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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이화니 Mar 20. 2025

카지노 쿠폰

Yon Fosse의 카지노 쿠폰를 읽었다. 2023년도 노벨상 수상 작가다. 700페이지에 이르는 7개의 연작 소설이다.소설은 카지노 쿠폰 수많은 작품중에 대표 작품이라 평가받고있다.노벨상 수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다. 긴 시간을 읽어 내려갔다. 3개월은 족히 된 것 같다. 겨울 방학 내내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유난히도 쉬운 영어 문장에 속도가 났다. 이렇게 쉽게 읽힌 영어소설은 거의 처음이다. 내 영어가 괜찮은 수준으로 도약했다고착각도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이야기에 가끔은 지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 저녁 그 마지막 장을 넘겼다.


머리가 뻥 뚫린 기분이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공간에서 떨어진 허기를 느낀다. 나무에 매달린 수 없는 시간들이 잽싸게 달아나 버렸다. 그리고 지금나는 풀 죽어 잡초 더미에 쓰러져 버렸다. 내가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 내용도 스토리도 없는 이 긴 여행이 마쳐진 것일까? 특별하고 기이한 이야기가 이제 끝난 것인가? 그의 이야기는 아무 렇게나 쓰인 것 같다. 그냥 말이 내 던져져 있다. 잘 쓸려고 애쓰지 않았다. 한강의 글처럼 귀하게 다듬어 지지 않았다. 생각 나는 대로 휘 갈겨썼다는 느낌이 다. 똑같은 말이 반복기도 하고, 독백하듯이 그냥 뇌이고 있었다.특별한 스토리도 없다. 사건, 풍경을 그냥 자연스럽게 읊조리고 있었다. 가장 쉬운 단어, 중학생 정도의 어휘로 단순하게 열거할 뿐이다. 그래서 읽는 거부감이 없었다.


글을 이렇게도 쓸 수 있나? 글이라는 것이 이렇게 쉬운 건가?퇴직을 앞두고 글을 남기고 싶은 내 마음이 들썩거렸다. 그렇다. 글쓰기는잘 쓰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냥 노출하고 나열하는 것이다. 내 삶의 여정을 소박하게 나타내면 그뿐 아닌가? 더 이상도 아니지 않은가? 그의 글에는 마침표가 없다. 수없는 많은 문장의 끝은 없다. 그냥 계속해서 이어질 뿐이다. 생각도 글도 마쳐지는 것이 없다. 확실한 것, 분명한 것이 어디에 있는가? 이런 생각이 저렇게 바뀌고, 또 계속해서 돌고 다시 나타나고, 그의 글이 그랬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고, 쉼표도 없다.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사실들이 그냥 길게 던져져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마침표를 찍을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은 지나가고 계속될 뿐이다.




나는 행복했다. 조용한 평화로운 노르웨이를걸었다. 책의 일인칭 화자,Asle과 함께 했다. 조용하고 잔잔한 평화, 내가 가진 느낌이다. 책을 읽는 것은 책 속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와 함께 숨을 쉬고 그와 함께 다닌다. 내가 카지노 쿠폰 생각이되고,그의 감정을 나눈다. 그가 사랑하는 친구 Asle, 그와 이름이 같은 사람, 알코올 중독으로 심하게 떠는 그 사람, 눈 속에 파묻혀 죽어 갔었던 그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 그러나 그는 죽었다. 죽은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니다. 과거의 자기다. 지독한 알코올 중독, 헤비 스모커 자기 자신이다. 자기 아내, 사랑했지만 일찍 세상을 떠난 자기 아내, Ales 그녀는 언제나 그의 곁에 있었다. 자기 이름과 철자의 배열만 다른 같은 이름이다. Asle과 Ales. 자기의 분신은 언제나 그를 맴돌며 그를 지켜보고 있다. 그녀는 세상에 없지만, 언제나 자기 곁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또 다른 존재와 함께 했다. 들리지 않는 소리 Voice of Scilence, 보이지 않는 빛 Invisible Light. 그의 하나님이다. 언제나 말씀하시는 그분이지만, 그분은 소리가 없다. 그는 빛이시지만. 은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속삭이며 자기 곁에 있지만, 때로 자기 속에 살고 있지만, 그는 하늘 저끝 내가 알지 못하는 그곳에 산다. Yon Fosse의 하나님은 너무 사랑스럽다. 내 하나님도 그런 분이다. 내 곁에 계시지만, 소리가 없다.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 그런 하나님을 배워야 한다.


그는 그림을 그린다. 그의 그림은 거무스름한 블랙뿐이다. 색감을 넣지 않는다. 아름다운 자연의 색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는 그렇게 살았다. 나타나지도 않고 보여 지지도 않았다. 조용히 자기 공간만 지키며 자기만을 보며 자기만 느낀다. 그러나 그의 그림에는 빛이 스며들어 있다. 그는 블랙을 그리지만, 색이 아닌 그림을 그리지만, 빛이 그곳에 머물러 있다. 빛이 없는 것은 그림이 아니라고 그는생각한다. 그의 그림은 Shining Black, 빛나는 검정이다. Shining Darkness, 빛나는 어두움이다.



글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나는 지금 어떤 그린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무슨 색깔을 입히며 지금을 지나고 있을까? 손을 활짝 벌리고 저 멀리서 간절하게 나를 기다리는,미래의 나는 어떤 색들로 그려진 모습일까? Shining Black, Shining Darkness를 되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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