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을 가장한 획일성의 위험성
잘 알려져 있다시피 카지노 게임에서는 신용카드가 통하지 않는다. 현금도 거의 쓰지 않는다. 대신 위챗과 알리페이라는 카지노 게임만의 모바일 결제 방식을 사용한다. 모바일 결제는 한편으론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편리하지만, 핸드폰을 잃어버리거나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등, 한마디로 결제 시스템 단계 어딘가에서 오류가 나면 그야말로 꼼짝을 못 하게 된다. 그리고 실제 이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다.
여행의 마지막 밤, 양꼬치 집에서 식사 후 결제할 때였다. 남편과 나, 둘 다 알리페이, 위챗 페이가 먹통이 되었다. 몇 번을 다시 시도해도 새로운 카지노 게임(내에서 통용되는) 카드를 등록하라는 알림창만 떴다. 식은땀이 났다. 음식은 이미 먹어버렸고, 결제는 안 되고, 앞에는 직원들이 서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평온했지만 실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안될 걸 알면서도 신용카드를 꺼내 보여 봤지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사태에 진전이 없자 직원은 우리에게 현금 있냐고 물어봤다. 우리 둘 주머니에 있는 돈은 다 합해서 단돈 9위안. 할 수 없이 근처 은행 ATM으로 안내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은행 ATM에서도 인출을 할 수가 없었다. 이때만큼 카지노 게임어를 못한다는 사실이 한스러울 수가 없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왜 이런지 알 수가 없으니 공포심 이외에도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다행히도 카지노 게임에 사는 지인에게 보이스톡으로 연락해서 지인이 식당에 돈을 송금해 준 덕에 살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카지노 게임 서늘해지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획욀화된 시스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대안이 없는 사회는 위험하다. 기존 통용되는 시스템이 아무리 장점이 많다고 해도 한가지 방식만 존재하는 세계에서는 그 방식에 오류가 난다는 건 그 세계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래서 다소의 혼란을 감내하고서라도 각 사회는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거대한 카지노 게임, 날로 뻗어나가는 힘,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공산주의’라는 한가지 이념만 인정하는 일원화된 권위적인 세계이다. 경제 역시 그런 식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는 현재까지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그 자체에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카지노 게임의 어느 양꼬치 식당 카운터에서 나는 그 위험이 어떠한 것인지 살짝 엿본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