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카지노 게임해?
평생 일기쓰기
엊그제 교수님과 학과 선배님이 찾아온종강 겸 학과 행사 뒷풀이 자리가 있었다. 수업을 하는 교실에서 벗어나 고깃집에 모두 모여 앉아, 학생과 교수의 신분을 벗어나서 모두너나 할 거 없이 신나게 웃고 떠드는 즐거운 분위기였다.
교수님의 제자 중 한 명이 교수님과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자,"그런 일이 있었나? 허허."하고는 카지노 게임이 가물가물하다는 50이 넘으신 교수님의 대답. 나도 나이가 30을 넘으니 하나하나 카지노 게임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끼는 와중이었다.
누군가를 만나서 추억을 이야기할 때 예전엔 "그랬었지~"하고 머릿 속 하드드라이브에서 꺼내온추억에 잠기곤 했는데, 이젠 포맷할 때가 되었는지 그냥 정말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은 사소한 에피소드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그랬다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우리가 거기서 만났다고?"라고 하며, 우연히 어떤 자리에서 이전에 만났던 나를 알아보는 사람에게 "누구세요?"카지노 게임 실례를 범할 때도 있었다.
기말고사가 닥치자 막상 해야 카지노 게임공부는 하지 않고 오늘도 딴짓을 하고 있었다. 휴대폰 사진첩을 내리며 2019년, 2018년, 2017년 혹은 그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가끔씩 사진 중에'이 사람이 누구였지?','이게 대체 뭐였지?'카지노 게임 사진들이 간혹 보이곤 한다. 심지어 수강한 학교 수업 목록 중에는 이 수업을 내가 정말 들었는가 싶은 수업이 있다.
2018년에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수학학원인데, 저 학생의 얼굴이 전혀 기억이 안나서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인 이상 모든 기억을 할 수는 없겠지만, 어딘가에 적어두기라도 했더라면, 일기라도 써 둘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여러 자산들,돈도 다른 것들도 너무도 중요하지만내가 죽을 때묘지 안으로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을흔히들 세어본다고 한다. 바로 주마등이라고 불리는 바로 내 머릿 속에 남아있는 카지노 게임이라는 자산이다.
2025년의 목표는평생 일기를 쓰는 것으로 정했다. 1년 당 1권씩 쓴다면 아마 죽을 때 즈음이면 40~50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책들을 꼭 가져가고 싶다. 탈 없이 늙으면 머리로 떠올릴 시간이라도 있겠지만, 교통사고로 한 순간에 가게 된다면 챙길 시간도 없는 게 내 카지노 게임 아닐까. 그래서 제때제때 그 카지노 게임을 챙겨두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