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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로우 May 27. 2024

카지노 게임서 만난 지인

카지노 게임종주 34일차 : 히토요시~다루미즈

아침 일찍 7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11월의 카지노 게임의 아침은 너무 추웠다. 아니, 최고기온은 22도인데 최저기온은 6도라니.오히려 내내 한국처럼 춥다면 옷을 껴 입을 텐데, 아직도 카지노 게임은 환절기인가 보다.10분 정도 벌벌 떨며 라이딩을 하다가, 추위를 참지 못하고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눈앞에 보이는 편의점에 곧장 들어가 핫팩을 구입했다. 팔과 등, 허벅지 등 붙일 수 있는 곳은 모두 덕지덕지 붙였지만 사실 별로 효과는 없는 것 같았다.


히토요시의 아침은 안개가 자욱했다. 아마 어제까지 타고 올라왔던 강이 도시 한가운데를 지나가서 그런 것 같았다. 코앞 이외에는 아무것도 시야에 보이지 않을 만큼 짙게 안개가 끼어 카지노 게임다. 사일런트 힐 같았다. 물론 이곳 주민들은 대수롭지 않은 일인 듯 아무렇지 않게 걸어 다니고 카지노 게임지만(등교 중인 유치원생들도).


귀신같이 마을을 벗어나자 안개는 순식간에 종적을 감추었다. 안개 대신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시 첩첩산중으로 향하는 국도… 큐슈에 곰이 살지 않는다고 하니 다행히 한적한 도로에서도마음을 놓고 페달을 밟을 수 카지노 게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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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업힐을 예상하고 있기는 했지만,평소에 비해서 너무 체감상 버겁다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산지에서 지나오던 오르막일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치고 오르막이 굉장히 오래 이어졌다. 입으로 육두문자를 몇 번이나 뱉었는지 모르겠다. 군마의 해발고도 1000m 산도 이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어제 170km나 자전거를 타서 그런 걸까?


오르막 이후 길게 이어지는내리막을 타고 내려와서, 살짝 방향을 틀어 ‘소기 폭포’라는 곳으로 향했다. 어제 주변에 들를 만한 관광지를 지도에서 찾아보다가 우연히 찾았던 장소였다.어제 170km를 타는 동안은 정말 오로지 '라이딩'만 했기 때문에 오늘은 그래도 여유롭게 큐슈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카지노 게임 싶었다.


넓은 주차장과 함께 안내소인 듯한 건물과 주변의 식당들을 보니 벌써 도착한 것 같았다. 주차장 구석의 적당한 곳에 자전거를 세워서 메어두었다. 벌써 이곳에서부터 폭포에 쏟아지고 있을 거대한 물소리가 들려오고 카지노 게임다. 이른 시간에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몇몇 사람들이 향하는 곳을 뒤따라 폭포 쪽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계단을 걸어 아래로 내려오자, 마치 얼굴에 미스트를 뿌리는 듯한 폭포에서 생기는물보라가 공중을 떠다녔다. 드넓게 펼쳐진 검은 암석지대 위로강물이 하얀 굉음을 내며 쏟아지고 카지노 게임다. 소기폭포는 폭이 210m로 일본에서 가로로 가장 긴 폭포라고 하지만, 가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낙차 높이가 높아 보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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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 소기 폭포의 리뷰에서 많이 보이던 ‘카지노 게임의 나이아가라, 동양의 나이아가라’라는 수식어를 보고 갔다가는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는 양상이었다(나도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본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휴대폰에 폭포의 사진을 담고는 슬슬 돌아갈 채비를 했다. 오늘도 갈 길이 멀었다. 자전거에 다시 올라타서 유유히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는 찰나에, 나를 마주 보는 방향으로 여행객인 듯한 한 남자가 이곳으로 걸어오고 있을 때였다.


‘어…?’


같은 동양인이라 하더라도 중국인, 한국인, 카지노 게임인은 멀리서 봐도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공감할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한국인이라는 것은 알았다. 외진 곳이더라도 관광지였기에 충분히 한국인이 올 수 있는 곳이였다. 하지만 한국인 치고 낯이 익었다.


그는 작년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내 상관소대장이었다.


“아니… 여기 왜 계십니까?”


“아니…넌 대체 여기 왜 있는데?”


도쿄나 오사카 도심지면 모를까, 큐슈 한가운데 있는 이런 외진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상상도 못했다. 반가움보다는 어이없음에 둘 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카지노 게임다.


