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말의 셔터를 누르는 이유"
아이의 말을 기록한다고 인생이 달라질까?
답은 달라졌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엄마와 딸로 관계를 맺고이 세상에부대끼며 살아가는 동안가장 잘한 일은 뭐니 뭐니 해도 아이의 말을 적기 시작했던 일이다. 보통 아이를 키우면 신생아 시절부터 스마트폰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과거 나의 어린 시절에는 필름사진 하나 겨우 남기기가 쉽지 않았고 있어도 빛이 바래 사라지기 십상이었다. 지금은 두고 두고 볼 수 있고 양도 무한대로 가능하며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다. 아이들이 제법 성장하고 학교로 학원으로 나가기 시작하면 일상의 사진은 좀처럼 남기는 것이 쉽지 않고 누를 시간이 없다. 그 무렵아이들의성장에서 가장 놀라운 변화는 말이다. 말을 못 하던 아이가 온전한 문장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제대로 된 말을 나누고 기억했던 순간이 잘 떠오르질 않는다. 가족들이 삼삼오오 저녁에 녹초가 되어 식탁 앞에 앉으면 마치 취조라도 하듯 형식적인 대화들이 오고 간다. 그 밥에 그 나물처럼 왜 같은 말만 반복하게 되는 것인지.. 그 말은 다시 잔소리로 둔갑한 채 서로의 입과 귀를 막게 되버렸다.
그러는 동안 말의 셔터는 누를 수도 없고 누르지도 못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아이들의 말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있을 때나어떤 억지나 강요가 없을 때 진짜 속내가 불쑥불쑥 나오곤 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카메라 버튼을 눌렀던 마음과 똑같이 순간의 말을 찍기 시작했다. 다시는 주워 담기 어려운 무수히도 아름다운 말들이 들렸고 그때부터 어른이의 말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6살 무렵 첫째 아이의 질문이 그 시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잠들려고 누워있는데 아이는 말했다. "우린 하늘나라에서도 친구야?"라는 질문을 했다. 뜻밖의 말을 들으며 일상적인 말이라고 하기엔 순간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죽음이라는 것을 나눌 만큼의 우리가 되었던 것이다. 예사로 넘길 수도 있는 말이고 그 만할 때 누구나 하는 말일 수 있지만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뱃속에서의탯줄은 떨어졌지만 더오래 연결될 정서적 탯줄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을 놓치고 있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아이의 말은 마치 배구네트에 서 있는 기분으로 날아오면 잘 받아내기로 했다.귀를 더 기울이게 되었고 잠시 멈추는 시간이 되었다.그렇게 적기 시작한 기록은 루틴이자 일상이 되어갔다.
기자는 특종을 잡기 위해 특종감을 찾는다. 인터뷰를 요청하고 온전히 날을 잡고 혼신을 다해 정보를 한 줄이라도 더 잡으려고 한다.날짜를 잡지 않아도 되는 아이의 말이 나에겐최고의 특종감이 된 것이다.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말을잡고자 나는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기자가 되어갔다.
사실 부모가 많은 말을 많이 해주는 것보다잘 들어주는 것이 온전한 대화의 시작이다. 호기심을 가지고 아이의 말을 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충분히 멈추게 해주는 언어들이 있고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말들이 있다.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보다 아이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한번 더 언급해 주면 된다. 자연스럽게대화가이어지는 것을 수없이도 경험했다. 마치 좋아하는 책의 내용을 필사하듯이 하루에 한 줄이라도 남기면된다.
아이의 말로 마음을 적은 것뿐이었다.한참 아이들이 어릴 때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서 뭐라도 적었던 메모지들중 하나였다.지금은 사라졌으나 다음 포털의 부모 i라는 매거진 편에 여러 차례 실리기도 했다. 폭풍공감일기라는 코너였고 그때는 내가 애를 키우는 건지 애가 나를 키우는 것인지 구분이 안될 만큼 힘들었다.하지만 그때의 글을 보니 그 힘듬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지금 봐도 정말 마음의 독백이 따로 없었다. 비밀 일기장 같은 느낌이랄까? 하나하나글을 읽고 있노라니 내가 이런 글을 썼었어? 라며 그때의 감정과 온기가 살아있는 것을 느꼈다.
엄마가 행복한 걸 적어!
그래야 오래 쓰지!
그래야 잘 써지지!
캠핑 갔을 때도 나 때문에 동생 때문에 행복했던 거 그런 걸 적어봐!
지금은 아이가 말을 하면 간단히 적어 놓거나 자기 전에 메모정도를 하고 있다. 다시금 아이의 말을 통해 마음 연결 글쓰기를 해보고 싶어졌다.
이런 순서대로 말이다.
1. 먼저 하루 중 기억이 났던 아이의 말을 손글씨로 적어본다.
아이의 말을 적는다. 그 느낀 점을 정리해 나간다. 생각나는 대로 이어가면 좋다, 오늘의 감정을 놓지 않고 떠올리면서미니멀한나의 한 줄을 남겨도좋다. 육아/마음 에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겠다.
2. 그대로읽어본다. 아이에게도 한번 읽어준다.
자연스럽게 말을 걸듯이 해도 좋다. 왜 그렇게 생각해?라는 재질문도해보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 엄마가 말을 쓰고 있다고 보여주고 말도 해준었다. 엄마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시간이라고 인정해주고 있었다.
3. 아이의 말에 물음표만 붙여 질문으로 바꿔본다.
우리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
행복이라고 정의한 오늘 어땠을까?
= 아이의 말을 통해 질문으로 바꿔본다.
4. 위의 질문에 답을 해보고 자기 전에 나눠본다.
3월 한 달 초등학교 입학도 하고 하루하루 학교생활을 즐거워하니 행복하고,
엄마가 너희들과 함께 하면서 비대면 강의까지 마친 것이 행복하고,
계속되는 마음의 미션을 놓지 않고 오늘도 쓰고 있어서 행복하다.
엄마가 글을 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의 미묘한 기분과 표정을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아이다.
그때마다 아이는 묻는다,
엄마, 오늘도 글쓰기 했어?
내가 한 말 중에 기억나는 말은 뭐였어?
어린아이와 내면의 어른아이가
재회하는 순간이다.
오늘부터 아이의 의 말을 놓치지 않기 위한 카지노 쿠폰기자가 되기로 했다.
기록하면 좋은 점
아이의 말 한마디를 통해 어른이 된 지금 나의 내면에서 살고 있는 어린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