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데 산티아고 이야기_외전 / Day 3 / 101.7km
거의두달남짓, 나는계속해서산길을걸었다. 지난여행의순간들을전부합쳐도카지노 게임 사이트를본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한참 전 일이다. ‘여행=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고말할수있을정도로카지노 게임 사이트와여행은떼려야뗄수없는관계일텐데, 심지어나는 여행을하고있는사람임에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본지꽤오래되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오늘 오랜만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본다는 것에 설렜던 탓일까? 아니면 그저 오늘 아침에 마신 커피가 준 각성 효과 때문일까? 하루 종일 계속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발걸음이 정말 날아갈 듯이 가벼웠다.
우선 오늘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다.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오늘의 길.
사실오늘아침엔어제의날씨에이어서조금흐렸다. 어젯밤, 내일은아주맑을날씨이기를바랐던나의기대와는완전히반대의 날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단호한날씨속에서조금의희망을느낄 수 있었는데, 구름카지노 게임 사이트로조금씩아주청명한하늘색색깔이 보였기때문이었다. 왠지, 구름들이금세물러가고저진한하늘색으로하늘이덮이지않을까하는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의길은왠지모를익숙함이있었다. 가파르진않지만오르막과내리막이자주있는모습에서왠지모르게제주도의오름이떠올랐기때문이다. 항상오르막위에는안개가껴있었고, 그안개들이물러가면서스리슬쩍아름다운풍경을내비치는것또한제주도의 모습과 꽤 닮아있었다. 나는마치제주도에와있는것같은느낌을받았다.
오늘하루동안눈에가장 많이담았던것은숲이다. 나무들이빽빽하게들어찬숲의 모습을안개카지노 게임 사이트로자주볼수있었다. 그리고그다음으로는넓은들판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들판에는늘 예쁜꽃들이만개해있었다. 꽃에대해서는문외한이라무슨꽃인지는알수없었지만, 유채꽃, 개나리꽃같은노란빛을품은꽃들이나의눈을시리게했다. 마치어두컴컴한방을나와햇살을마주했을때처럼, 안개가걷힌뒤에보이는노란꽃들의찬란한 모습에참눈부셨다.
게다가오늘은숲과들판뿐만아니라카지노 게임 사이트도있었다. 세상의끝, 그러니까바닷가를향해서가고있다는걸증명이라도 시켜주듯이, 피스테라로향하는코스의마지막부분은계속해서카지노 게임 사이트와함께였다. 숲과 들판만이 보이던 길의 끝, 그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시작되는그포인트에서는카지노 게임 사이트와시소를타기도했다. 아름다운풍경덕분에가벼워진발걸음, 통통튀는발걸음으로길을걷다보면시선이자연스럽게위아래로흔들렸는데, 그순간이마치카지노 게임 사이트와시소를타는기분이었다.
내 시선이 위로 튀어 올랐을 땐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그리고다시내려왔을땐울창한숲과노란꽃이.
시원하게 뻗어있는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숲의 모습, 눈이 시렸던 들판 위의 노란 꽃들부터, 오랜만에 보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색깔, 오랜만에 듣는 파도소리, 그리고 오랜만에 맡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냄새까지.
풍경의 풍요 속에서 오늘 하루를 보냈다.
아름다운풍경의끝에는오늘의목적지인피스테라가있었다. 피스테라에도착해서는지난번에한번와봤던경험을살려, 짐도풀지않은채바로마트로향했다. 맥주와안주거리를사기위함이었다. 아직세상의끝, 0km라고표시되어있는마일스톤을보기까지는거리가꽤남아 있었지만, 세상의끝에앉아맥주를마셔야하니까, 나를위한축배를들어야 하니까 말이다. 덕분에맥주의무게만큼가방의무게가늘어났지만, 축배를위해서라면그정도는당연히참아낼수있었다.
