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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나무 Feb 08. 2025

에어비앤비에서 생긴 황당한 사건(1)

4. 암스테르담



1924년 <새벽에 발표된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출간된 지 100년이 되었카지노 게임.

제목과는 매우 상반된 슬픈 스토리를 담고 있지요.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으로 살아가는 김첨지가 주인공이다. 열흘 넘게 돈구경도 하지 못한 김첨지는 어느 날 몸이 아프다고 말하며 나가지 말라는 아내를 거칠게 뿌리치고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김첨지는 평소와는 달리 많은 손님을 받아 큰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일을 하는 내내 불안감에 시달린다. 돈을 벌었지만 집에 들어가기가 불편한 그는 선술집에서 친구 치삼을 만나 그를 붙잡고 같이 술을 마신다.

평소 설렁탕 국물을 먹고 싶어 했던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사 들고 집에 들어서는데 아내의 기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방안에 들어가 보니 아내는 이미 죽어 있었다. 김첨지는 아내가 죽은 것을 확인하자 유명한 대사인 '이 계집애야, 왜 설렁탕을 사 왔는데 먹질 못하냐'라면서 절규한다. (출처 : 위키백과)




운수 좋은 날이 있다면 운이 나쁜 날도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여행에 있어서만큼은 천사가 따라다닌다는 말을 할 정도로 늘 매사에 운이 좋았카지노 게임.

거의 20여 년 동안 그래왔으니까요.

하지만 2024년 11월 30일과 31일은 안 좋은 일이 연거푸 일어났카지노 게임.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루마니아 에피소드를 시작하기도 전에 여행의 마지막 도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하는 이유는 글로나마 먼저 풀어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아서예요.

잘못한 것 하나 없이 억울한 일을 당했답니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분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되시리라 믿카지노 게임.



브라쇼브는 루마니아 여행의 마지막 도시였카지노 게임.

예정대로라면 브라쇼브를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여 부쿠레슈티 공항에서 자동차를 반납하고 13:55분 비행기로 암스테르담에 15:55분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요.

암스테르담으로 가기 2주일 전, KLM항공으로부터 비행기가 취소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카지노 게임.

부쿠레슈티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직항은 새벽 6시에 떠나는 스케줄밖에 없었기에 파리를 경유하는 수밖없었카지노 게임.

계획은 완전히 틀어져 암스테르담 도착 시간이 19:35분으로 늦어지고 비행기 탑승 시간은 배로 늘었지요.

불편하지만 대안이 없으므로 그렇게 티켓을 변경했카지노 게임.


새벽 6시에 브라쇼브를 출발한 우리는 예정대로 3시간 30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카지노 게임.

무사히 렌터카를 반납하고 백드롭을 위해 부쿠레슈티 공항의 KLM카운터 앞으로 갔지만 시간이 넘도록도무지 열릴 기미가 없었카지노 게임.

전광판에는 여전히 On Time이라는 알림이 무색하게 비행기는 1시간 30분 딜레이 되었카지노 게임.

그렇게 가까스로 파리에 도착하여 혹시나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칠까 봐 노심초사 부지런히 탑승구를 찾아갔카지노 게임.

그런데 웬 걸, 그곳도 마찬가지였카지노 게임.

처음에는 20분 딜레이 된다더니 40분, 1시간 점점 늘어나 1시간 20분 만에 겨우 출발하였카지노 게임.

그나마 파리는 딜레이 되는 시간을 수시로 알려주더군요.


그렇게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시각이 20:45,

루마니아를 떠난 지 무려 13시간 만이었고 원래 예정보다 5시간이 더 걸린 셈입니다.

우리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여 화분 밑에 놓여있는 열쇠를 찾아 문을 따고 들어갔카지노 게임.

얼른 씻고 누룽지라도 끓여 먹어야겠다 했지요.


북유럽은 물가가 무척 비싸고 암스테르담 역시 다르지 않카지노 게임.

방 2개짜리 숙소는 1박에 40만 원이 훌쩍 넘카지노 게임.

게다가 그곳은 도시 정책상 에어비앤비에서 조리용 화구를 설치할 수 없는 규정이 있어서 가스레인지나 인덕션이 거의 없었지요.

호텔은 저렴하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암스테르담에서 조금 떨어진 하를렘에 숙소를 예약했카지노 게임.

그곳은 우리가 원하는 방 2개에 욕실 하나, 조리할 수 있는 인덕션이 갖춰진 주방이 있었카지노 게임.

엔틱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지요.

게다가 평점은 5.0의 만점을 받은 곳입니다.

인근 도시 델프트와 덴 하그도 가깝고 하를렘 역도 걸어갈 정도라 여러모로 맘에 드는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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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쉴 수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으로 출입문을 여니 퀴퀴한 곰팡이 냄새와 습한 공기가 훅 느껴졌카지노 게임.

