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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캣 May 12. 2025

동전 비누 공유 연맹 26

모국인들은 클락켄플랍이 뭐하는 건지 잘 몰랐다. 내 발음도 알아듣지 못했고 스웨이드 얘기를 해도 잘 몰랐다. 사실 한국 카지노 게임 추천들도 스웨이드를 아는 카지노 게임 추천은 만나기 어렵다. 스웨이드는 양가죽을 벗겨서 만든 고급 의류 재료로가 아니라 영국의 밴드 이름이다. 클락켄플랍이라는 발음을 알아듣는 카지노 게임 추천도 드물었다. 이빨에게 클락켄플랍 얘기를 했더니 그건 모국어가 아니라는 말이 돌아왔을 뿐이다. 영어도 아닌데 그럼 중국어인가?


유일하게 디마가 내 말을 알아들었고 그건 그가 젊기 때문일 것이다. 디마는 클락켄플랍이 하버프론트에서 열리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의사들도 클락켄플랍이 뮤직 페스티벌이라고 말하자 이매진 드래곤이 등장했냐고 물었다. 이매진 드래곤은 투 페이머스해서 클락켄플랍 같은 페스에는 서지 않고 토같은 일본 매스락 밴드가 선다고 알려줬다. 역시 toe 얘기도 알아듣지 못했다.


이건 영어를 할 줄 아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에 대한 지식이 있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의사와 대화를 하면서 내가 왜 모국에 왔는지에 대해서부터 말하는 게 어려웠다. 스웨이드를 보려고 클락켄플랍에 왔다고 하면 왓?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처음 만난 상담의사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나중에 만났더니 TV 시리즈에 나오는 소리 하지 말라는 이상한 답변을 얻었을 뿐이었다. 프랙티컬한 얘기를 하라는 것이다.


내 문제는 형이상학적인 것인데 어떻게 형이하학적인 얘기로 설명을 하라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뇌의 호르몬 문제였고 시냅스 배선의 문제였다. 상담의는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는 물론이고 영어 실력도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병원에서 만난 카지노 게임 추천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카지노 게임 추천은 안경을 쓴 중년의 모국인이었다. 그는 영어를 아주 잘했고 나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키기는 했으나 화장실 청소는 누구든지 처음 들어오면 해야 하는 일이라서 크게 불이익을 준 것도 아니었다. 그는 나를 배려해서 아주 쉬운 일만 하도록 했고 그런 일든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다소 지저분하긴 했지만.


나는 안경을 쓴 중년의 모국인에게 한국에서는 80에서 90년대 홍콩 영화를 좋아한다. 중경삼림이나 비정성시 같은 걸 좋아한다고 말해봤지만 그는 전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왜 홍콩 영화가 80~90년대에 한국에서 유행했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내가 그에게 배운 것은 더우싼이라는 모국어였는데 아침마다 인사 대신 더우싼이라고 하는 걸 보고 배웠다. 그랬는데 나중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니 오피서에게는 더우싼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가.


오피서에게는 장군조싼이라고 말하라고 했다. 그 뜻은 이미 말했지만 굿모닝 오피서라는 뜻이다. 굿에프터눈 오피서는 장군멍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커맨더가 올 때마다 장군조싼이라고 말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오피서가 커맨더에게 베리베리굿이라고 하는 것도 황당한 모국어 잉글리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 남자들은 소설에서 여자들을 도매금으로 팔아넘기고 여자들은 같은 여자들과의 뒷담화에서 사귀었던 남자들을 모조리 애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작금의 현실에서 여자가 쓴 소설을 읽지 않고 현대 문학에 대해서 논하기 어렵다보니 남자들은 자신들을 바보 취급하는 소설을 읽고 감동받아야 하는 이중적인 상황에 처해지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이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었다.


두번째 병원에 찾아갔을 때 안경을 쓴 중년의 모국인은 다른 곳으로 가버렸고 나는 그와 함께 지냈던 짧은 나날들이 그리워졌다. 그는 충분히 교육받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지만 분노 조절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어떤 차지를 갖고 있는지 나는 묻지 않았다. 정신병원에서 소지를 한다는 것은 그가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들보다 덜 미쳤다는 걸 뜻할 뿐이다. 정신병원에 있다 보면 모든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미쳤거나 미쳐가는 중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나는 적합한 약을 받지 못했고 그 사실을 오피서들에게 말해봤지만 그들은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듣지 않거나 영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모국이 영국으로부터 오랜 기간 지배를 받았지만 감옥에 올 정도로 교육 수준이 낮은 카지노 게임 추천들에게는 영어란 그냥 한국에서 느끼는 영어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그들 역시 영어 교육의 슬픈 희생자들인 것이다.


때문에 나는 해외여행을 하기 전에 충분히 그 나라의 말을 배우고 방문할 것을 권하고 싶다. 혹시라도 모종의 사건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된다면 영어만으로는 자신을 변호하기에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때때로 우리는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들의 말을 아주 깊게 배워야 할 필요가 생기고 어떤 나라에 동반인 없이 혼자 방문하게 된다면 유튜브 라이브라도 켜놓는 게 좋은 수다.

A는 이에 대해서 어차피 감옥에 가면 감옥 영어만 쓰기 때문에 사전에 영어를 배워봤자 소용이 없다고 내게 말했다. 그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A는 모국에서 모국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밥을 먹었고 운동을 했고 TV를 봤다. 말이란 사실 아나 모르나 크게 상관없는 존재였다. 우리의 미친 친구 메튜는 항상 영어만 썼지만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밥 먹을 때 챙겨주고 씻을 때 챙겨주고 약먹을 때 보살펴줘서 감옥-병원에서 3년 넘게 살아있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보살펴주지 않았다면 아무리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감옥에서는 범죄자들끼리 서로 돕고 보살펴줬다. A는 사회에 나와보니 그런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없다고 내게 호소했다. 그럼 다시 감옥에 가면 되지 않을까. A는 나를 때릴 것처럼 노려봤다.


인간이 수용소에서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이 살아남길 바라는 것은 그 카지노 게임 추천이 착해서도 선량해서도 아니었다. 단지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보살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된다. 내 옆에서 숨을 쉬고 있는 바로 그 카지노 게임 추천이 살아있다면 어쩐지 A도 인생을 살아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인 마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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