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한가운데로. 강원도 당일치기
해마다 가을이면 늘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바다와 산이 아름다운 강릉과 그 주변 도시들이 바로 내 마음이 향하는 곳이다. 특히 날 좋은 날, 따뜻한 가을볕을 맞으며 해변 모래 언덕에 앉아 있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바다가 들려주는 지난 계절의 다소 쓸쓸한 노래를 찾아 듣는다. 그렇게 바다의 노래를 듣다 보면 물빛은 더욱 파랗게 되고 모래의 빛깔은 더욱 싱그러워진다. 그리고 따스한 가을볕이 서서히 피를 데워준다. 그런 행복한 기억의 순간들이 매년 가을이면 나를 소환한다. 아무래도 가을 바다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다.
작년에 강릉 당일치기를 한 이후로 자신이 붙어서였을까. 이번에도 당일로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다녀오는 길엔 고즈넉한 산사의 가을까지 만나기로 하고서. 큰 그림은 경포 해변과 월정사다. 일단 부지런히 달려가면 8시. 초당 순두부 오픈 시간이다. 언제나 그랬듯 따뜻한 순두부로 아침을 먹고 경포 해변 모래 위에 앉아 오전의 그 은근한 가을볕을 모으며 바다를 눈에 담아야지. 다음엔 인절미 소보루와 김밥을 사서 월정사로 넘어가면 가을 단풍이 드리운 산사를 만나겠지. 이런 일정을 계획하고 새벽 다섯 시쯤 집을 나섰다.
새벽을 달리는 기분. 미지의 세계로 항해를 떠나는 것만 같다. 차가운 새벽 공기는 순간 긴장을 안기고, 망망대해에 떠있는 섬 같은 차창밖의 풍경들에 마음이 설렌다. 그리고 밤새 어두운 도로를 밝혔을 가로등이 일제히 꺼지기 시작하면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그 하늘빛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 새벽에 길을 나선 건 참 잘한 일이었다. 일찍 나선 덕에 도로 정체 하나 없이 카지노 게임 추천에 이르렀다.
이 가을날, 얼마나 만나고 싶던 바다인가. 인적 드문 해변엔 아침 햇살에 모래들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바다의 다채로운 파란빛들은 끊임없이 밀려와 파도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바다는 언제 보아도 좋다. 해변 뒤에 있는 편의점에서 원두커피를 사다 준 옆지기 덕에 바다를 마주 보고 커피를 마셨다. 강릉은 편의점 커피도 맛있다. 바다와 함께 마시는 커피라 그런가. 원두의 회전율이 높아서 그런가. 좋은 원두를 쓰는 걸까? 강릉의 편의점 커피가 왜 맛있을까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지난해여름저바위틈에서작은게를꽤나잡았던아들은이번에도게를잡을수있을까기대했지만파도가세서바위에들어가지는못했다. 그래도아이는작은생명들을찾았다. 멀리서밀려온바닷물이바위와바위사이에머물렀다나갔다. 많은생명을품고있는카지노 게임 추천. 물뿐만아니라해변의모래사장에도아이를기다리는생명들이있었다.
갈매기 한 무리들이 해변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제히 모래사장에서 날개를 접고 서서 먼카지노 게임 추천를 보던 갈매기들. 꼬마는 갈매기를 보더니 새우깡을 사달라고 조른다. 저도 먹고 갈매기들에게도 주고. 새우깡 한 봉지는 금방 끝이 났는데 신기한 것은 이곳의 갈매기들은 과자를 줄 때마다 모래사장에 나란히 서서 받아먹고는 아이의 손끝만 보고 대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서해의갈매기들은새우깡을하나씩던져줄때마다‘나이스캐치’를외칠정도로공중에서새우깡을받아먹는모습이꽤적극적이었는데이곳의갈매기들은나란히나란히서서먹는모습이사뭇달랐다. 먹고나서는아무런일도없었던것처럼한가로이일광욕을계속즐겼다. 그리고우리도함께햇살을누렸다. 아무런대가없이마냥쏟아지는그햇살은그저앉아있기만하면되는것이었다. 그렇게시간을보내다보니어느새열한시가넘었다. 인절미빵을사러베이커리에갔더니오픈시간이12시. 기다렸다빵을살까하다가바로김밥을사서바로평창으로넘어갔다. 당일치기여행에서는적절한시간분배가중요하니까.
월정사에는 이미 깊은 가을이 내려와 있었다. 우리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강릉에서 사 온 김밥을 나눠 먹었다. 계란말이 김밥이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여섯 줄만 산 것이 무척 아쉬웠다. 붉게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차에서 나눠 먹는 음식은 뭔들 안 맛있었을까 싶다.
나뭇잎이그라데이션으로물들어. 정말예쁘다!
적당히김밥을나눠먹고월정사입구로걸어들어가는데곳곳에색이곱게변한나뭇잎을보고아이들이감탄한다. 그러고보니전부그라데이션으로물들어있다. 붉고, 더붉고, 덜붉은, 더욱덜붉은것들이모여함께가을을나고있었다.
신라 선덕 여왕 때 지어졌다는 천년고찰 월정사. 산사를 감싸 안은 산들은 수채화를 그린 것처럼 것처럼 은은하게 가을빛을 받고 있었다. 아이들과 팔각구층석탑의 층수를 세보며 적광전에 올라가니 적광전의 단청이 문득 눈에 들어온다. 카지노 게임 추천 가을과 여러 빛깔로 아름답고 단정하게 그린 단청이 무척 잘 어울렸다. 이 산사는 천년이 넘는 가을을 만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테지.
산사 입구에는 유기농 빵과 차를 파는 카페가 있었다. 따뜻한 쌍화차가 생각나 들어갔다. 마침 야외 테라스가 비어있으니 마시고 가면 딱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 쌍화차에 비치는 가을의 나무와 잎 그림자. 몇 점 떠 있는 조각 대추들이 꼭 단풍 같다. 달콤하고 따뜻한 대추차. 카지노 게임 추천 대추차는 왜 맛있는 걸까. 맑은 공기 덕분일까? 대추를 달일 때 특별한 약수를 쓰는 걸까? 이런저런 이유를 생각해보며 대추차 한잔에 담긴 가을을 읽어보았다.
이제슬슬집으로돌아가야할때가다가오고. 일주문까지이어지는1km 남짓의전나무숲길을천천히걸어내려가며주차장까지돌아서 가기로 했다. 우리는천천히키큰전나무숲을걸었다. 우리나라3대전나무숲중하나라는월정사전나무숲길은천년의숲이라그런지너그럽고신비로운기운이느껴졌다.(참이곳은드라마도깨비촬영지이기도하더군요) 곧게뻗은전나무옆으로오대산의맑은물들이흐르고, 물과함께우리도따라서걸어내려갔다.
어둑어둑 해가 지고, 새벽에 여명을 맞은 것처럼 저녁에 노을을 만나며 돌아가는 길. 가을이면 꼭 가고 싶었던 곳, 가을이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날이 그렇게 지고 있었다. 이 감사한 가을 덕분에 아마 내년에도 그렇게 소환되지 않을까. 카지노 게임 추천의 커피에서 산사의 쌍화차로 이어지는 그 여정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