스마트폰 불빛에 의지해 더듬적거리며 곳곳의 스탠드와 작은 벽등들을 모두 찾아 불을 켰지만 실내는 꽤 어두웠지요.

맨 처음 공간은 거실, 두 번째 공간은 큰 테이블과 싱글 침대가 놓여있는 침실, 그다음 공간은 작은 뜰로 이어지는 문이 있는 주방이 있었카지노 게임.

침실과 주방 사이에는 키가 큰 사람은 문도 닫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화장실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는 아주 좁고 가파른 나선형 계단이 있어요.

조심조심 손으로 계단 참을 짚어가며 2층으로 올라가니 싱글 침대가 하나 놓여있고 옆으로 샤워기 하나만 있는 좁은 욕실이 있어요.


결론은 2층 침실을 사용하는 사람이 화장실을 가려면 1층으로 내려와야 하고 1층 침실을 사용하는 사람이 씻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형국이었지요.

거기다 설상가상 벼룩시장에서 볼법한 아주 낡은 베드 스프레드는 퀴퀴하고 축축하기까지 했카지노 게임.

한마디로 그곳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나 할까요?

1층 침대 옆에는 중정 쪽으로 나 있는 창문이 있었는데 블라인드식 커튼은 고장이 나서 반쯤 부분에서 내려오지 않았카지노 게임.

작은 뜰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파란 눈을 번득이며 앉아있던 터라 무섭기까지 합니다.

1층 침대를 이용하기로 한 LJ는 유난히 겁이 많카지노 게임.

아쉬운 대로 옷핀을 꺼내 샤워용 타월을 커튼에 연결해서 겨우 고양이의 시선을 차단했카지노 게임.

침대 매트리스도 무슨 쿠션을 펼쳐놓은 듯 꿀렁꿀렁하고 뽀송해야 할 침구는 물 먹은 솜 같았지요.

뜨거운 샤워를 하고 싶지만 4족 보행으로 가파른 계단을 통해 욕실로 올라갈 기력도 없고 욕실 상태 역시 들어가고 싶지 않은 컨디션이라 그대로 패스, 짐을 풀지도 않고 주방 싱크대에서 양치와 고양이 세수를 하고 침대에 누웠카지노 게임.

하지만 잠을 이룰 수가 없었카지노 게임.

어서 빨리 이 공간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요.

여기저기 숙소를 검색하다 잠이 들었카지노 게임.


나는 여행에서 숙소를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합니다.

공유 숙박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는 단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24시간 편히 쉴 수 있고 언제든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는 장점이 있지요.

넓은 거실, 때로는 정원이 있는 마당이나 발코니가 있는 넉넉한 공간이 호텔의 스위트룸보다 훨씬 낫카지노 게임.

지금까지 약 100곳이 넘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지만 숙소에 대한 만족감은 매우 높았었지요.

오래도록 이용하다 보니 숙소를 찾는 노하우가 생겼기도 하고요.

그러므로 불편함 가득한 하를렘의 숙소는 도저히 용납이 안되었카지노 게임.

환불 규정을 살펴보니 이미 체크인을 했고 1박을 하고 나면 이틀이 지나는 것이므로 나머지 2박의 50%를 환불받을 수 있었어요.

쉽게 말해서 1박만 하고 체크아웃하지만 3박을 환불받는 게 아니라 1박만큼의 비용만 환불받는 거죠.

2박의 비용을 손해 보게 되지만 불편을 감수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카지노 게임.


날이 밝자마자 1층으로 내려갔더니 LJ도 이미 깨있더군요.

숙소를 옮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나와 같았카지노 게임.

저녁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축축한 침대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난 터라 몸이 으슬으슬했카지노 게임.

LJ가 가져다준 따뜻한 둥굴레차를마시니 한결낫더군요.

빠르게 검색을 시작한 결과 암스테르담 중심가에 적절한 집을 찾았카지노 게임.

다행히 인덕션도 있는 1층의 주택이었어요.

다만 침실이 하나뿐이지만 거실이 있는 소파 베드를 이용하면 될 것 같았지요.


아직 8시도 안 된 이른 아침이지만 그곳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냈카지노 게임.

한시라도 그곳을 떠나서 따뜻하게 씻고 식사도 할 생각에 얼리 체크인이 가능한지 물었지요.

다행히도 언제든 가능하다는 답장을 바로 받았카지노 게임.

몇 시에 올 거냐고 묻기에 10시 전에 가겠다고 했지요.

그렇게 남은 3박을 새로 예약하고 하를렘의 숙소는 취소 요청을 했카지노 게임.



짐을 풀지도 않았고 욕실을 사용하지도 않았으니 체크 아웃하기까지 크게 할 일이 없었어요.