그렇게나름의축배의준비를마치고다시걷기시작하는데, 정말거짓말처럼마일스톤 도착1km를앞두고, 하루종일하늘을뒤덮고있었던구름들이전부다사라졌다. 하늘이나의 완주를축하라도하는것처럼무지개까지띄워가며내게웃어주었다. 그런호화로운환영식을받으며나는드디어0km 마일스톤을찾아냈다.
세상의 끝에, 드디어 도착했다.
마일스톤과기념사진을찍고, 그비석을넘어서조금더걸어안쪽으로들어가면, 보다카지노 게임 사이트와가까이있을수있는공간이나온다. 절벽이라고봐도무방할정도로, 어쩌면조금아찔한곳일수있겠지만, 나름카지노 게임 사이트를바라보며엉덩이를붙이고앉을수있는공간이있었다. 나는그곳에앉아오늘의해가다질때까지맥주를마시며나의성공을축하했다.
글쎄, 내가 바라본 태양이 꼭 오늘의 태양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산티아고 순례길의 끝을 알리는 차임벨 같은 노을은 아니었을까.
정말 멋진 안녕이었다.
말뜻 그대로의 Good bye를 했다.
누군가는걷는게가장인간다운행위라고하더라. 맞다. 차를운전하고, 지하철, 버스같은공산품을탑승하여이동하는것보다는확실히걷는게인간다운행위이긴하다. 조금느릴순있겠지만어딘가로이동하는가장인간다운방법은정말로‘걷기'뿐일지도 모른다. 물론, 인간답다는사실이무조건좋다고말할순없겠다. 가끔은기계가주는편리함이좋을때가있으니말이다. 하지만인간이인간다운 일을 했기 때문일까, 걸을때에서야재밌는일들이참많이생긴다. 일례로어제내가딱따구리를바라봤던일이라던가, 달팽이와내처지를비교해봤던일이라던가하는것처럼말이다. 그렇게걷다보면안개의냄새를맡을수도있고, 노란꽃에눈을부셔할수도있고, 참정말많은재미난일들이많이생긴다.
확실히버스를타고피스테라에왔던지난번과는다른느낌이든다. 그때봤던카지노 게임 사이트와똑같은카지노 게임 사이트이고, 내가흔히보던노을과똑같은노을일텐데, 내발로직접걸어세상의끝을마주하는것은그느낌이확실히달랐다. 글쎄, 세상의끝에도착했다는결과보다는, 내가그끝에어떻게도착했는지그과정이더중요해서그런게아닐까? 나는오늘바닷가를마주하기전까지숲길을걷고있었는데, 그때‘이렇게걷다가만나게될카지노 게임 사이트는어떤모습일까?’하며카지노 게임 사이트의모습을계속상상하며곱씹었다. 이렇게곱씹는과정이있었던곳이기에별거아닌이곳이‘세상의끝'이라는별명을가질수있었던건아닐까. 사실인생이라는건, 이처럼결과보단과정이중요한게아닐까?
가장 인간다운 이동 법, 걷기. 천천히 걸었기 때문에, 과정을 향유했기 때문에, 이처럼 아름답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니세상의끝이라는수식어에는별의미가없을 수도 있겠다. 지구는둥그니까, 사실세상의끝이라는것은존재하지않는것이나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것과마찬가지로나의까미노가오늘부로끝난일이그렇게나큰의미가없는것일수도있겠다. 나또한다른무언가의시작점에서있고, 그리고더나아가인생의과정에속해있을뿐이니끝이라는게그렇게나큰의미가있는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내가죽기전까지끝이라는건없다. 나는계속해서시간의흐름속에존재하고, 과정의연속속에놓여있을뿐이다. 그렇다면 이인생이라는과정을조금더즐기고음미해야겠다. 글쎄, 이 과정의 끝을 죽음이라 친다면, 아름다운 죽음을 위해 아름다운 과정을 만들고, 그 과정들을 아낌없이 사랑하고 즐기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가며 할 수 있는 최선이지 않을까. 탄생과 죽음의 사이, 지금의 시간, 지금의 나.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