“저 지금 전역하고 카지노 게임 종주를 하고 있어서…”


사실 내가 군대를 늦게 갔기 때문에 소대장보다 오히려내가 4살이 많았다. 전역을 했기에 이미 사실 남과 다름없었지만, 군대 이후로는 본 적이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존댓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와, 홋카이도에서부터 왔다고? 대단하네… 멋지다.”


소대장 역시 전역한 이후 여행을 다니면서, 이번에 카지노 게임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이곳에 들렀다고 했다. 한국의 최북단 끝 강원도 고성에서 만났던 인연에서 여기 일본 최남단 끝 부근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짧은 악수와 간단한 대화와 함께, 빠르게 작별인사를 하고 각자 갈 길로 헤어졌다.사실 소대장과 나는 인연이 깊다면 깊다고 할 수 카지노 게임다… 좋지 않은 쪽으로 말이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갈등이 카지노 게임고, 나는 다른 부대로 이동했다. 그렇기에 사실 어떻게 보면 정말 이런 놀라운 우연에도 사진이라던지 식사라도 함께 하거나 잠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카지노 게임을 테지만, 어색한 분위기 속에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고 서로 발길을 돌렸던 것 같다.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사진을 찍자고 할걸. 전역을 하면서 신기했던 것은, 그렇게 싫어하던 병사도 간부도, 그들을 향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전역을 하자 눈 녹듯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사람을 미워하고 그들에게 가시를 세웠을까. 즐겁고 행복한 감정과 기억을 남기기에도 짧은 시간이었는데.


소기 폭포를 떠나면서 이번 만남을 계기로 너무 반가웠다, 이전엔 미안했었다,라고 메시지를 보낼까라는 고민을 머릿속에서 수십 번도 더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보내지 못했다. 순전한 나의 두려움 때문이었다. 또다시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아직 상대방은 나에 대한 감정이 풀리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메시지를 보내지 못했다.


그렇게 페달을 밟고 가던 도중, 옆에 쌩하고 흰색 차량 한 대가 지나가면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대장의 목소리였다.


“잘 가! 파이팅!”


나는 멀어지는 차량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물론 바보같이 그 뒤에도 메시지를 보내진 못했지만 말이다.





카지노 게임 공항을 지나 기리시마에 도착했다. 기리시마는 카지노 게임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이제 이곳의 해안선을 따라 같은 길로 쭉 가기만 한다면 최종 목적지인 일본의 최남단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도로와, 바다 저 멀리에는 사쿠라지마 화산이 우뚝 솟아 카지노 게임다. 문득 2개월 전, 처음 일본의 최북단에서 종주를 시작했었던 날이떠올랐다. 그때에도 리시리 산이 보이는, 해안가을 따라 오로론 라인 도로를 달리고 카지노 게임다. 마치 출발점에서 풍경과 종착점으로 향해가는 지금의 풍경이, 짜기라도 한 듯 수미상관으로 겹쳐 보이는 것만 같았다.


카지노 게임최남단으로 향하는 마지막 도로에서 본 사쿠라지마 화산
첫날 홋카이도 최북단에서 보았던 리시리 산과 오로론 라인




해가 저물어가던 때 즈음 최남단으로부터 70km 떨어진 지점의 한 호텔에서 오늘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다루미즈라는 정말 작은 동네의 <HOTEL AZ라는, 저렴한 숙박비로 큐슈 여러 곳에서 체인으로 운영하는 호텔이었다.


미리 편의점에서 저녁으로 먹을 도시락을 사 왔다. 리모콘을 눌러 TV를 켜자 카지노 게임에 멧돼지가 출현해서 문제라는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큐슈에 곰이 없다더니, 곰이 없으니 이젠 다른 동물이 문제다. 자전거를 타다가 멧돼지를 만날 일도 있을까, 어쨌든 한국보다 값싼 현지의 아사히 맥주와 함께 돈가스 도시락을 먹으며 오늘도 고된 라이딩을 자축하며 마무리했다.


물론 잠들기 전에 아직 생각해야 할 문제는 남아 카지노 게임다. 이곳에서 최남단인 사타곶까지는 70km였고, 최남단을 도착해도 다시 돌아오는 일을 고려해야만 했다. 최남단 근처는정말 마을도 간간히 보일 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외진 곳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이 긴 여정도 끝이구나, 정말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글자 자체로는 떠올랐지만, 솟구쳐 오르는 감정이나 여운은 딱히 없었다. 그저 3700km의 라이딩으로 지친 몸을 며칠간 뉘인 채,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집에는 또 어떻게 가지. 도착하기 전에는 후쿠오카까지 자전거로 가서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 신칸센을 타거나 카지노 게임 공항에서 돌아간다는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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