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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캣 Apr 17. 2025

동전 비누 공유 연맹 15

A는 싸이콜로지스트에게 처음에는 어떻게든 더 미쳤다는 걸 인식시키려고 안달이 나 있었다. 그건 싸이키애트리스트를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단지 반대 방향으로 미쳤다는 걸, 그러니까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이긴 하나 인지능력은 정상이라는 점을 어필해야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래서 A는 처음 싸이콜로지스트에게 자신은 신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지만 이후에는 그것이 망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 당시에는 그 사실을 메타 인지를 통해 깨닫고 있었다고 말온라인 카지노 게임. 하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는 싸이키애트리스트에게 자신이 멀쩡한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시키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다행히 외부 병원에 있을 때 찾아온 싸이키애트리스트는 한국인 대학생으로 보이는 통역을 대동하고 왔다. 그 대학생은 한국어, 광둥어, 영어를 다 할 줄 알았다. 그래서 A의 이야기를 듣고 싸이키애트리스트에게 잘 번역해주었다. 단지 A는 망상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가 무엇인지 몰라서 단지 파라노이아라고만 했는데 한국인 대학생은 일루전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일루전이 아니라 딜루전이었고 A는 영어 듣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걸 배웠다. 영어 말고는 달리 통하는 게 없는 모국 교도소, 병원에서 그건 아주 치명적인 일이었다. A는 화가 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넘어가기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수용소에 있을 때는 하얀 옷을 입은 기결수 대만 화교가 있어서 그나마 말이 통온라인 카지노 게임. 대만 화교는 한국에서 태어나 군대도 갔다왔는데 나이가 많아서 A가 하는 말을 대부분 알아듣지 못온라인 카지노 게임 A에게 가장 필요한 의학적 용어 역시 의사를 의생이라고 지칭하는 등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 듣기로는 그 대만 화교는 처음에는 만다린 밖에 못했을 때 잡혀와서 교도소에서 광둥어를 배웠다고 한다. 차지(혐의)는 마약품 밀수, 그의 입으로 마약이라는 얘기는 안했지만 뭔가 의심스러운 것이 든 물품을 배달하다가 사고가 생겼으니 백이면 백 마약과 관련된 얘기였다. 그는 2년 형인지 3년 형인지를 받았고 그해 크리스마스에 가족에게 돌아갔다.


A가 오피서에게 물도 마시지 않고 밥도 먹지 않겠다고 했을 때 대만화교가 통역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A는 대만 화교의 엉터리 통역을 견딜 수 없었고 그 계급 높은 오피서가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그리고 A에게 필요한 영어라고는 다이 라든가 워터, 푸드 정도였기에 간단한 영어로 의사를 표현하며 머리에 총을 쏘는 시늉을 해 보였다. A가 생각하기에 계급이 높은 오피서가 정말로 A의 편의를 봐줄 수 있다면 당장에 핸드폰을 빌려줘서 국제 전화를 시켜주든가, 컴퓨터를 쓰게 해서 메일을 보내게 하든가 했을 것이다. 나중에 알기로는 오피서들은 핸드폰 대신 이상한 단말기를 가지고 다녔고 그걸로 죄수들의 네임카드를 스캔해서 업무를 봤다. 핸드폰을 쓰는 오피서를 A는 전혀 보지 못온라인 카지노 게임.


정말로 핸드폰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죄수들에게 안 보이게 했던 것인지 A는 알 수 없었다. 아무튼 다시 통역 얘기로 돌아오자면 A가 오피서에게 죽겠다 어쩌겠다 얘기를 하자 대만 화교는 어쩔 줄 몰라하며 오피서에게 나쁜 얘기를 하지 말라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변호사도 영사관 직원도 30분 있다가 가는 사람들이니 여기서는 기다리는 게 수라는 얘기였다. 그리고 나쁜 얘기를 해봤자 피해를 보는 건 자기 자신 밖에 없다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A는 대만 화교가 착한 사람 같아 보였지만, 마약 밀수는 했어도, 그의 말을 듣기 싫어서 머리에 대고 총을 쏘는 시늉을 연신 해댔다.


