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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니카 Apr 28. 2025

그리운 봄날 카지노 게임편지 10

2025.4.28 이재무 <부드러운 복수

아침햇살이 참 온화하네요. 얇은 황금빛 면사포를 쓴 듯한 건너편 빌라의 얼굴... 어디선가 본 듯해서 생각하니, 작년에 딸아이 덕분에 프랑스 노트르담성당 광장에 있을 때 석양빛에 물들어 한순간에 성당 정면건물이 황금빛으로 보여서 신기했던 그때였네요. 그러고 보니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언제 또다시 갈까 싶은 바쁜 일상 속에서 추억으로나마 그 시간 그 공간이 그리워집니다.


어제까지 중고등부 중간고사 대비로 매일 일만 하는 기계처럼 느껴졌어요. 막상 학생들을 만날 때는 오로지, 한 문제라도 더 풀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알려주지만, 뒤돌아서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학생들을 만날라치면, 오장육부가 몇 번은 꿈틀거리지요. 그래서인지 주말 동안 이곳저곳 몸이 알리는 신호가 몇 번 있었는데,, 어젯밤에는 드디어 부항기를 대령할 정도로 쉬고 싶었답니다. 그래도 이렇게 눈이 떠지고 아침햇살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몸이 아플 때 가장 좋은 치료약을 떠올려보니, 가장 먼저, 좋은 사람들의 웃음과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게다가 그들이 들려주는 시 한 구절이라도 있으면 금상첨화지요. 맘 속으로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일인자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아가지만, ‘균형‘이라는 것은 감각적으로 쉬이 오는 것이 아니기에 부단한 연습과 노력의 강을 건너가야 합니다. 마치 채석강의 바위들이 채석되어 오래된 고전책 한 장 한 장으로 바뀌었듯이 자연의 균형이 밑바탕을 이루어주어야 가능합니다. 그러니, 너무 육체적으로만 욕심 낼일이 아니라, 쉼터를 곳곳이 장치할 지혜를 먼저 쌓으면서 살아가겠다 싶네요... 생각만이라도요^^

사월의 마지막 주간이 오월 첫날로 이어지는 우리는 두 달의 신비를 한꺼번에 느끼는 축복을 받는 셈. 어제 학부모님들께 오월을 맞이하는 카지노 게임 시 한 장 보내면서 가정의 달을 더욱더 행복한 가정으로 만들어 나가 보시자고 말씀드렸답니다. 저도 오늘은 사월과 이별하기 전 봄꽃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그날들에게 촉촉한 인사라도 할 겸, 풍경에게 고개 숙여 깊숙이 바라보려 합니다. 이재무시인의 <부드러운 복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부드러운 복수-이재무


시는 삶에 대한 부드러운 복수라는데

혹, 나의 시는 내 가난한 삶에 대하여

너무 지독한 복수를 꿈꾸어 온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나는 내 생을 지나치게 분식해 왔는지 카지노 게임

어쩌면 나는 내 삶을 지나치게 연민해 왔는지 카지노 게임

어쩌면 나는 떠난 사랑에 지나치게 집착해 왔는지 카지노 게임

어쩌면 나는 한 시대 불같이 뜨거운 이념에

높고 푸른 이상에 창백한 미래에, 어쩌다

바람에 불려 가로수 가지에 매달리게 된 검은 봉지처럼

위태위태 휘둘러 왔는지 카지노 게임

생의 바닥에 낡은 그물 고집스럽게 던져 오면서

우연히 행운의 대어가 걸려들기를 바라왔는지 카지노 게임

시는 삶에 대한 부드러운 복수라네

나는 목청높여 과장되게 고함치고 울어 왔는지 카지노 게임

언젠가 나는 죽을 것이고 내가 낳은

부실한 시편들 중 몇몇은 남아 죽은 나를

비웃을지도 카지노 게임 생각하면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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