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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초 Jan 30. 2025

카지노 쿠폰 그려보자 (3)

사람들에게 내 카지노 쿠폰 보여주기

볼펜에서 오일파스텔로 재료를 바꿔보면 어떨까?


그리다 보니 흑백 펜화는 뭔가 좀 심심한 느낌이 들었다. 눈을 회색 마카로 칠한다든지 약간의 변형을 주기는 했었지만 어딘가 아쉬웠다. 왜 그런 걸까 고민하다가 색깔이 들어가면 좀 더 강렬한 느낌이 날까 싶어서 오일파스텔을 주문했다. 물감을 고르지 않은 이유는 딱딱한 재료가 더 잘 맞는 것 같아서였다.


이 영롱한 120색 세트를 보라.


▼ 구매했던 오일파스텔 실물 사진


카지노 쿠폰

가장 처음에는 내가 사랑하는 존 레논을 그렸는데, 색깔 쓰는 것도 오일파스텔 재료를 쓰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별로 마음에 드는 카지노 쿠폰이 나오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힐러리 클린턴을 그렸는데 그새 적응이 됐는지 꽤 괜찮게 나왔다. 마음에 들게 나오자 계속해서 그렸었다.


▼ 오일파스텔로 그린 힐러리 클린턴 카지노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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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릴 게 뭐가 있나 두리번거리던 와중, 마침 배우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에 폭행 사건을 일으켰다. 시상자였던 코미디언 크리스 락을 때리고는 버럭버럭 소리 질렀다. 마침 한국에서는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육아 프로그램이 유행 중이었고, 이거다 싶어서 나는 윌 스미스를 카지노 쿠폰서 올렸다. 윌쪽이 좀 보라고. (윌 스미스와 금쪽이의 합성어.)


▼ 윌쪽이 카지노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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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때와 마찬가지로 반응이 꽤 뜨거웠다. 내친김에 티셔츠에 카지노 쿠폰 넣어서 주문해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다. 이것도 사람들이 가지고 싶다고 해서 무료 나눔을 했었다. 물론 나도 절찬리에 입고 다녔다.


▼ 윌쪽이 티셔츠 실물



그래도 윌 스미스는 보리스 존슨만큼 좋아지지는 않았다는 후문….


보리스 존슨 하니까 하나 더 생각났는데, 보리스 존슨 펜화로도 티셔츠를 만들었었다. 열심히 입고 다니다가 문득 보리스 존슨도 입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저씨가 실제로 얼마나 뚱뚱한지 사진만으로는 가늠이 안 돼서 업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최대 사이즈인 XXL로 세 장 주문했다.


인터넷에서 영국 보수당 관저 주소를 검색했다. 택배 상자에 일주일 동안 매일 한 장씩 그렸던 보리스 존슨의 카지노 쿠폰들과 티셔츠를 넣어서 우체국으로 향했다. 국제 우편을 처음 보내봐서 떨렸다. 나에게 반송이 안 됐으니 영국까지 도착한 거 같기는 한데… 과연 보리스 존슨에게 무사히 전해져서 정말로 입었을지는 지금도 알 방법이 없다.


▼보리스 존슨 카지노 쿠폰 모음





사람들에게 카지노 쿠폰 줘볼까?


한참 카지노 쿠폰 그리는데 재미 들였을 때 가방에 펜과 종이, 36색 오일파스텔을 바리바리 넣고 다녔다. 언제든지 그릴 수 있으려면 준비가 철저해야 했다.


한 번은 서울에서 돌아오는 길에 KTX를 탔는데 대각선으로 앞자리에 외국인 두 명이 탔다. 원래는 엽서를 주고 싶었는데 하필 집에 다 놓고 온 날이라서 어쩔 수 없이 즉석에서 그리기로 했다. 다행히 내가 먼저 내렸다. 그들이 영국인이기를 바라면서 종이 뒷면에 인스타 주소를 써서 주고 내렸다. 근데 정말로 연락이 왔었다.