A는 자신에게 찾아온 싸이키애트리스트에게 모국에 처음 비행기를 타고 오기 전 이야기부터 시작온라인 카지노 게임. 비행기를 타기 전날에 홍대로 인디 공연을 보러 갔다. 그런데 공연을 보다가 이상한 기분이 들고 마치 자신이 한소식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깨달음을 얻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하지만 A는 자신이 도인도 스님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고 자신에게 망상이 생겼다는 걸 금방 알아챘다. 그리고 A는 자신의 정신건강에 뭔가 아주 큰 일이 일어났고 이대로 모국에 가면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하지만 A는 클락켄플랍 페스티벌에 꼭 가고 싶었고 모국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겨우 미쳤다는 이유 정도로 모국에 가지 않는 것은 A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낮부터 정신이 이상했던 A는 저녁에 망상에 사로잡혔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인천공항으로 향온라인 카지노 게임.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혹시나 자신이 미쳤다는 사실이 탄로나서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하고 생각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일은 없었다. 만약 비행기를 타기 전에 광인으로 판정됐다면 굳이 모국까지 날아가서 감옥에 갇히지 않았을 테니 A로서는 불행한 일이기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 A는 비행기를 타서 옆자리에 앉은 남녀 커플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들은 모국을 처음 가는지 아주 들떠 보였는데 여자가 남자와 함께 셀카를 찍으며 소란스럽게 굴었다.


A는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고, 아무런 죄가 없는 커플에 대해 화가나는 걸 보니 자신의 정신 상태가 정말로 맛이 갔다는 생각을 동시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여자가 복도 쪽에 앉은 A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했지만 A는 고개를 저으며 어디 비행기 이륙 중에 자리를 옮기려고 하냐고 매몰차게 쏘아붙였다. 결국 여자는 승무원에게 요청해서 자신의 짐을 내렸고 그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국에 4시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A는 언제나 묵던 미니 센트럴로 가서 짐을 내려놓은 다음, 완전히 지친 상태였지만 금요일 오후 5시부터 시작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 하버프론트 이벤트스페이스로 걸어갔다. 란콰이펑에 위치한 호텔에서 하버프론트까지는 15분 정도 걸렸다. 걸어서도 충분히 오갈 수 있는 거리였다. 어드미션을 통과하면서 A는 작년 표를 대신 보여주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지만 어쨌든 본인 확인을 거쳐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첫째 날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다시 호텔로 돌아온 A는 약을 먹고 잤다. 그런데 화장실 변기가 물이 내려가지 않았다. 고장난 것이다. 워낙 싼 호텔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A는 미친사랍답게 내려가지 않는 변기 물을 계속 내리려고 레버를 연신 눌러댔다. 열번 누르면 한번 정도는 제대로 작동온라인 카지노 게임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였지만 영락없는 미친 사람이었다. A는 핸드폰으로 계속 뭔가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사실 그는 확인해야 할 정보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 자신이 어제 클락켄플랍 오픈채팅방에 남겨놓은 글을 보게 됐다.


그는 라인업에 나와 있지 않은 다른 날의 밴드가 대신 공연을 하고 있다며 쇼 자체가 페이크라고 올렸다. 다른 사람이 A의 말이 틀렸다고 라인업에 나온대로 그 밴드가 공연을 하는 게 맞다고 정정해줬다. 다시 라인업 이미지를 확인한 A는 자신이 금요일 스케쥴과 일요일 스케쥴을 헷갈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는 그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A는 자신이 제정신이 아닌 줄 아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었지만 그런 종류의 메타 인지는 정신병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A는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있었고 평소에 있었던 일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온라인 카지노 게임. 문제는 이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 뇌이기 때문에 A는 자신의 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A는 동료 죄수에게 카프카를 아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신도 실은 심판을 읽지 않았고 과거에 영화로 본 기억이 희미하게 나는데 별로 재미는 없었던 것 같다. 카프카는 공무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공무원은 아니고 무슨 협회 사무직 직원이었는데 거기서 이 죄수의 딜레마 문제를 경험했던 것 같다. A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카프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니었고 빅터 프랭클이나 프리모 레비에는 비할 수도 없는 아주 양호한 수준이었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쓴 솔제니친을 봐도 A의 감옥 생활은 너무 평화롭고 자유로웠다. 과거에는 감옥에 TV가 없었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TV만 있다면 그곳이 감옥이든 집이든 큰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노동. 강제 노동이 없다는 게 미결수 생활의 키포인트였다. 재판을 받고 형이 확정되면 기결수가 돼서 입은 옷 색깔이 바뀌는데 그걸 옐로우라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교회에서 정정 당온라인 카지노 게임. 옐로우가 아니라 브라운이 맞다는 것이다. A는 빠삐코를 블랙 가이라고 불렀다가 제지 당했던 것도 그렇고 한국 사람은 글로벌 PC주의 흐름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국의 사람들은 그가 설령 감옥 간수라고 할지라도 기본적인 PC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의 뒤처진 글로벌 스탠다드 준수 실적. 운운.


