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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날 Mar 22. 2025

카지노 게임 버튼?

시간을 거스르는 장치가 있다면 벤자민의 버튼을 눌러보시겠습니까?

미술심리치료가 궁금해서 맛보기를 했을 때 만다라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습니다.


동그라미의 아래 한 지점에서 시작해서 빙글 돌아 다시 그 지점으로 돌아오는 것을 표현한 것이 만다라인데, 사람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기로 태어나서 몸도 마음도 정신도 성장하고 다시 노쇠하여 아기처럼 된 후에 죽는 과정을 말카지노 게임 것이라고 기억합니다. 무척이나 단순한 논리여서 기억에 남았지만 벌써 20년 정도가 지났으니 정확하지는 않겠네요. 하지만, 강사님이 말씀하셨던 비유도 함께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기일 때 걸음마가 칭찬을 받듯이 노인이 되어서도 혼자 걸으면 칭찬을 받고, 아이들도 사탕을 좋아하듯이 어르신들도 단것을 좋아하신다고 하셨지요.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간단하게 비교가 되는가 의아했습니다.


굳이 만다라에 대해서는 모르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애와 노인은 비슷하다고 많이 말해왔습니다. 노인은 애처럼 고집을 부리고 유치해진다. 자신의 것을 뺏길까열심히 챙긴다. 노래와 춤을 즐기고 먹을 것에 집착한다. 정말 그럴까요? 많은 이야기 속에 살아있는 현자처럼 등장카지노 게임 삶의 지혜를 깨달은 어르신은 백만 명에 한 명인 분일까요?


그렇다면 반대로 늙은 몸으로 태어나 어린 몸으로 죽는 삶을 살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스콧 피츠제럴드 작가가 이러한 상상을 바탕으로 쓴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eon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이라는 소설을 읽어봤습니다.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난 아기 벤자민은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생명력 가득한 아기의 모습은뽀얀 피부와처음 사용되는 성대에서 나오는 여물지 못한 울음소리인데 아기 벤자민은 힘없이 늘어진 주름과 다 쉬어버린 목소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아기 벤자민은 지팡이가 필요했고 노인의 복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젊어져서 중후한 매력을 가진 중년의 외모가되었고 사교계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신적으로 중년이 되었을 때는 건장한 청년의 모습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그는 사춘기 소년이 되었고, 어린이가 되었고, 유아가 되어 기억을 거의 모두 잃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사는 벤자민이 어려지며 기억을 잃은 것은 치매에 걸린 사람이 기억을 잃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파편적으로 구멍이 뚫린 것처럼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학습된 것이 되돌려지는 과정이었으니까요. 벤자민은 결국 말을 잃고, 아기가 되어 분유를 먹다가, 아마도 세포가 되어 세상에서 사라졌을 겁니다.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몸이 점점 작아져서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가 되어 소멸하는 죽음이라니.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보다 이런 모습의 죽음이 더 기이하게 느껴집니다. 기이한 게 아니라 기괴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실은 우리가 상상하는 노년의 모습으로 늙는다고 합니다. 물론 그에 따른 행동을 하는 경우예요. 나는 계속 건강하게 살다가 잠들듯이 떠나겠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운동하고 삶을 잘 관리하면 정말 그렇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90대에도 무려 7시간을 이상을 뛰어마라톤을 완주하는 분이 있고, 70대에도 얼마든지새로운 직업을 시작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만다라처럼 삶이 완성된다고 믿으면 노쇠의 과정이 당연할 수 있습니다. 노쇠를 완전히 피하는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노년의 모습이 지팡이가 필수이고 집 안이 활동반경의 전부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시간은 거스를 수도 늦출 수도 없지만 각자의 리듬대로 잘 올라탈 수는 있는 것 같습니다. 늦기 전에 서핑부터 배워봐야겠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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