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TV 카지노 게임 추천TV 論
집에 문이 달린 흑백TV가 생긴 것이 9살, 10살쯤이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서 칼라TV가 나와버렸다. TV라는 자체가 만화가게에서 돈주고 보던 거였는데 그게 집에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칼라로 바뀌는 건 충격이었다. 어른이 되고서 생각한 뇌피셜이지만, 칼라를 만들 기술이 있었지만 흑백을 팔았던 것은 흑백을 팔 시장이 남아 있는데 굳이 칼라까지 팔 이유가 없어서다. 전두환 5공화국때 3S 정책?으로 칼라TV를 출시했다는 말도 들었지만, 내 뇌피셜을 나는 더 신뢰한다. 식당의 장사엔 그게 마땅하기 때문이다.
초보는 좋은 걸 다 긁어모아서 다 보여주려고(팔려고) 한다. 하지만, 고수들은 시간차를 둔다. 한꺼번에 필살기를 다 쓰지 않는다. 충분히 먹히는 것들을 순서대로 나열하고 차례대로 쓴다. 다 보여주면 나중에 보여줄 것이 없어서기도 하고, 순서대로 보여줘야(팔아야) 손님이 지루하지 않고 우리집을 올거라는 계산에서다. 노파심을 한스푼 더 얹자면 반드시 생기는 따라쟁이와의 격차를 두기 위함도 이유가 된다. 한꺼번에 5개를 다 보여주면 따라쟁이도 5개를 다 베끼고 따라오지만, 1개씩 보여주면 따라쟁이는 늘 나보다 한발 늦게 1개씩 따라가는 중이니 손님들 입에서도 흉꺼리가 될 수 있다. 한번에 다 보여줬기에 나는 더 나아가기 위해선 또 5개를 만들어야 하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1개 더는 쉬울까? 그렇지도 않다.
반대로 손님 입장에서 생각해도 한꺼번에는 체한다. 차근히 하나씩 매력을 보여주는게 연애에서도 먹히듯이(만날수록 샘솟는 매력처럼) 손님도 좋은 걸 하나씩 이용하는 재미가 더 낫다. 왕창보다는 깔수록 나오는 흥미가 더 끌린다.
내가 가진 재주가 많아서 한번에 다 보여주고, 우뚝 서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 식당이 여러개의 메뉴를 팔아서 눈에 띄기 보다는 30년을 오직 한가지 메뉴로 버틴 게 더 궁금한 것처럼 재주 자랑은 식당을 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재주가 많음이 경쟁력이 아니라, 그 재주를 흑백과 칼라TV처럼 순차적으로 잘 써먹어야만 무서운 칼날이 되어준다.
가끔 맛창가족을 신청해서 찾아가면, 이미 책을 보거나 다른 맛창식당을 보고서 거의 전부를 베껴서 장사를 하는 걸 본다. 그런데 그럼에도 생각만큼 장사가 되지 않아 그제서야 정식으로 회원이 되어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약간은 괘씸하지만, 유쾌하게 웃고 만다. 그리고 하나씩 덜어내고 빼준다. 너무 많은 걸 담아서 분주한 컨셉이라, 좋지만 끌리게 접근되지 못했음을 풀어준다. 분명히 같은 결이지만, 베낌이 아니라 그 집만의 상황에 맞는 흑백TV를 만들어주면 매출이 달라진다. 그리고 신기해한다.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손님이 늘어남이 신기하다고 고백을 한다. 과하면 부족함보다 못하는 소리가 바로 그거다.
삼겹살과 소고기를 같이 팔면 빈자의 손님과 부자의 손님 모두를 잡을 거 같지만, 실상은 두 부류를 잃는다. 빈자는 소고기를 먹지 못하는 불쾌감에 오지 않고, 부자는 빈자랑 섞여먹는 공간이 싫어서 오지 않는다. 그럼 먼저 삼겹살을 팔고, 나중에 카지노 게임 추천로 소고기를 팔면 좋을까? 그게 공식일까?
아니다. 삼겹살 간판이라면 끝까지 삼겹살을 팔아야 한다. 삼겹살이 흑백TV라면, 삼겹살에 소고기를 서비스로 내주는 것이 바로 칼라TV다. 10회 방문한 단골에게는 삼겹살에 소고기를 서비스로 주고, 한테이블에서 4인분 이상을 먹으면 소고기를 서비스로 주는 거다. 소고기를 파는게 아니라 무기로 쓸 뿐이다. 하지만, 남들이 모두 흑백인 삼겹살만 팔 적에 다르게 팔아서 손님을 만족시키는 칼라를 가진 셈이 된다.
회 주방장이 식당을 차릴 때 횟집보다는 삼겹살집을 차리면 좋다. 횟집을 차려서 회 기술로 승부해본들이다. 이미 나보다 수십년 경력의 실력자를 당장 내가 이길 수 없다. 하지만, 고기집을 차려서 반찬으로 회를 내준다면 그때는 고기집 주인 중에서 수월하게 탁월한 실력자가 될 수 있다. 내가 가진 기술로 칼라TV의 매력만으로 쓰면 좋다는 뜻이다. 꼭 칼라로 팔아서 생기는 이익이 전부가 아니라는 소리다. 흑백으로 대중적으로 팔면서, 흑백을 사먹는 손님들에게도 칼라의 재주를 선물하면 절대적인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말이다.
흑백이라도 제대로 팔아야 한다. 흑백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를 만들어본들이다. 흑백에 만족하지 못한 손님이 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찾아올 리 없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욕심보다 흑백부터 단단하게 만들어놓아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보여줄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기대치가 생긴다.
하여간 벤치마킹이건 자다가 느닷없이 떠올린 유레카건 다 좋다. 좋은 건 차례로 풀어야 한다. 그래야 식당주인도 지치지 않고, 손님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일신우일신이라고 한다.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 한방에 나아지면 좋으련만, 한방은 내려옴도 한방이다. 그래서 인생이나 식당이나 한방은 피해야 할 단어다. 차라리 존버라는 단어와 친구해야 한다. 존버해서 자리잡은 식당은 절대 내려갈 시간이 찾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