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된 주제에 대한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단톡방이 있다. 2021년 광고 동아리에서 만난 동기들이 왕창 모인 곳. 그들과 카피라이팅 강의를 수강했었고 과제는 필사와 작문이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는 다짐 겸 채찍질로 인원을 모았고 무려 13명과의 글 동행이 시작되었다. 매주 월요일마다 필사를 올리고, 목요일마다 7줄 이상의 작문을 올리기. 대략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호기롭게 과제를 수행했던 당시의 초심을 잊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꾸역꾸역 생존 신고하듯 자정 넘어가기 1분 전 글을 올리고 쌓여있는 글에 ‘좋아요’ 표식을 남기고 있다. 뜬금없지만, 내게서 씀이란 행위가 사라지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글 동행들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작문을 공유했던 첫 순간의 감정은 잊을 수 없다. 묘한 긴장감, 그 당시는 카피라이터였어서 살짝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친구들 앞에서 일기장을 낭독해야만 했던 어린 시절처럼 제출 날이 다가올수록 떨림은 감출 수 없었다. 물론 잘 쓴다고 상을 받지도 돈을 버는 것도 아니지만, 순수한 마음에 잘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마음속 한 움큼 있었다. 그러다 보니 월요일마다 올렸던 필사에 진심으로 응하게 되더라. 끄적거림이 아닌 받아들임의 자세로 밑줄을 긋고 필사적으로 노트에 옮긴 덕에 최애 문체를 찾을 수 있었다. 한 작가의 책을 읽기 위해 여러 도서관을 탐방하기도 했었다. 아이돌과 연예인의 팬이 되어 본 적도 없는데, 고작 속표지를 통해 안면을 트게 된 작가에게 덕질 비슷한 감정이 생기다니. 첫 페이지를 열 땐 설렜었고, 만져보지 못한 그분의 책이 또 어디 있을까 기대했었던, 내게도 그런 날이 있었다. 그렇게 작가란 직업을 동경하던 때가 있기도 했다.
작가를 동경했던 건 아무래도 주위 환경도 한몫을 한 듯하다. 서점에 가면 수만 권의 책이 있고, 수천 명의 작가가 있지만, 내 주변에는 오직 한 명뿐이었다. 첫 번째 회사의 제작 상무님. 카피라이터로 꽤나 활약을 하신 분이다. 입사 전, 그분의 카지노 게임 추천를 우연치 않게 읽게 되었고, 솔직히 입사 후에도 그 작가님이 우리 회사 상무님인 줄 몰랐다. 어쩌다 알게 된 후 내적 친밀감이 샘솟았고, 나도 언젠간 작가가 될 수 있겠구나란 근자감이 들었다. 자리가 바로 앞이라 책을 쓰시는 과정을 지켜볼 기회가 많았다. 어느새 신작이 나왔고 회사에서 벌어진 에피소드가 여럿 있었다. 산증인인 난, 깊은 공감을 하기도 했고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어쩌면 카지노 게임 추천는 카지노 게임 추천과 한 끗 차이구나 싶었기 때문인데, 파편화된 사실들이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는 현상이 즐비했다. 그렇다고 맥락이 다른 건 아니다.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카지노 게임 추천란 것에 오해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따라 꼭 순차적으로 에피소드를 풀어 낼 필요는 없지 않으니까.
정답이 있는 글쓰기는 없다고 믿는다. 온전히 솔직하게 글을 써야한다는 초심자의 아포리즘. 어제의 감정을 오늘 100%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있을까. 지금 생각나는 그 감정을 적는다는 것, 그 자체가 솔직한 표현이다. 명백한 사실은 아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거짓이 없는 카지노 게임 추천. 그렇게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어깨너머 봐서 그런지 나 또한 자판을 두들기는 손가락의 부담감이 상당히 줄게 되었다. 메시지가 돋보였으면 싶은 마음에 가끔 주변 감정을 꾸미고 있다. 문장과 단어 곳곳에 미장센을 심어두고 있다. 그러지 말자, 애먼데 힘쓰지 말자 싶으면서도 아직은 그런 나 자신을 놓을 수 없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만 더 욕심을 내보자. 과거의 나를 반면교사 삼을 수도 있으니, 후회 말고 수정하고 저질러 보자. 창피한 건 내일의 나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