수용소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는 TV 채널을 돌리는 것이었다. 모국 사람들은 모국어 방송을, 중국 사람들은 중국어 방송을 본다. 채널을 돌릴 수 있는 건 감방 소지거나 오피서한테 허락을 받은 사람들 뿐이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만 수용소에서 오랬동안 있었던 사람들은 제멋대로 채널을 돌렸다. A는 군대에 있어봤기 때문에 TV 채널 조작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군대에서도 낮은 계급의 병사들은 TV 리모콘을 손에 잡을 수 없고 윗 계급 사람들이 없을 때만 마음대로 TV를 볼 수 있었다.


A는 그 기억을 살려서 채널을 건들지 않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죄수들은 마음대로 채널을 돌리는 일이 있었다. 눈치라는 게 조금이라도 있다면 채널을 돌리지 않을 텐데 눈치가 없는 사람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다. 아프리카에서 온, 국적 이름은 도무지 처음 들어보는 나라에서 온 아프리카인이 채널을 돌리는 걸 두고 오피서와 싸웠다. 그는 코가 없었는데 어쩌다가 코가 없어지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A의 지식으로는 아프리카에는 반군이 정부군 역할을 대신 하는 곳이 있고 부족끼리 싸움도 빈번하기 때문에 코 정도는 없다고 해도 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만 한국에서 코가 없는 사람을 볼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아프리카인에게 조금 쫀 것도 사실이었다.


아프리카인은 TV채널이 너무 재미없다는 이유로 리모콘을 가져다 채널을 마음대로 바꿨다. 그런데 모국어 방송만 봐야 하는 TV에 중국어 방송을 틀자 모국인들이 항의하기 시작했고 아프리카인은 모국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지만 싸울 태세를 취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는 아무리 봐도 트러블 메이커였다. 국적에 따라서 사람들을 분류하고 싶지는 않지만 유럽에서 온 사람은 그나마 말이 통하고 정상적이지만 동남아로 갈수록 사람들이 이상해졌고 아프리카처럼 들어본 적도 없는 나라가 있는 곳은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수용소 거실에서 유이한 흑인이었다. 다른 흑인은 빠삐코라고 그곳에서 오래 지낸 홀랜드인이었다.


빠삐코는 와나와나라는 이상한 추임새를 가지고 있었는데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다 이상하므로 딱히 더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는 오랫동안 재판을 받고 있는 모양이었다. 툭하면 외국인 테이블에 앉은 젊은 사람, 예를 들어 베트남 계 혼혈인 모하메드 살룬을 두고 설교를 하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수가 틀리면 같은 테이블이 앉지 못하겠다고 불평을 해댔다. 빠삐코는 A에게도 자리가 너무 좁다며 다른 테이블로 가라고 말하는 바람에 외국인 테이블에 앉지 못하고 모국인과 중국인이 앉는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A는 오피서에게 같은 테이블의 블랙가이가 자기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니 자리를 옮겨달라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사람을 블랙가이라고 불러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참으로 PC한 간수였다. 그럼 뭐라고 부르냐고 했더니 그에게는 빠삐코라는 이름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빠삐코는 어느 나라 기준으로 봐도 사람에게 붙이는 이름이 아니었고 본명이 아닐 게 분명온라인 카지노 게임. 모국인들은 자기네 이름 말고는 다 발음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어떤 나라 사람이 발음해도 통하는 빠삐코를 자기 이름으로 삼은 게 분명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리고 그는 네덜란드 사람으로 네덜란드는 유럽이 아닌가. 빠삐코는 유럽계 이름으로 보이지 않았다.


A는 빠삐코가 남은 음식을 창밖에 버리고 그 음식을 먹으러 달려드는 비둘기를 쫓아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빠삐코는 수용소에서 아무렇게나 담배를 피는 사람들 중 하나였는데 담배 꽁초를 함부로 창밖에 버려서 불이 난 적도 있었다. 도대체 창밖에다 왜 쓰레기를 버리는지, 담배 꽁초는 왜 제대로 끄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오피서가 와서 물을 부어 불을 꺼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칫 잘못하면 수용소에 있는 죄수들이 다 불타죽을 일이었다.


A는 빨리 수용소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빠삐코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아프리카인도 영 아니었다. 마호메드 살룬은 놀리는 재미가 있었지만 그도 말을 제대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않아서 싫었다. 정상적인 사람은 오피서 뿐인데 오피서는 영어를 잘 못하니 A는 아무말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않고 TV를 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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