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자가 잘 견딘다.
대체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짜증도 났다. 1일 1 카지노 게임이라니!
어쩌다 보니 그렇게 시작했던 블로그.
주절대듯 쓰는 습관이 날 지금껏 숨 쉬게 했다.
대리소비로 가장의 재력을 과시하듯 사는
여느 가정집 여자들의 편안한 인생을 보며,
여러 얼굴로 다양한 인생을 살아보고 싶단
허황된 상상을 하기도 했다.
한가로운 오전엔 명품 가방 쇼핑,
커피숍에서 슬로우로 즐기는 오후 햇살,
밤늦도록 나누는 쓸데없는 전화 수다.
주기적으로 sns에 올라오는 그녀들의 근사한
식탁 사진과 "행복합니다"라는 외침을
문득 마주치게 되는 날,
행복이 반짝거리는 것 같은 그녀들의 삶도
표리부동한 옷을 겹겹이 걸치고 사실은 허무와
균열을 꿰매며 살아가는 거라고,
나는 속으로 내게 말해주곤 했다.
'삶이란 생존투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실존의 본령이란 어차피 일말의 거룩함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어디서 어떤 맥락을 주워 담았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자주 이런 매서운 말들로
나를 돌려세웠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나조차 나를 확인할 수 없는 날들.
더 흐릿해지기 전에 하루 한번, 무엇이든 쓰기로 했다.
그러니까 쓰는 일은, 나에겐 일종의 위장된 생존신고였다.
그녀들의 반짝이는 삶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는 내 생의
가장 밑바닥을 파고들어 글을 캐냈다.
그렇게 하루에 하나씩.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쳇바퀴 인생이야말로
미치도록 쓸쓸한 것인지, 죽어도 달래 지지 않을 것 같은 헛헛함을 소주 몇 잔으로 달래 가며,
기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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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말하고 싶은 건지 모를 시시콜콜 우중충한 일기글을 술기운에 써놓곤, 다음 날이면 누가 와서 봤다고 화들짝 부끄러워 재빨리 지워버릴 게 뻔하면서.
<그대 외로움을 말하지 말라
그대 아름다운 것 치고
외롭지 않은 것 보았는가.
보들레르의 휘굽은 선율........
아인슈타인의 피는 우주
석가의 대비, 그리스도의 사랑
이 깊은 사랑 높은 질서
또한 외로움이 피우는 꽃
외로움은 그대 높이고 아름답게 하는 것이어니
그대 외로움 고이 지니고 아예 말하지 말라.
-이양하-
삶의 가치를 어디에서 찾고, 인생의 품격을 어떻게 다져나갈지.
무엇으로 정서적 양분을 삼으며, 무엇을 욕망해야 할지.
의지는 어떻게 끌어모아야 내 삶을 관통하고 날 지탱시킬 수 있는지.
나만의 언어와 나만의 사유로 내 공간을 채워가며 느끼는 소소한 행복
읽고 쓰는 과정에서 나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즐거움.
나의 1일 1 카지노 게임은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에서 티스토리, 이젠 카지노 게임로, 자주 이사를 다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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