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가 아니라 투자다
카지노 쿠폰을 하는 주인이 “손님이 하는 거 봐서 준다”는 경우를 많이 본다. 큰일이다. 손님이 왕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손님 하는거 봐서 주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손님의 수보다 카지노 쿠폰의 수가 더 많다. 외졌다고 나 혼자만 카지노 쿠폰이 아니다. 내 카지노 쿠폰까지 오는 길에 걸리는 무수한 카지노 쿠폰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징검다리를 기어이 건너서 들어와 준 게 손님이다. 그만큼 고맙고 감사한 존재다. 그러니 먼저 카지노 쿠폰이 줄 수 있는 건 다 내줘야 한다. 대짜 시키면 서비스 줄게. 5인분까지 시키면 그때 내가 음료수 쏜다니까,여서는 안된다.
아침에 카지노 쿠폰에 출근했더니 출입문이 깨졌다. 유리창이어도 상관없다. 하여간 간 밤에 누가 돌을 던졌나본데 CCTV 사각지대라 범인을 못잡는다. 장사해야지 잡으러 다닐 시간도 사실 없다. 유리창 한 장이라면 몇만원이지만, 출입문 유리라면 기십만원이 나갈 판이다. 내가 한 짓이 아니라고 놔둘 수 없다. 손님이 겁을 먹고 안 들어올지도 모르고, 오늘 밤 도둑님이 논스톱으로 들어왔다 가실지도 모르니 말이다. 간밤에 남이 한 일이지만, 내 카지노 쿠폰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내 돈으로 내가 고쳐야 한다. 그저 운 나쁜 하루라 쳐야 한다.
카지노 쿠폰이 손님을 위해서 뭔가를 주고 싶은데 괜히 아까울 때가 있다. 그래서 머뭇하게 되고, 그게 나중엔 ‘저 손님이 세 번째 오면 그때부터 잘 해줄게’ ‘ 저 테이블에서 만원만 더 시키면 그때 하지 뭐’라고 타협하게 된다. 하지만 그땐 이미 늦는다. 손님도 안다. 많이 시켜서 주는 서비스라는 걸, 자주 와서 단골 대접 당연하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나도 카지노 쿠폰을 해봐서 안다. 손님이 손도 대지 않은 게 분명한 김을 버리는데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지 안다. 그리고 대부분 용기가 없어 재활용을 했었다. 손도 대지 않은 김,이라는 이유가 그걸 용서하게 해줬다.
간밤에 깨진 유리창은 주인인 내가 고쳐야 한다. 내 돈을 들여서. 그런데 오늘 출근하니까 그럴 일이 생기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생각을 바꿔, 그렇게 쓰여질 돈이 굳었다고 생각하자는 거다. 그렇게 오늘 써야 할 10만원이 굳었으니, 그 돈으로 오늘 온 손님들에게 조기 한 마리라도 더 구워주자는 소리다. 달라지 않아도 반찬 듬뿍 주고, 말하지 않아도 계란 후라이 하나씩 내주잔 말이다. 그래도 손해가 없다. 오늘 교체해야 할 유리창 값이 들지 않았으니, 그렇게 손님의 입에 써도 손해도, 아깝지도 않다. 주인은 손해가 없는 짓이지만, 손님에게는 남다른 대접이다. 다른 집에선 구경도 못하던 서비스에 선물이다. 같은 값이면 이 카지노 쿠폰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 기왕에 찾아낼 단골집이라면, 이 집을 결정하지 못할 거 없다.
외양간에 소는 언제나 있을 거 같지만, 문을 열어두면 도망간다. 가끔 집으로 돌아오는 세상에 이런 일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소는 집 나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그 소를 본 누가 자기집 외양간에 가뒀을테니 말이다. 그렇게 내 카지노 쿠폰의 단골도 내가 방심하면 떠난다. 단골이라고 죽어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단골일 뿐, 단골이었을 뿐이다. 내가 맘에 들어서 했던 단골이다. 그래서 내가 맘에 들지 않는 짓을 하면 떠나는게 당연하다.