커튼에 매달았던 타월을 원위치시키고 침구를 정리한 후 그 집을 나왔카지노 게임.

그리고 택시를 불렀지요.

평소에 우버(Uber)를 주로 이용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볼트(Bolt)를 많이 이용했어요.

LJ는 우버를 검색하고, 나는 볼트를 검색해서 가격이 더 저렴한 택시를 호출하는 방법을 썼카지노 게임.

그날은 볼트가 좀 더 저렴하여 내가 택시를 호출했지요.

그랬더니 볼트 어플에서 '당신은 오늘 럭키하게도 신형 벤츠가 배정되었카지노 게임.'라는 멘트와 함께 블랙 세단이 배정되었카지노 게임.


그리고 머지않아 그야말로 반짝거리는 블랙 벤츠가 우리 앞에 멈췄지요.


'좋아 좋아'


흐린 들녘을 가로지으며 달려가는 자동차 안에서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카지노 게임.

들판에 검은 말도, 얼룩소도 양 떼들도 보였카지노 게임.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목적지까지 도착할 시간이 약 5분가량 남았는데 자동차는 여전히 너른 들판 사이를 달리고 있는 거예요.

우리 숙소는 암스테르담 한 복판으로 중심가인데 아무리 보아도 그곳은 외곽의 시골길이었카지노 게임.


'뭔가 이상하네, 이 번지가 맞지?'

하며 LJ에게 물으니

'번지는 맞는데 같은 번지로 암스테르담이 아닌 다른 지명이 하나 있었어, 혹시 그것 클릭한 게 아닐까?

'맞아, 나도 그 지명을 봤거든'


왜 나쁜 예감은 비켜가지 않는 걸까요?

내가 볼트 앱에서 클릭한 주소는 암스테르담이 아닌 알크마르(Alkmarr)였어요.

물론 번짓수는 같았지만요.

신기하게도 하를렘에서 그 두 지역까지의 거리가 비슷했기 때문에 아무 의심 없이 터치한 것이었카지노 게임.

급히 드라이버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달라고 요청했카지노 게임.

알크마르까지 요금은 이미 볼트에서 결제가 되었으니 그곳에서 암스테르담까지 가는 금액은 다시 현금으로 계산을 했지요.

그래도 우리가 언제 암스테르담에서 이렇게 벤츠를 대절해서 한 시간 넘게 드라이브해 보겠냐며 긍정 마인드로 깔깔거리고 웃었카지노 게임.

그렇게 아침부터 약 70km의 얘기치않게 기분좋은 드라이브를 했어요.

한치 앞을 모르는 삶, 그래서 더 어려운 게 아닐까 합니다.





원래 가야 할 루트, 하를렘에서 암스테르담
잘못 간 하를렘에서 알크마르
하를렘-알크마르-암스테르담



모녀가 모두 클래식 음악을 한다는 베라의 집은 아늑하고 따뜻하며 무엇보다 밝고 깨끗했카지노 게임.

현관 앞 벤치에 환영한다는 듯 예쁜 단풍잎 하나가 떨어져 있었아요.

유럽에서는 좀처럼 드물게 바닥난방까지 되어 뽀송뽀송한 느낌이 아주 좋아 숙박비를 이중으로 지불하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카지노 게임.


내친김에 오후 5시쯤 레이트 체크 아웃이 가능한지 물어보았지요.

체크 아웃하는 날 인천행 비행기 출발 시간이 저녁 9시였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흔쾌히 그러라고 했카지노 게임.

원래는 하를렘 숙소의 호스트에게 주려고 했던 선물인 자수 손거울과 비상용 선물로 갖고 다니던 누비 손지갑까지 주었카지노 게임.









반고흐 미술관을 예약한 날이었지만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창 밖만 바라봐도 좋았카지노 게임.

그곳은 예전에 가보았고 고흐 그림은 파리며 다른 여러 미술관에서 많이 봐왔던 터라 큰 아쉬움은 없었지요.

LJ가 씻으러 간 사이 스마트폰의 알림음이 울렸어요.

에어비앤비 본사에서 보낸 메시지가 와있더군요.

그리고 그곳엔 청천벽력 같은 내용이 쓰여 있었카지노 게임.(Tim은 하를렘 에어비앤비의 호스트)


'Tim님이 보상금 지급을 요청했카지노 게임.'

2713.62달러


체크인해서 체크아웃까지 12시간 남짓 머물렀을 뿐인 Tim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화나고, 어처구니도 없고, 기가 막히고, 그 순간부터 멘털 붕괴, 악몽 같은 시간이 이어졌카지노 게임.

대체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졌지요.

맘에 드는 숙소로 옮겨서이제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 했더니 더 큰 불행의 서막이 오른 겁니다.


내용이 길어아래의2편으로 이어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카지노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