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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승광 Apr 05. 2025

광장의 카지노 게임을 책 속에 담다

<사색하는 카지노 게임가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작년 여름까지 브런치에 ‘사색하는 카지노 게임’라는 제목으로 브런치북을 발간했습니다. 브런치북이 제한하는 30개의 글이 모자라 1부와 2부로 나누어 글을 썼습니다. 그 글들에 담긴 생각과 질문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습니다. 책 제목은 <카지노 게임 서로를 책임지겠다는 마음입니다.


브런치북을 꾸준히 연재할 수 있었던 건, 글이 더 풍성해져 단행본으로 탈바꿈될 수 있었던 건 다 독자 여러분 덕입니다.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 조용히 읽고 가신 분들 덕분에 멈추지 않고 계속 쓸 수 있었습니다. 책이 나온 후 많은 글을 정리했지만, 독자분들의 발자취가 남은 글들은 지우지 못했습니다. 그 흔적들이 저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출간을 앞두었던 2024년 12월, 우리는 ‘계엄’이라는 단어를 현실에서 마주했습니다. 새해를 며칠 앞둔 시점에 갑작스레 선포된 계엄, 그리고 이어진 대통령 탄핵 정국은 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광장으로, 국회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집 안에서 TV와 휴대폰을 붙잡은 채 밤을 지새운 사람들도 많았지요. 말 그대로 ‘나라 걱정에 잠 못 드는 밤’이었습니다. 광장에는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빼앗긴 카지노 게임를 되찾기 위해 응원봉을 흔들었습니다.


책 출간 작업을 잠시 멈추고, 지금 이 현실을 책 안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면에 달하는 프롤로그는 이러한 사정에 연유합니다. 비상계엄 상황에서 정치인과 관료들은 그랬는지, 우리는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았는지, 시민집회는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카지노 게임


본문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카지노 게임 다시 묻기’에서는 카지노 게임의 기본 개념과 그 안에 숨겨진 모순들을 조명합니다. 자본과 권력에 의해 기울어진 카지노 게임, 자유와 평등이라는 말이 실제로 어떤 구조 안에서 작동하는지를 짚습니다.
2부 ‘카지노 게임와 가족의 민낯’은 카지노 게임가 작동해야 할 삶의 구체적인 장면, 특히 가족 제도 안의 억압과 불평등을 성찰합니다.

3부 ‘카지노 게임 움직이기’는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카지노 게임를 실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연대와 협력, 갈등과 조정의 힘에 주목합니다.


이 책은 거창한 이론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작고 구체적인 질문들로부터 시작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책임지는 마음이 카지노 게임의 출발점이라는 믿음으로, 묵직하지만 따뜻하게 이야기를 풀어갔습니다.


운 좋게도 이 책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직후 출간된 첫 카지노 게임 책이 되었습니다. 우연처럼 찾아온 그 타이밍은 이 책이 던지는 질문들을 더욱 시의적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계엄과 탄핵을 통해 카지노 게임를 돌아보고, 다시 생각할 때라는 문제의식이 책 전반에 흐르고 있습니다.


책 소식을 이렇게 조심스럽게 남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혹시 더 궁금하신 분은 서점에서 책 제목 <카지노 게임 서로를 책임지겠다는 마음을 검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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