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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KUNDO Apr 29. 2025

카지노 가입 쿠폰는 게 너무 많아서 더 카지노 가입 쿠폰겠다

르완다이야기 4

르완다 생활에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생존도구는 핸드폰이었다. 선배단원은 ‘후레시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가로등이 드문 이곳에서 밤길을 안내하고, 정전이 잦은 탓에 촛불을 찾기 전까지 유일한 빛이 되어준다고 했다. 핸드폰은 한 손에 들어오는 작고 귀여운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백 원짜리 동전만 한 조그만 액정 아래 번호판이 나열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그중에서 후레시 기능이 밝은 것, 벨소리는 64화음을 지원하고, 욕심을 더 보태 그 작은 액정에 컬러를 지원하는 것을 골랐다. 그리고는 국위선양을 위해 비싼 돈을 주고 LG에서 생산한 것을 산 것이라 둘러댔다. 입에 침은 발랐으니,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기계를 샀으니, 이제 개통을 해야 했다. 한국에서는 핸드폰 가게에서 기기도 사고, 유심도 함께 사곤 했는데, 여긴 조금 달랐다. 노란 깃발에 MTN이라고 쓰여 있는 부스를 찾아가 유심을 따로 구입하고 개통 절차를 밟았다. 동기들끼리는 뒷번호를 연번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며, 번호를 따오느라 선배단원이 고생을 했다.


‘우리끼리 번호만 봐도 안다’는 데 의미가 있었고, 그래야 서로의 번호를 쉽게 외울 수 있다고 했다. 낯선 땅에서 처음 받은 번호가 이렇게 설렐 줄은 몰랐다. 앞으로 이 번호로 나를 부르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누군가는 이 번호를 저장해 줄 테고, 누군가는 이 번호로 나를 기억할 것이다. 문명과 단절된 지 40시간쯤 되었을까. 번호 하나에 괜히 세상과 다시 연결된 기분이 들었다. 250-078-XXX-****. 잘 부탁한다, 르완다.


번호를 받자마자 신이 나서, 겁도 없이 국제전화를 걸었다. 시차도 고려하지 않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잘 도착했다고 말했다. 통화가 끝나자마자 충전해 둔 금액이 바닥났다. 국제전화는 비싸다. 정말 비싸다. 명심하자. 그래도 덕분에 핸드폰 충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핸드폰 충전은 꽤 신기한 방식이었다. 노란색 MTN 조끼를 입은 사람에게 다가가 원하는 금액을 말하면, 스크래치 카드 같은 충전 카드를 준다. 그 안에는 핀 번호가 적혀 있고, 그것을 입력하면 충전이 완료된다. 즉석복권을 긁는 느낌도 들고, 모든 것이 낯설게 아날로그적인 방식이었다. 이 또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다음은 인터넷을 개통하러 갔다. 이곳에서는 인터넷도 통신사에서 개통을 한다고 했다. USB 모뎀이 있고, 그 안에 유심을 끼우는 방식이었다. 난생처음 보는 USB모뎀이 신기했다. 게다가 사용한 만큼 돈을 낸다는 개념도 신선했다. 매 순간이 PC방 같은 느낌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동기들은 핸드폰을 개통한 MTN에서 모뎀과 인터넷유심을 함께 구매했다. 그런데 나는 괜히 다른 통신사를 이용해 보고 싶었다. 아까 올 때부터 괜히 눈에 밟혔던 파란색 깃발, TIGO 매장으로 향했다. 이왕 하는 거 다양하게 써보는 게 낫지 않겠나 싶었다. 물론 선배단원을 괜히 귀찮게 하긴 했다. 능력은 없는데 호기심만 많은 나를 그 순간엔 그냥 너그러이 용서해 줬다. 이 글을 빌어 그때 그 선배단원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다.


모험이라고 하긴 민망하지만, 의존적인 모험심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며 TIGO 모뎀과 유심을 받아 들고 나왔다. 숙소에 가서 인터넷을 연결하면, 한국의 사람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그 순간만큼은, 다시 문명의 품에 안기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떠나온 지 3일째 된 날이었다.


다음 일정은 환전이었다. 당연히 은행에서 할 줄 알았는데, 선배단원이 우릴 데려간 곳은 환전소 골목이었다. 환전소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지하철 안 상점보다도 작은 상점들이 붙어있는 골목이었다. 그런 환전소 앞에 숫자들이 적힌 작은 칠판들이 있었다. 손으로 엉성하게 적은 그 숫자가 오늘의 환율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신뢰가 가지 않았지만, 아날로그식 환전은 그런 것인가 보다 카지노 가입 쿠폰.


방법은 간단카지노 가입 쿠폰. 적당한 환전소를 찾아 들어가서 흥정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환전소에서 흥정이 통한다는 것이 이상했지만, 이상하다는 말을 계속하다는 내가 이상해질 수 있는 곳이었다. 낯설다는 감정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넓고 투명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카지노 가입 쿠폰.


그러나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환전하는 법은 배웠지만, 말을 못 한다는 것이었다. 환전소 직원은 현지어만 할 수 있고, 나는 현지어를 할 수 없었다. 결국 오늘은 선배단원의 시범만 조용히 지켜봤다.


말마디 못해도 괜히 자신 있었다. 조만간 현지어 수업이 시작되면, 나도 저 작은 칠판 앞에서 흥정을 해볼 수 있을까. 분명 머지않아 나도 이 과정을 혼자 해내게 될 것이다. 조만간 시작될 현지어 수업이 기다려졌다.


그날의 나는, 분명 오늘보단 아는 것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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