재수할 당시에 한양대 앞 호프집을 자주 갔다. 뭔 돈으로 그랬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하여간 자주 갔고 주인이 가끔은 가게를 믿고 맡길 정도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주인이 우리를 괄시?했다. 넓은 자리를 내달라는 일은 마땅했고, 오래 머물면 그만 일어서라고도 했다. 어쩌다 안주보다 술로 달리면 핀잔도 서슴치 않았다. 그래서 그 집은 그 후로 다시는 가지 않았다. 널린게 술집인데 그 집만 가야 할 이유가 없었으니 말이다.
카지노 쿠폰주인들을 보면 가끔 웃긴다. 컨설팅을 받고 손님이 늘어 어느덧 그게 일상이 되면, 그때부터 손님들 평을 하고 지적질을 한다. 감사보다는 못마땅함의 사정을 나열하는데 바쁘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을 늘어 놓는다. 물론, 나 또한 가난한 컨설턴트일 때보다 먹고 살만해진 지금의 태도가 같다고 정색하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한달에 한두명을 상대하는 일이고, 카지노 쿠폰은 하루에 100명을 넘게 상대하는 일이다. 그렇게 많은 손님을 상대하니까, 고단하고 감정이 피로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카지노 쿠폰은 손님이 없이는 먹고 살 방법이 없다. 손님이 내 카지노 쿠폰의 문을 넘어줘야만 내 밥벌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올챙이적 생각하라는 말보다는, 소 잃고 외양간 고쳐본들이라는 말을 더 자주 한다. 올챙이적 생각을 못해서 외양간을 열어두는 셈이니 그게 그거인 소리지만, 외양간은 어떻든 간에 사단이 벌어졌다는 뜻이니 더 무겁게 생각하란 말이다.
하긴 그렇다. 있을 때 잘해,는 동서고금의 명언이지만, 그게 참 어렵다. 그래서 사람은 인생에 롤러코스터를 타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안하무인이 하늘을 찌를테니 말이다. 지금도 기억나는 명장면이 있다. 남양주로 이사를 갔을 때, 성대앞 마약떡볶이를 배워와서 팔던 떡볶이가게가 있었다. 5평쯤 되는 작은 가게였는데 주인 부부 말고도 4명이 일을 했다. 그렇게 해야만 감당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떡볶이와 어묵, 순대만 팔았는데도 손님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주인부부는 인사가 없었다. 어쩜 그렇게 사람을 보고도 인사를 안 하는지 신기할 정도라고 수근거렸다. 그만한 맛있는 떡볶이가 아니라면 진작 망했을거라고 흉을 봤다.
어느 날, 그 가게 바로 뒤로 떡볶이집이 생겼다. 2칸을 텄기에 10평으로 넓어졌고 인테리어도 이뻤다. 그 집은 멋진 유니폼도 입었고 친절까지 했다. 떡볶이 맛이야 따라가진 못했지만, 그 집도 나름의 맛집이었다. 솜씨가 따로 필요 없는 어묵은 좋은 질의 어묵을 씀으로 따라잡았고, 게다가 그 집은 즉석 김밥이 제법이었다. 귀신처럼 손님이 옮겨갔다. 하루 아침에 사정이 역전되었다. 손님들은 바로 뒷집에 앉아서 대놓고 그간의 인사성을 흉보는데 거침이 없었다. 하루 이틀 그러다 말겠지는 한달이 지났고, 두달이 지났다. 결국 그 마약떡볶이집은 김밥을 새메뉴로 꺼내들었고, 가게앞을 지나는 사람들에게조차 눈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손님이 아니라 지나는 사람들에게도 웃는 얼굴을 꺼냈지만, 대체제가 있다는 걸 안 동네 사람들은 냉정하게 외면했다. 나 또한 그랬다. 그렇게 반년이 지났고, 결국 그 떡볶이집은 가게를 팔고 동네를 떠났다. 그걸 생생하게 목격한 경험 덕에 지금의 내가 여전히 겸손한 이유다. 겸손이라는 외양간을 매일 손보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