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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은 Apr 25. 2025

#. 살아내기 위해 '카지노 쿠폰'하다

내가 살기 카지노 쿠폰 선택한 '지은이'.

<월간 오글오글은 글쓰기 모임 오글오글 작가들이 매월 같은 주제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4월호 주제는 '몰입'입니다.



글쓰기에 빠져드는 순간은 처음으로 자신이 1순위가 되는 순간이었다. 미친 듯이 빠져들었고, 미친 듯이 읽었고, 미친 듯이 책을 베꼈고, 미친 듯이 썼다. 지금의 나는 글쓰기를 1순위에 두고 몰입하며 살아가지만, 예전에 나는 아이가 전부인 삶에 몰입하며 살았다.




큰 아이가 34개월, 발달센터를 다니기 시작하고 작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게 됐다. 발달센터 비용을 벌기 위해, 먹고살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몰입했다. 그때는 정말 몸도 마음도 답이 없었던 시기였다. 여기저기 종양이 자리 잡고 꽈리를 틀던 시기였고, 주말을 제외하고 큰 아이의 발달센터를 삼시세끼 밥 먹듯이 매일 다녔다. 발달센터 다니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생활이라 야간 아르바이트도 다녔다. 발달센터를 빼먹을 수는 없으니 일은 무조건 야간으로만 다녔다. 몸이 아프고 안 아프고 보다 시간이 맞는 일용직 야간 아르바이트를 다니면서 큰 아이 발달센터가 1순위인 삶을 살았다.


생활비는 틈틈이 조립 부업으로 번 돈 10~ 15만 원으로 보태고,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평일 식당 아르바이트를 했다. 식당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6시.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원시키는 시간까지 한 시간 반가량의 쪽잠을 잤다. 아이들을 보내놓고 집에 오면 이미 잠은 다 달아난 상태라 다시 잠드는데 한 시간을 잡아먹었다. 세네 시간 잠을 자고 일어나면 큰 아이 발달센터 수업을 들여보내놓고 센터 대기실 의자에서 또 쪽잠을 잤다. 그리고 남편이 오는 시간까지 부업도 하고, 아이들을 돌보다가 식당 아르바이트를 나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았다.


주말에는 부업거리를 들고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갔다.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부업거리를 하면서 편의점 일을 했다. 햄스터 쳇바퀴 돌리듯 평일, 주말 아르바이트를 돌았다. 주말 오전에 틈틈이 시간이 비는 날에는 물류센터를 나갔다. 하루 종일 물건을 찾아 바코드를 찍고 날랐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물건 찾아 돌아다니다 보면 2만 보는 거뜬히 찍었다. 일이 끝나고 퇴근 버스에 오르면 무릎 관절이 따끈따끈하게 데워져 있었다. 재수 없는 날은 강아지 사료나 음료수처럼 무거운 물건만 계속 들고 나르는 날도 적지 않았다. 쌀 4~5kg 들고 나르는 건 준수한 편에 속했다. 익숙해지니 강아지 사료 10kg짜리 열댓 개정도는 수월하게 인상 한 번 쓰지 않고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시기에는 아이들 책이 내 책인 것처럼 카지노 쿠폰하고 살았다. 매일 두세 시간씩 붙들고 한글과 수를 반복시키고, 담임 선생님께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얼굴에 철판을 깔고 부탁을 드렸다. 수백 번을 반복시켜도 지나고 보면 중간은 날아가고 없는 제자리걸음이었다.


큰 아이가 3학년이 되고 나서 학습으로 인해 한 번 무너졌다. 그 뒤부터는 속절없이 무너져 갔다. 큰 아이가 달팽이 기어 다니듯 할 때 다른 아이들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니 해가 바뀔 때마다 이미 수백, 수천 바퀴 떨어진 뒤였다. 그래도 나중에 아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글과 수세기, 덧뺄셈은 할 줄 알아야 하니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반복에 카지노 쿠폰하는 삶은 지금도 살고 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전거도 타고 집 주변은 다니며 스스로 놀 수 있게 되었다. 나의 글쓰기는 몸과 마음의 번아웃이 출발점이었다. '딱 한 번만'이 지금까지 온 거다. 힘들다고 때려치우는 순간 아무것도 남지 않는 낭떠러지 끝에서 찾은 것이 꿈꾸는 민들레 '글쓰기'였다.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배워도 모를 것 같은 글쓰기지만 이제야 나의 1순위가 되었다.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글쓰기에 '전부'라는 단어까지 쓸 만큼 몰입하고 있냐고 물으면 난 맞다고 대답할 거다.


글쓰기는 마지막에 마지막으로 붙잡은 삶의 꽃이었다. 글이라고 쓴 흔적은 인별그램 제일 밑바닥에 문신처럼 자리 잡고 있다. 몸과 마음 제일 밑바닥에 유서 같은 글 10개 남짓 쓴 글이 전부였다. 그때는 돌아올 보금자리가 없었기에 또 1년을 아이들이 1순위인 삶을 살았다. 그리고 2024년 몸도 마음도 우물의 맨 밑바닥에서 보금자리를 찾았다. 나는 내가 살기 위해 글쓰기를 선택했고, 지금부터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몰입하는 삶이길 소망한다. 필사적이었던 30대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고생했어. 그리고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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