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세대의 배부른 투정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가족은 여름 방학이면 최대한 길게 일정을 잡고 남쪽 어딘가를 찍고 동해로 해서 서울로 올라왔다. 부모님이 동해의 파란 바다를 좋아하셨던 것 같다. 강원도의 산길을 굽이굽이 넘어서 돌아오면서 바다구경도 하고 콩나물 해장국도 먹고 그랬다. 떠날 때는 신나서 떠나고 돌아올 때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을 외치며 돌아오는 것이 여행이 아니던가.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자동차 뒷좌석에서 기절하듯 자곤 했다. 자다가 실눈을 떠 아직 길 위인 걸 확인하고 다시 자고 하다가 어느 순간 "집에 다 왔다"는 소리가 들리면 항상 보이던 풍경이 있었다.
언덕길을 내려와 굴다리를 지나서 좌회전을 하면아파트 담장이 보인다. 길 따라가다 보면입구가 나오고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왼쪽에 우리 집이 있었다. 가끔은 뒷길로 해서 왼쪽에 아파트 단지를 한참 지나면 아파트 입구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 길의 풍경이 주던 아늑한 낌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인적 드문 어두운 아파트 단지 뒷길 일 테지만,나에게는 나를 환영해 주는 가로수가 우거진 멋진 길이었다. 날씨가 좋을 때 많이 다녔으니 단풍잎처럼 생긴 얼굴만 한 초록색 이파리가 잔뜩 달린 커다란 나무들이 있는 길로 기억하지만, 갈색으로 물들어 낙엽도 지는 나무였으니 겨울에는 나뭇가지만 있었을 거다. 플라타너스? 같은 이름의 나무였다.
이제 이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 자리에 없다. 그 아파트들은 모두 없어졌다.
언젠가 버스를 타고이 동네를 지나 근처에 있던 숙소로 귀가하던 길에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깬 적이 있었는데, 너무 오래 잠들어서 모르는 동네에 온 걸로 착각했을 정도로 다른 카지노 가입 쿠폰이 되어버렸다. 최근에 아파트가 많이 생긴 외갓집 근처에서도 같은 일을 겪었다. 졸다가 깼는데 매번 보던 풍경이 아니어서 알아보지 못했다. 아직 변하지 않은 길로 들어선 후에야 어디쯤인지 알 수 있었다. 한국은 건물을 정말 빨리 올린다. 이번에 보니 토론토도 지고 싶지 않은 건지,집 근처에도 콘도가 마구 생기고 있어서 놀랍다. 운전하다가 문득 여기가 어딘가... 하고 놀라기도 한다. 길도 많이 복잡해져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운전해야 한다.
살던 동네가 복잡해지고 새로운 것들이 생기면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새로 생긴 햄버거집,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초콜릿 가게, 깔끔하게 새 단장한 레스토랑 등이 먹거리와 놀거리를 만들어 주니 얘깃거리도 생기고 맛집리스트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익숙한 편안함과 바꾸는 즐거움이다. 가끔 영화에서 보면 변하지 않는 시골 고향으로마음의 평화를 찾아 떠나는 인물들이 나오는데, 이는 어떤 문화에서나 등장한다. 부정적으로,긍정적으로 혹은 사건의 시작으로 다뤄지는 경우도 있다. 고향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부럽다. 우리 또래에는 나처럼 현대사회에 고향을 빼앗긴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변하지 않는 모습이 주는 편안함'이 고향을 뜻한다면, 나에게 고향 같은 곳은 이케아, 스타벅스, 코스트코 정도 일 것 같다. 대형마트들도 대부분 비슷한 모습이라서 어느 나라에 놀러 가던 대형마트에 가면 약간의 편안함을 느낀다. 어르신들이나이가 들수록 자연을 찾는 이유는 이런 익숙한 편안함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