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는 글을 쓰시오
딸이 왔다.
30대인 딸은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며 가끔 집에 온다.
“카지노 게임, 아빠, 그동안 잘 있었어? 건강하시죠?”
채소, 과일, 고기 등 양손 가득 음식 재료를 사 들고 왔다. 집에 들어선 딸이 나와 남편을 번갈아 안아주었다. 그리고 나를 위아래로 살펴보며 말한다.
“카지노 게임는 얼굴 좋네요. 피부도 좋고. 아빠는 살이 좀 빠진 것 같은데......”
남편은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한다. 살이 빠진 건 맞다. 저녁 식사 때 일부러 탄수화물 섭취를 자제하며 남편은 살을 좀 뺐다. 나랑 같이 2kg씩 빼기로 약속하고 식단을 조절했는데 남편은 성공했고 나는 실패했다. 나는 간식을 좋아해서 살 빼기는 힘들 것 같다.
딸은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집에 다니러 올 때마다 마트에 들렀다 온다. 1박 2일이나 2박 3일 우리 집에 머무르는 동안 식사 준비나 설거지 등을 혼자 다 하는 기특한 딸이다.
이번에도 저녁 식사로 버섯 샤부샤부를 해주겠다며 카지노 게임는 푹 쉬라고 한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솔직히 요리는 나보다 낫다.
“카지노 게임는 뭐 하고 있었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나를 보며 묻는다.
“음. 곰 프로젝트 중이야. 글 쓰는 친구들끼리 모여 100일 동안 날마다 몇 줄이라도 쓰기로 했거든. 곰이 될지 호랑이가 될지는 모르지만 꾸준히 써 보려고.”
“어이쿠, 잘 되었네. 그동안 아빠만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도록 고생했잖아. 이제 카지노 게임가 글을 써서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되면 좋겠네. 카지노 게임도 신경 쓰고 스트레스받으며 글을 쓰다 보면 머리카락도 하얘지겠지? 나이에 맞게?"
집안 내력으로 총각 때부터 새치가 많던 남편은 60살이 넘어가면서 완전 백발이 되었다. 나도 집안 내력으로 60이 넘어가자 이제야 흰 머리카락이 몇 개씩 나오기 시작하는 중이다.
딸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부엌으로 들어가 낮에 먹고 싱크대에 넣어 두었던 설거지부터 하기 시작한다.
“나는 저녁을 할 테니 카지노 게임는 글을 쓰시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다.
어머니의 또각또각 떡 써는 소리 대신 딸내미의 설거지하는 소리가 딸그랑 딸그랑 부엌에서 들려온다.
잠시 뒤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운 알록달록 화려한 식탁이 차려졌다.
누구 딸인지 참 야무지다. 딸은 어렸을 때부터 음식 간을 잘 봤다. 나는 음식을 하면 항상 딸에게 간을 봐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딸은 중학교까지만 우리랑 같이 지냈다. 집을 떠나 멀리가고 싶다며 고등학교는 기숙사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왔다, 그런데 언제 음식을 배웠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고생한 딸에게 고마워 큰소리로 서재에 있는 남편을 부른다.
“자기야, 정아가 저녁을 엄청 맛있게 만들었어. 빨리 와.”
딸이 슬쩍 나를 쳐다본다.
“자기야, 빨리 안 오면 우리 둘이 다 먹어버린다.”
결국 딸이 한 마디 한다.
“엄마, ‘여보, 빨리 오셔서 식사하세요.’라고 해야지. 내일모레 할머니 될 사람이 ‘자기야’가 뭐예요? 아무리 봐도 카지노 게임 사모님은 못 되겠네요. 타고난 세컨드 기질은 어쩔 수가 없다니까.”
딸이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 데에는 몇 번의 사연이 있었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의 일이다.
나는 다른 지역에서 1년을 살다 왔고, 남편 혼자 집에 산 적이 있었다. 어느 날, 남편, 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중이었다. 그때 6층 아주머니가 타더니 남편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딸과 나도 엉거주춤 인사를 했다. 남편이 우리를 그 아주머니께 소개했다.
“제 딸과 집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가 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와 딸을 위아래로 훑어보기만 할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딸이 나를 째려보며 말한다.
“엄마, 제발 방긋방긋 웃지 말고 그냥 카지노 게임게 고개만 까닥하면 안 돼? 나까지 이상한 사람 되잖아.”
어찌 된 일인지 큰딸은 나를 하나도 닮지 않았다. 얼굴은 물론 길쭉길쭉한 손가락 발가락까지도 아빠랑 똑같다. 어떤 소설에서는 발가락이라도 닮았다고 하던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딸아이는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인 중학생 때부터 심심하면 말하곤 했다.
“카지노 게임, 나는 카지노 게임를 하나도 안 닮았잖아. 아마 병원에서 바뀌었나 봐. 분명히 나는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났을 거야. 그런데 카지노 게임가 나를 이 집으로 잘못 데려온 거지..”
죽을힘을 다해 배 아파 낳은 딸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럴 땐 나도 ‘혹시’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정말 병원에서 바뀐 건 아닐까?’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60대 카지노 게임가 90대 시어머니도, 80대 시어머니도 아닌 30대 초반의 미혼 딸에게 들어야 할 말인가? 본처 기질? 세컨드 기질? 은 또 뭐란 말인가?
떠나기 전, 딸은 이것저것 많은 것을 당부한다.
“카지노 게임 아빠가 아직까지 먹는 약이 없는 건 다행한 일이야. 그런데 60살이 넘으면 근력이 약해지잖아. 앉아서 책 보고, 글만 쓰지 말고 운동을 해야 해. 시간이 안 되면 나가서 걷기라도 하라고.”
시집도 안 간 딸의 잔소리가 끝없이 이어진다. 걱정해 주는 게 고맙기는 하다.
올 때처럼 나를 꼭 안아주며 톡 쏘는 한 마디를 남기고 딸이 갔다.
“카지노 게임, 우리 아빠한테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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