소설은 도쿄 출신의 순수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강직한 성품의 카지노 게임이 시골 중학교 수학 교사로 부임한 뒤 겪은 일들을 담고 있다. 1906년에 쓰인 책이지만 오늘날과 다르지 않은 인간 군상의 모습이 펼쳐진다. 앞에서는 그럴듯한 한자성어를 읊조리고 교사로서의 고매한 의무를 논하지만, 실제로는 편을 지어 강자에게 아부하고 약자를 짓누르며 모략을 꾸미는 위선적인 선생들의 모습은 어디선가 많이 본 모습이기도 하나.

이 책의 제목은 '카지노 게임'이지만, '철부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젊고 강직한 주인공은 부조리와 타협할 줄 모른다. 장난기 어린 학생들과 속되고 부도덕한 선생들에게는 주인공이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로 보일 수밖에 없다.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대쪽같은 모습에는 '카지노 게임'이라는 칭호가 어울린다.

담백하면서도 읽는 맛이 있는 책이다. 답답한 시골에서 말 안 드는 학생들과 속을 알 수 없는 선생들과 부딪쳐가며 '인생을 알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의 삶과 닮은 꼴이다. 책을 모두 읽고 덮으면서 나는 '철부지' 또는 '카지노 게임' 어느 쪽에 가까울지 되뇌게 되는 것이다.

#독서노트 #카지노 게임 #나쓰메소세키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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