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을 열고 쭈뼛하게 사장님께 인사를 했다. 친정 엄마 같은 인자한 모습이고,내가 원하는 바를 다 해결해 주실 것만같다.
"여기 더클래스 사는데, 팔고 이사를 좀 가고 싶어서요. 24평 필로티 3층인데 시세가 어떻게 될까요?"
용기를 내는 게 어렵지막상 입을 떼고 나니,내가 바라는 걸 꼭 얻어내고 싶어 진다.
"최근에 중층이 10억 5천에 실거래가 됐어요. 3층이니까 10억 정도에 내놓으면 금방 나갈 거 같은데요?"
난 오늘부로 백만장자가 됐다.
부동산 사장님을 대하는 데에도 자신감이 붙는다.
내 집을 팔아주는 것에 더해,내가 이사를 가고 싶은 집도 구해줄 수 있는지 여쭤본다. 남의 동네 매물까지 알 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요즘 시장 추세나 조언 등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물은 것이다.
이름만 '에듀'가 붙은 우리 동네 말고, 교육 여건이 진짜 좋은 옆동네 카지노 쿠폰 30평대로 가고 싶다는 내 희망사항을 전했다.
소위 더 좋은 카지노 쿠폰를 의미하는 '상급지'로, 그것도 평수를 넓혀 카지노 쿠폰 거니 신축은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15년에서 20년 정도 된구축 아파트 정도는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내가 가진 물건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이거 팔고 대출 조금만 더 내서 20년 넘은 나홀로 아파트 정도는 갈 수 있겠네요. 카지노 쿠폰에 친한 부동산 사장님 있는데, 괜찮은 매물 있는지 좀 물어봐야겠네."
겨우 나홀로 아파트?
귀하디 귀하다는 서울의 신축 아파트의 가치가 저 동네 구축 나홀로 아파트에 비견된다는 게, 그것도 대출을 더 내야 가능하다는사실이 충격적이다.
"거긴 시세가 어때요? 대출 최대로 하면 괜찮은 데로 갈 수 있을까요?"
"우리 동네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카지노 쿠폰도 신축이나 학군 좋은 곳은 12~3억 이상은 할 거고 투자 가치 있는 재건축 물건들은 15억 정도는 훌쩍 넘을 건데."
사장님은 잘 알지 못하는 동네라고 하면서도 이제 막 백만장자가 된 나도 감당하기 어려운 숫자를 읊어댔다.
"네? 15억이요?"
깜짝 놀라 사장님의 말을 끊는다.
"요즘 부동산이 워낙 난리잖아요. 원래 카지노 쿠폰이 부촌이기도 하고 워낙 학군이 좋으니까. 그리고 아무리 신축이라도 이 동네도 10억이 넘는데, 카지노 쿠폰은 더하지."
머릿속이 하얘진다. '이 동네도'라는 말이 마음에 거슬리지만 내가 받은 다른 충격에 묻혔다.
내가 그동안 아주 큰 착각을 해 온 모양이다. 우리 집 집값이 올라가는 동안 다른 집은 멈춰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사장님은 복잡한 내 속도 모른 채 15억짜리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안내한다.
"15억까지는 대출되니까 이거 파는 돈이랑 대출 풀로 받으면 얼추 되겠네."
부동산 사장님이 대출 이야기를 하니 내 집에 대출이 끼어있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그동안 10억이라는 숫자만 보고 달리는 말을 타고 있다가 그 말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2억 원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었다.
이 집을 10억에 팔아도 빚 2억과 부대비용을 빼면 가용 자금은 확 줄어들고, 대출이 된다고 해도 우리 집은 2억 원 이상의 빚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지금도 원금과 이자로 한 달에 백만 원 정도가 나간다. 남편이 힘들게 번 돈에 백만 원을 빼고 나면 지금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조금 있으면 큰 아이가 학교에도 들어가기에 본격적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가 된다.
내가 아무 데도 갈 수 없다는 걸 깨닫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부자가 됐다고 생각했지만 남들은 더 부자가 됐고, 내가 가졌다고 생각한 이 '부'는 부유할 부(富)가 아닌 아닐 부(不) 였다.
내가 가진 것은 팔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냥 모래성일 뿐이었다.
나는 통찰력이 있고 투자 감각이 뛰어난 연봉 1억짜리 특별한 '가정주부'가 아니라, 아주 우연히 운 좋게 집 하나 장만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부동산을 나오자 답답함이 느껴진다. 내가 꿈꾸던 카지노 쿠폰 가는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