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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작가 Feb 26. 2025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에 대한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2년에 나온 드라마이지만 3년이 지난 지금에 서야 보았다, 전부터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미뤘지만 이 드라마를 다 본 지금의 감정은 아쉽다 뭔가 서사를 읽다 갑자기 결말에 와버린 기분? 그래도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조금 더 좋아하고 드라마보다는 책을 더 좋아한다 영화는 왠지 짧은 러닝타임 때문에 모든 게 함축되어 있고 드라마는 영화보다는 길지만 뭔가 항상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끝이라는 느낌보다 끝?이라는 물음표가 남게 된다 그리고 책이 제일 좋은 이유는 같은 책을 보더라도 나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책 안의 풍경은 다 다를 꺼기 때문이다 난 나만의 책을 보는 거다 책에서 말하는 표현 바람 여름 겨울 아저씨의 웃음소리 등 사람마다 생각나는 게 다 다를 것이고 책에 나오는 인물들도 나의 머릿속에 있는 사람들로 상상하면서 보기 때문에 작가님이 하나의 책이라는 세상을 만들어 놓으면 독자들은 그 안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들며 읽는 것 같다 그렇게 상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좋다, 아무튼 이 드라마를 3년이 지난 지금 보았지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년 전의 나였다면 아마,, 그냥 하나의 멜로드라마로 지나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의 힘듦도 이겨내고 많은 일들이 있었던 세월이었기에 멜로보다는 지금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 같았다.


염창희의 대사 중 "내가 영화를 혼자 봐서 헤어진 걸로 만들고 걔가 새벽에 다른 남자랑 톡 해서 헤어진 걸로 만들어야 돼 절대로! 내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인 게 들통나서 헤어지는 게 아니라!" 이 대사와 또 다른 염창희 대사에서는 "끌어야 되는 유모차 있고 보내야 되는 유치원 있는 그런 여자라는 건데 뭐 적어도 내가 괜찮다 생각하는 여잔 그 정도 욕심은 내도 되는 여잔 건데 근데 난 그걸 해줄 수 없는 남자란 거", 나도 만난 카지노 게임은 너무 좋고 집안도 좋은 것 같은데 난 생각보다 그러지 못했다, 나는 내가 잘 사는 집안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내가 어릴 적 해외에 살다오고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고 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날 항상 과대평가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이가 있다 보니 만나다 보면 결혼이라는 말도 나오고 하는데 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 없다는 걸 나도 잘 알기에 나의 현실을 알게 될 때 실망하는 그 사람의 눈빛을 보게 될까 봐 두려워서, 구두도 버리고 허겁지겁 호박마차를 타고 도망가는 신데렐라처럼 이 핑계 저 핑계 만들어가며 결국 날 개새끼로 만들어 관계를 끝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침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나도 구 씨와 염미정처럼 카지노 게임이 찾아온다 그들은 항상 울고 있다, 내가 음악학원을 한 게 잘못된 건지 음악학원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진 게 잘못된 건지 코로나가 터졌음에도 바보처럼 버텼던 게 잘못된 건지, 염미정이 말한 숨겨야 했던 20점짜리 시험지처럼 내가 숨겨야하는 20점짜리라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염미정 대사 중 "카지노 게임은 천둥 번개가 치면 무서워하는데 전 이상하게 차분해져요 드디어 세상이 끝나는구나 바라던 바다 갇힌 것 같은데 어디를 어떻게 뚫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다 같이 끝나길 바라는 거 같아요 불행하진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다 이대로 끝나도 상관없다 어쩔 땐 아무렇지 않게 잘 사는 카지노 게임보다 망가진 카지노 게임이 훨씬 더 정직한 카지노 게임이 아닐까 그래요" 염미정의 말이 맞다 우리는 의식보다 무의식의 영역이 훨씬 크다, 사람의 인성 성격 등 요즘 사람들이 부르는 MBTI말이다, 내 생각엔 우리는 모두 타고난 성향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며. 해선 안 되는 것 , 해도 되는 것에 맞춰 이 사람을 만날 땐 이 가면 저 사람을 만날 땐 저가면 여러 개의 본인을 만들어 놓고 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극단적인 말이지만) 우린 모두 이미 범죄자 일수도 있다 자기 가축화의 가설처럼 공격적이면 안되고 다정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을 공감해야 하고 이런 것들이 인간의 사회성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은 스스로를 가축화시켰다는 말이다 어쨌든 가면이든 자기 가축화 이든 우리들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것도 여러 사람이 되어 말이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서 염미정의 말처럼 망가진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봤을 땐 그 줄 밖으로 나와있는 사람이지만 무의식의 자신과 의식의 자신이 어느 정도 합의가 되어 완전히 본인을 어느 상자에 꾹꾹 눌러 담아 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더 정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무의식로 살아가면 범죄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대사에 공감이 되고 나도 어느 정도는 타협을 해서 나로서 살아가려고 한다 그리고 염미정도 어쩌면 이것들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거 아닐까? 그리고 염미정의 대사처럼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 앞에선 뭔 짓을 못해"우리는 사회생활이 아닌 본인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 앞에서는 원래의 본인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리고 보통은 원래는 이런 카지노 게임이 아니었는데 만나다 보니까 다른 면을 보게 되고 점점 실망하는 것 같다 이 카지노 게임이 변한 게 아니다 원래 그런 카지노 게임인데 안 그런 척 당신을 만날 땐 다른 가면을 썼을 뿐이다.

뜬금없지만 군대에 입대하면 조교들이 가르쳐준다 앞사람과 옆사람과 나는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거라고 본인과 조금 다른 사람 내 기준에 벗어난 카지노 게임 틀렸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거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자 그 카지노 게임에겐 자신도 그 사람의 기준에 벗어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러니 본인을 너무 작은 상자에 가둬두지 말고 어느 정도 타협을 보며 살아가 보도록 하자.


그리고 염미정이 한 대사 중 가장 생각에 남는 건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세 살 때 일곱 살 때 열아홉 살 때 어린 시절에 당신 옆에 가 앉아서 가만히 같이 있어주고 싶다" 라는말 내가 마시고 있는 아아가 뜨아로 변할 만큼 너무 따뜻하고 애틋한 말 같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이 카지노 게임을 얼마나 아껴주는지 보여주는 대사 같다.


아무튼 이런 대사들이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지만 더 말하다가는 길을 잃을 것 같아 여기까지만 하겠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건 따뜻함 과 부러움이었다 1살 때부터 한 동내에서만 살아 나이가 들어도 동내에 놀러 가면 있는 동내 친구들 시끌벅적한 3남매 덕분에 집안이 화목해 보였고 부러웠다 우리 집은 아들만 두 명이라 집안은 항상 조용하고 이사를 자주다 보니 고향친구? 태어난 곳이 고향인지 오래 산 곳이 고향인지 모르겠다 다들 그렇지 않을까? 그리고 요즘 쉽게 볼 수 없는 3남매 보통 하나 아니면 둘이다 없는 집안도 많고 시끌벅적한 집안을 보니 조금 부러웠다 나도 나중에 결혼을 해서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3명까지 낳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았다 어쩌면 결혼 장려 드라마일 수도 있겠다 ㅋㅋㅋ


드라마 지하철에서 나오던 글귀처럼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그리고 그러길 바란다 찰나의 순간도 행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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