안타깝게도 자신은 독일인이라고 해서 메르켈을 카지노 쿠폰줬다. 내 짧은 영어와 노잼 독일인이 콜라보를 이뤄 연락은 금방 끊겼다.


▼ 기차에서 그렸던 보리스 존슨 카지노 쿠폰



당근에서도 카지노 쿠폰를 그려준다고 한 적이 있었다. 신청자 한 명이 자신의 매형과 어린 조카 2명을 찍은 사진을 보냈다. 못생기게밖에 못 그려서 아기는 안 받는다고 설명에 써놓았었는데 신청자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내가 올린 글을 봤다고 해서 그냥 그리기로 했다.


▼ 당근에서 그려준 카지노 쿠폰



실물 그림도 받고 싶다고 해서 택배로도 보내줬다. 신청자는 고맙다고 바나나우유 한 개와 베이글+아메리카노 세트 기프티콘을 주었다. 그리고 누나에게 카지노 쿠폰 보여준 후기 카톡도 보내줬다.


▼ 실제로 받았던 반응




소규모 전시회에 참가해 보자


뒤 내용에 이모티콘 작가 도전기도 나오는데, 이모티콘에 한참 열을 올릴 때였다. 내가 사는 지역의 이모티콘 만들기 오픈톡방이 있어서 들어갔다. 카지노 쿠폰 얘기에 웬 이모티콘이냐?


정말 우연히도 이모티콘 톡의 방장이 원주 문화재단에서 후원하는 청년 전시회 프로젝트 기획자였다. 전시에 참여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해서 냉큼 지원했다.


지상낙 ‘원주’

캐릭 ‘터전’


이라는 제목의 프로젝트였다. 대상은 청년이고 주제는 “일상 탈출”이었다. 카지노 쿠폰랑 일상 탈출이랑 무슨 관련이 있겠냐마는 뭐든지 다 이어 붙일 수 있는 법. 마감일이 다가왔을 때 제출하면서 작품 설명을 이렇게 써서 보냈다.


“각 인물들에게서 받은 인상과 그들의 표정을 펜으로 섬세하게 표현하여, 반복적인 일상에 유머러스한 메시지를 주는 작품입니다.”


이거면 됐다고 생각했는데… 기획자는 주제가 일상에서 탈출해서 지상낙원인 원주에서 살아가는 “나” 이다 보니까 조금 더 연관된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말하자면 스토리텔링이 좀 더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내 자화상을 한 점 추가하고 도록에는 이렇게 작품 소개를 하기로 했다.


“원주에 정착하면서 처음으로 카지노 쿠폰 본 그림. 그림 속 인물들처럼, 그림 그리는 일로 유명인이 되고 싶은 자신과 꿈을 표현한 작품.”


포장은 어찌 잘했는데 너무 관심종자 같지 않나 싶어서 조금 머쓱했다. 물론 내가 관심에 고픈 관종이 맞기는 하지만 이렇게 정곡을 찔러버리면 변명하고 싶어지는 법이라.


전시는 원주 생활 문화센터 1층 전시실에서 열렸다. 시내에 있어서 버스를 타고 나갔다. 첫날 DP 하는 걸 옆에서 도와드렸다. 전시 참가자 중에 직접 온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두 명밖에 없었는데, 직접 왔으니 어느 위치에 전시할지 선택권을 준다고 해서 가장 잘 보이는 가운데 자리로 골랐다.


제대로 고정하는 장치도 없이 공중에 액자를 매달아두는 방식이라 액자가 흔들거리고 옆으로 돌아갔다. 전시 퀄리티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전시라는 이름으로 내 카지노 쿠폰 선보이려니까 가슴이 벅찼다.


▼ 전시회 사진



▼ 팜플렛 표지 및 작품 수록 페이지


소규모 단체전에 한 번 나간 것을 기회 삼아서 이런저런 단체전과 개인전에 참가하면 좋겠다 싶었다. 작은 게 쌓여서 나중에는 예술인 증명까지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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